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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Feb 02. 2024

타들어 가는 산속으로


이 세계를 어찌 설명해야 할까


한순간도 무지의 베일*을

가정해 보지 못했을 너에게


고개를 숙여봐


이 좁은 공간에도 사람들이

살아, 숨 쉬고 있어


어제는 산불이 크게 났고


이런저런 무책임한 

생각들을 헤아리다가


아, 나는 아직


태우기 좋은 몰골


불이 나를 땔감으로 삼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무슨 모양일까 그 세계는


타들어 가는 자는

귀가 없어서 들을 수가 없다


태어나 보니 그랬고

그들에게 선택지는 아무것도


불길에 휩싸인 공간

발을 디딜 수 없어


믿을 수 있니


그럼에도 악착같이

뛰어 들어가는 자들이 있고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체


잿더미를 움켜쥐고 울부짖다가

이내 함께 덮어쓰는

그런 세계가 정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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