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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장

술을 덜 마시려고 시를 썼는데 술을 더 마시고 앉았다

by 보통의 건축가


술은 아주 오래 묵은 시

시어 꼬부라져 못 먹을

안주가 술을 탓한다

누군 매일 술을 마시고

시를 쓴다 하고

누군 매일 시를 쓰려고

술을 마시다 죽는다 하고

죽어도 시가 남는다고

앞으로 처먹고 뒤로 뱉는

당연함이 유치할 밖에


나의 죽음을 알릴 수 없는

익명의 공동묘지에서 음복하면

행복한 죽음이 이런 것일까


이런 곳도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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