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플랫폼] 팬덤에게 NFT란
시작과 끝은 과정으로 이어진다. 문제 정의를 시작으로 솔루션을 통해 끝이 나는 과정에서 프로세스와 인사이트가 축적된다. 이 여정의 해상도를 높이고 여정 상의 현재를 진단할 수 있다면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며 단계 별 자산화가 용이할 것이다. 나의 경우 오랜 기간 콘텐츠 커머스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콘텐츠 경험 여정 상에 세일즈 파생 시점을 예측하고 시의 적절한 방법으로 커머스 성공 타율을 높이기 위한 필요가 강해졌다.
필요 충족을 위한 조사 방법으로 FGI는 밀도가 있지만 편향성이 강해 시장 전체를 조망하는데 한계가 있고, U&A의 경우는 시계열 상의 현재를 객관화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인텐트(마이크로 검색 의도) 조사를 채택하였다. 인텐트 조사(어센트 코리아 - Home of Intent Marketing (ascentkorea.com))는 비 식별, 비 편향성의 검색 데이터를 통해 검색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컨텐츠 매핑으로 문맥 마케팅을 돕는 조사 방법이다. 표본으로 대표 검색 엔진의 1년 치 검색 데이터를 추출하여 신뢰를 높이고 이를 수집, 분류, 클러스트링하여 CDJ(Customer Decision Journey)를 파악할 수 있다. CDJ는 고객 경험의 총합으로 시장의 전체 크기이다. 통상 인텐트 조사는 랜딩 플랫폼의 트래픽, 전환율 등의 성과 창출을 목표로 SEO(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해 활용되지만 이 노하우를 콘텐츠의 팬이 되는 여정으로 치환한다면 유의미한 결과를 얹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더해졌다.
이에 우리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와 DCEU의 검색 데이터로 콘텐츠 팬이 되는 여정을 만들고 팬층이 두터우며 커머스 전환 가능성이 높은 시즌제 예능 콘텐츠의 현재를 진단하였는데, 조사 결과 흥미로운 지점은 팬이 되는 여정이 깊어질수록 팬들의 자기 관여와 참여가 강해진다는 것이었다.
초기 탐색 단계에서는 프로그램명, 출연진 등 방송 구성 요소인 정보를 검색하지만 세계관에 공감하면서는 캐릭터, 인물 관계도 등에 대한 심층 분석 및 리뷰가 진행되며 팬 아트와 같은 2차 창작에도 적극성을 갖게 된다. 그리고 과정에서 시청이 아닌 경험 요소로 굿즈나 게임과 같은 파생 콘텐츠의 소비가 이어진다. 예측 가능한 결과일 수 있지만 이 결과를 통해 콘텐츠 파워를 만드는 헤게모니는 팬에게 있으면 그들의 권한과 역할을 만들어가는 것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핵심임을 다시 한번 환기하였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산된 팬을 결집하여 소통, 2차 콘텐츠에 대한 창작 권한 부여, 커머스로 이어질 수 있는 "contents community commerce" 공간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하였는데 궁극은 콘텐츠 IP와 팬이 상호 작용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IP가 브랜드력을 갖게 되고 LTV(Life Time Value)와 ARPU(Average Revenue per user)가 높아지는 것은 선순환 결과의 하나일 뿐이다. 팬 커뮤니티에 대한 비즈니스 성장 가능성은 이미 위버스를 통해 검증되었고 후발주자인 버블, 유니버스도 각자의 역량과 필살기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우리가 보다 주목한 것은 웹 3.0 기반의 NFT를 활용한 팬 커뮤니티에 대한 진화였다.
비마이프렌즈(bemyfriends |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전문가 비마이프렌즈)는 위버스팀이 독립하여 만든 스타트업으로 시리즈 A에만 300억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성공 DNA를 탑재한 맨 파워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팬 커뮤니티인 '비스테이지-SaaS(Software as a Service)'가 메인 사업 모델이다. 커뮤니티 운영자의 서비스 이용 범주에 따라 과금 체계가 달라지는데 Enterprize 급은 글로벌 커머스를 포함한 풀 버전이다. 현재 T1 등 이 버전의 커뮤니티가 라이브되고 있으니 찾아볼 수 있다. 대표님은 비스테이지를 웹 2.0과 3.0의 가교라고 표현하지만 사업 초기 미팅 때와 달리 최근 서비스를 보면 NFT 운신의 폭을 넓어졌다. 초기 모델에는 팬 커뮤니티 활성화 목적으로 토큰을 발급하고 토큰의 일부를 팬들이 직접 민팅할 수 있는 서비스로 검토되었는데, 현재는 주요 메인 넷들과 지갑을 연동하고 NFT/토큰을 보유한 팬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운영자가 회원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확장성을 갖추었다. NFT가 금융과 소셜을 포괄하는 새로운 자산의 유형이며 멤버십 강화 기능으로 작동한다는 시장 문법을 수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 만난 모드하우스(Modhaus (mod-haus.com))의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모드하우스는 팬 참여형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아이돌 기획, 콘텐츠 제작, 기반 기술의 3박자를 갖춘 곳이다. 레거시 기획사가 카피할 수 없는 해자가 무엇인지 질문 하였는데 부대표님은 이 3박자의 합이라 답변하였다. 프리A의 투자사들만 봐도 이 답변의 신빙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모드하우스의 첫 번째 여자 아이돌은 총 24명으로 구성된 트리플S(Triple S)이다. 순차적으로 멤버가 공개되고(현재는 5명의 멤버가 공개됨), 공개된 멤버들은 매일 일상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라이브를 통해 정기적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특히 멤버 간에도 누가 최종 멤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첫 만남 콘텐츠는 리얼리티의 재미를 배가한다. 성장형, 참여형의 키워드로 기획된 만큼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팬의 역할인데 NFT를 보유한 팬들은 투표권을 갖고 트리플 S의 유닛 구성이나 곡 선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멤버십을 차등하지 않고 모두가 수평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케이타운포유와 GS25 등에서 피지컬 포토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데 카드 뒷면의 QR을 인식하면 NFT(모드하우스는 이를 오브젝트로 명명한다.)가 민팅된다. 물론 디지털 only로도 3천 원에 구입 가능하다. 보다 흥미진진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로드맵이 있지만 앱 론칭이 목전인 만큼 참여를 통해 직접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사업적 상상을 더해서.
웹 3.0 패러다임의 본질은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정보와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이코노미이며, 아티스트와 팬의 구분이 희미해지며 모두가 크리에이터인 이코노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