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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Aug 21. 2023

책을 읽다 보니 생긴 일

불안을 해소하는 작은 출구

네모난 책에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1학년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동기 부여와 정신 수양(?)을  목적으로 짐 퀵의 '마지막 몰입'이라는 자기 계발서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내 노력에 이유들을 불어넣어 주었고,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이후에도 몇 권의 자기 계발서와 과학 책, 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지문이 포함된 SF 소설책 등을 읽으며 지냈다.


그러다 학교에서 새로운 공지가 올라왔다.


인문의 날 강연자를 모집합니다.


우리 학교는 과학고등학교이지만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수학, 과학에 제한되어 있지 않았다. 인문 강연은 수과학이 아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소수의 학생들이 강연자가 되어 이야기하는 행사다. 내가 달라진 계기가 되었던 '마지막 몰입'이 순간 뇌리를 스쳤다. 이 책을 통해 내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지금의 내가 어떤 생각들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강연을 하고 싶어졌다.


제목은 "올바르게 노력하는 법", 부제목은 "마인드셋, 동기, 방법의 한계를 이겨내는 법"으로 강연을 신청했고 15분 동안 강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9페이지의 ppt를 열댓 명의 친구들과 선배, 후배 앞에서 보여주며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긴장'으로 시작했던 마음은 강연을 마칠 때쯤 '뿌듯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음 강연자 친구를 위해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내 주변으로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반 친구 1 : "이 새키... 열심히 하는 게 다 이유가 있었네~"

반 친구 2 : "갑자기 공부 ㅈㄴ 하고 싶어 짐 ㅎ"


열광적인 반응을 맛보니 보람은 배가 됐다. 바쁜 삶의 틈을 비집고 책이 나에게 스며든 게 아마 이 날부터였던 것 같다. 그와 동시에 책에는 감정을 가지며 읽기 시작했다.


책을 쓴다는 상상은 아직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나였다.


작은 습관은 큰 잠재력을 가진다


올해 겨울방학부터 책을 주기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복되는 생활에 싫증을 느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시키지 않아도 계속하게 되는 법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표면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지만 내가 매 순간 성장하는 느낌이 들고 기분이 좋다.


나는 그저 꾸준히 책을 읽고 있었을 뿐인데, 내가 깨우치며 읽었던 책을 소개하고 책을 읽으며 내 삶의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말할 수 있는 학교의 작은 행사가 생긴 것뿐이다. 잠재력을 가진 습관덕에 별다른 노력 없이 읽었던 책과 함께 강연을 할 수 있었고, 내 강연을 통해 울림을 받은 친구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작은 행동들의 보람은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가치를 부여한다. 모인 가치들을 인식하는 것은 다음 행동을 위한 원동력이 된다.


작은 습관이 결과로 나타나 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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