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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Oct 19. 2023

적응

깨달음

적응

매일 똑같은 하루, 반복되는 삶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무력감이 생긴다
무기력해질 때 발걸음을 멈춘다

손목시계를 보는 그 순간에도 돌아가고 있는 초침을 볼 때
나는 다시 움직인다
손목시계에는 건전지
나에게는 엄마 아빠

손목시계가 내게 속삭였다
멈출 수 없는 나와는 다른
멈출 수 있는 네가 부럽다고

어제의 나와는 달리
오늘의 나는
멈춰 서서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의 나를 위한 예의를 갖춘다

매일 달라지는 하루, 변화하는 삶
여유가 생길 때 행복을 찾는다
행복해질 때 용기가 생긴다




이 시를 창작하기 전에 현재와 과거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생각해 보니, 중학교에서의 삶과 고등학교에서의 삶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과학고등학교에서 적응하면서 느낀 힘들었던 점, 평소에 갖던 마음가짐 등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스스로 내 할 일을 찾고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과정에서 철이 든 것 같았고 이러한 생각들을 시로 표현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쉴 틈 없이 열심히 하며 고통받는 것이 고등학교 생활에서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다 보니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이 정리되고 내 삶을 돌아보며 그다음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된 내가 환경에 ’적응‘하면서 얻은 ’깨달음‘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시의 주제는 중학생이었던 내가 어려움을 극복하며 고등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이후에 정말 죽도록 열심히 공부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1학기가 끝날 때까지 그렇게 생활하였다. 하지만 2학기에 ’휴식‘의 중요성을 느꼈고 내가 공부하는 원동력과 마음가짐을 돌아보았다. 


이 시는 5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1연에는 내가 1학기 초에 느꼈던 마음을 표현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꼈고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받을 때, 내 미래, 길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무기력해지고 포기할 것 같았다. 


2연에는 내가 그런데도 움직이는 원동력을 표현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와 그 어떤 것보다 가까운 것은 손목시계였다. 어느 날, 손목시계를 보며 동질감을 느꼈는데, 내가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에도 시곗바늘은 움직이고 있었다. 쉬지 않는 손목시계를 보며 손목시계가 되고 싶었고, 다시 움직였다. 손목시계가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은 건전지이듯, 나의 건전지는 엄마와 아빠다. 


3연은 손목시계의 조언을 표현했다. 여기에는 손목시계를 친구처럼 표현하는 의인법이 쓰였다. 나와 손목시계의 차이점은 휴식인데, 멈출 수 없는 시계가 나에게 멈출 수 있는 내가 부럽다고 표현하면서 휴식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4연은 휴식을 가져보는 나를 나타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리 멈춰 서서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을 위해 준비한다. 5연에서는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1연과는 바뀌게 된 나를 나타냈다. 적응하면서 여유가 행복을 준다는 통찰이 생겼고, 행복해질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하루, 삶 등의 단어는 같지만, 그것을 수식하는 단어가 정체에서 변화로 바뀌며 그 속의 적응과 깨달음이 있었다. 4연에서 “내일의 나를 위한 예의를 갖춘다”라고 했는데, 반복된다고 생각했던 전과는 달리 변화하는 ’나‘를 표현하기 위해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를 구분하였다. 그래서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른 사람인 것처럼 내일을 준비한다는 말 대신 내일의 나에게 예의를 갖춘다고 표현하였다. 그래서 나는 이 구절에서 가장 표현력이 가장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독자는 이 시를 읽으면서 자기 삶에 대해서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과거의 나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현재의 나에게 만족하지 못해서 채찍질하기보다 그런 나 또한 받아들이고 여유를 가지는 것이 미래의 나에게 예의를 갖추는 방법은 아닐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현재 자신을 너무 옥죄고 있지는 않은지, 행복한지 돌아보면서 내일의 나를 위한 예의를 갖추기를 바란다.


시를 창작하면서 어떤 형상화 방법을 쓸지 생각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형상화하는 방법을 찾아보면서 여러 시적 표현 방법들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이야기가 아닌 작품으로 표현하려면 형태적으로 안정감을 받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연과 행의 구성도 고민하였다. 내가 생각한 형상화 방법에 나의 생각을 담는 것이 재밌었고, 고민하면서 만든 나의 시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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