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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용 Feb 07. 2023

벗겨지지 않는 가면

벗겨지지 않는 가면


언제부터였을까

     

관객을 위한 광대처럼 왜 항상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을까

     

거울을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려 본다

     

경련이 발생하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꼭두각시도 아닌데

       

억지로 눈을 찔러본다

     

소금 알갱이만 한 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입가가 주체 되지 않아 찢어질 기세다

     

비추던 거울은 공포에 잠식당했는지 균열을 일으킨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세상을 속이고 필요한 걸 얻기 위해 표정을 지운 게 잘못인가

     

타인에게 다가가기 위해 웃음을 부착한 게 잘못인가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밤마다 단련한 게 잘못인가

     

자비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게 잘못인가

     

없는 자존심도 짓밟고 질질 짜며 도와달라고 빌어봐도

     

돌아오는 건 “괜찮으니까 웃고 있네”라는 거들떠보지 않는 무관심

     

언제쯤 한바탕 울 수 있을까

     

누구보다 서럽게

     

소리 내어


사진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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