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적당히'를 이해하기까지
어떻게 하면 장거리 자유형을 할 수가 있을까?
작년, 장거리 수영을 꿈꾸었을 때 떠오른 질문이다. 쉬지 않고 나아가려 애쓸수록 추진력보다 저항이 생겼다. 숨이 가빠졌다.
검색창에 '자유형 호흡법'을 쳤다.
물속에서 코로 빠르게 내쉬고, 머리를 수면 밖으로 돌리는 순간 숨을 빠르게 들이마신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숨을 들이마시지 않는 것. 물속에서도 너무 많은 숨을 내뱉지 않는 것. 숨을 마실 때 머리를 들지 말고 유선형 자세를 유지하는 것.
"숨을 너무 많이 들이마시거나 내뱉지 말고 적당히 쉬고 뱉어라."
이것이 비법이라고?
신혼 때였다. 엄마에게 국 끓이는 법을 물으려 전화를 했다.
"엄마, 국 간은 뭐로, 얼마나 해야 해?"
"국간장으로 조금. 소금으로 적당히."
"적당히? 그게 얼마나 되는 건데?"
"그냥 적당히~ 넣어."
그 적당히를 알면 퇴근 후 굶주린 배를 잡으며 요리하다 말고 왜 엄마에게 전화를 했겠냐고. 짜증을 부리다 전화를 끊었다.
그때의 당혹감이 또다시 밀려왔다. 대체 '적당히'란 말처럼 적당하지 않은 것도 없다.
검색을 계속했다. 더 명확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폐에 최소 60%의 공기를 유지하라!"
물속에서 숨을 참았다가 한 번에 내쉬고 꽉 채워 마시면 오히려 더 숨이 차고 쉽게 지친다. 물속에서 꾸준히 호흡을 내보내고 물 밖에서 숨을 빠르게 들이마셔야 한다.
수영 호흡은 단순한 테크닉이 아니다. 반복 훈련을 통한 습관이고, 리듬이다.
숨을 오래도록 내뱉기 위해 얼굴을 물에 넣고 '기포를 내뿜는 연습'을 했다. 약하고 길게. 강하고 짧게. 익숙해지자 2번 스트로크에 한 번. 3번. 4번에 한 번으로 호흡 컨트롤을 높여갔다.
"어떻게 그렇게 한 번도 안 쉬고 수영을 해? 난 언제 호흡이 트일까?"
수영을 마치고 나오는데, 옆 레인 언니가 물었다.
작년에 내가 가졌던 질문을 들으니 감개무량했다.
이제는 수경 안으로 물이 들어오거나 서로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물속에서 멈추지 않으려 한다. 25m 레인 수영장 뺑뺑이 32바퀴. 중간에 쉬다 보면 꾀가 나기 마련이다. 그냥 돌자. 쉬지 말고 32바퀴.
길을 걷다가도, 요리를 하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무의식중에 호흡을 세고 있다. 하나, 둘, 셋. 들이마시고 내쉬고. 물속에서 익힌 리듬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엄마의 '적당히'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적당히'란 수없이 반복해서 몸이 기억할 때까지, 설명할 수 없지만 자연스러워질 때까지의 시간이다.
오늘도 호흡부터. 약하고 길게. 강하고 짧게.
물속에서 마음이 가장 조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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