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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서핑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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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l 12. 2024

방향 바꾸기

서핑을 하려면 서프보드에 앉아서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처음 보드 위에 앉았을 때는 엉덩이 쪽이 물속으로 빠질 것 같았다. 방향 전환을 할 때도 보드가 뒤집어질까 봐 다리를 살살 움직였다. 보드 뒤쪽에 앉을수록 방향 전환하기가 쉽다고 배웠지만, 뒤쪽에 앉을수록 바닷속으로 잠길 것 같은 불안함이 컸었다. 지금은 뒤쪽에 잘 앉는다. 보드 위에 엉덩이를 놓고 양다리는 양쪽 보드 밖으로 다리를 벌려 바다에 잠기게 한다. 바닷물 속에서 무릎 아래 종아리와 발을 회전시킨다. 오른쪽, 왼쪽 번갈아 가며 돌린다. 동시에 돌리면 회전이 잘 안 된다. 빠른 속도로 방향을 돌리려면 한쪽씩 회전시키면 좋다. 파도가 오는지 보고 있다가 다가오는 파도를 보고 앞을 향하여 방향을 돌린다. 서핑을 하기 위해서는 다리 근육, 팔근육, 복근이 잘 길러졌으면 좋다. 방향전환을 하려 해도 다리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소에 다리 근육을 위한 스트레칭을 것이 도움이 됐다. 서핑을 하려는 순간, 파도가 밀어주는 힘을 받기 위해 서프보드가 앞을 향해 있어야 한다. 방향 전환이 바로 되어 있어야 한다. 방향 전환하는 힘이 부족하면 파도를 놓치기 쉽다. 방향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파도가 지나갔다. 인생에서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야 할 길을 보고 방향을 정한 후, 바로 돌아서야 한다. 망설이다가 좋은 기회를 다 놓치고는 후회하게 된다. 제주도로 거주지를 옮겨야겠다고 생각되었을 때, 바로 준비했다. 명예퇴직을 해야겠다고 생각되었을 때도 바로 결정했다. 서프보드를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도, 그 마음이 흐지부지 되기 전에 바로 시작했다. 이렇게 해오길 참 잘했다. 이제, 서프보드 방향 바꾸기도 두려움 없이 잘된다. 인생 방향 바꾸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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