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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서핑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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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l 11. 2024

패들링

서핑은 패들링이다. 패들링을 처음 할 때와 2개월째인 지금, 패들링의 빠르기와 안전감이 다르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보드 위에 엎드린 몸이 바다에 빠질 것만 같았다. 보드가 너무 좁게 느껴졌다. 지금은 보드 위에 엎드려 있으면 편하다. 파도를 가르며 패들링을 하기도 한다. 팔꿈치까지만 잠기도록 물속에 팔을 넣는다. 파도가 뒤에서 오고 있을 때, 천천히 패들링을 하다가 가까이 다가오면 빠르게 한다. 파도가 뒤에서 민다는 느낌이 올 때, 두세 번 아주 빠르게 패들링 한 후, 일어선다. 파도를 타지 않아도 그저 패들링만 하면서 바다 위를 다녀도 좋다. 바다 위에서 썰매를 타듯이 떠다닌다. 패들링만으로 보드를 운전한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서핑을 배우겠다고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겼기에 경험하는 일이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기에 바다 위 편안함을 누린다. 

패들링 하는 방법이 서툴 때는 어깨가 아팠다. 너무 무리하게 어깨에 힘을 줬기 때문이다. 팔을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급하니까 강한 힘으로 팔을 움직인다. 며칠 동안은 어깨에 살짝 통증이 있었다. 패들링을 바르게 하지 않았기에 생긴 통증이다. 

서핑하려는 사람들이 바다 위에 줄 서 있다. 서프보드 위에 앉아 파도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나도 그 사람들 틈에 들어가 그들이 하는 모습을 따라 한다. 파도를 잘 타는 사람을 본다. 그들은 패들링을 많이 하지 않는다. 파도가 바로 뒤에 왔을 때, 그때 바로 패들링을 세 번 정도 빠르고 세게 한다. 파도가 밀어주는 힘을 받으며 패들링을 세게 한두 번 한 후, 바로 일어선다. 그 모습을 보고 또 보니 나도 그렇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는 시도한다. 하지만, 파도가 밀어줄 때, 패들링을 빠르고 세게 하지 못한다. 그 사이 파도가 지나간다. 찰나다. 패들링의 효과를 발휘하는 시간은 1초 정도의 짧은 찰나다. 그 순간을 잡지 못하면 파도를 즐기지 못한다. 서핑을 많이 해 본 사람들은 이 찰나를 잘 잡는다. 실패를 거듭하고 얻은 대가다. 

인생의 작은 고난들을 이겨내고 또 이겨내다 보면 어느 순간 어떤 고난이 찾아와도 이겨낼 힘이 있다. 인생의 패들링. 고난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마음의 패들링을 힘차게 한다. 파도를 타듯이 고난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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