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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by 수수

철봉에 매달린 나

철봉기둥을 타고 올라

철봉 위에 올라앉았다.

배를 철봉대에 올려놓고

거꾸로 한 바퀴 돌았다.

와! 선생님, 체조 선수였어요?


선생님 달리기 해요.

그래, 축구골대까지 달리는 거야!

내 키 반만 한 아이들이 내 옆으로 나란히 섰다.

달리려는 자세를 하고.

내가 한번 발걸음을 내딛을 때

아이들은 두 번 내디뎌야 나를 이긴다.

아이들 속도에 맞추어 달려주다가

마지막 골대 가까이에서 내가 이겼다.

선생님, 달리기 선수였어요?


축구할까?

축구골대를 향해 공을 몰고 간다.

요리조리 공을 굴리다 세우고

골대에 공을 넣었다.

선생님, 축구를 왜 이리 잘하세요?


선생님, 맨발 걷기 해요.

추워!

괜찮아요. 맨발 걷기가 혈액순환에 좋아요.

잔디운동장, 맨발로 걷는 아이들

와! 시원해요.

쫑알쫑알 신났다.

도두봉 산책로를 걸을 때 들리는 산새 소리 같다.


커다란 운동장을 독차지한 아이들.

신났다.

운동장, 아이들 웃음으로 가득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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