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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노을 Jun 25. 2024

우리 집 화폐를 만들었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아이에게 놀이처럼 보상주기


도파인 분비가 부족한 아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어렵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아이에게
재미있게 보상을 주는 방법을 없을까?




도파민 분비가 부족한 아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아이들은 도파민 분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특정 작업이나 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 도파민은 뇌에서 쾌락과 보상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것이 부족하면 일반적인 활동에서도 보상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잦다. 따라서 ADHD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상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적절한 보상을 주는 것이다. 이런 부모의 노력은 아이들이 자신감을 키우고,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우선, 부모나 교사는 아이가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설정해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 아이가 해 낼 수 있는 만큼의 목표를 설정해야 아이가 포기하지 않는다. 숙제를 한 페이지만 하도록 하거나 자리 책상 정리 정돈 등 일상적이고 작은 영역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좋다. 이런 작은 목표들은 아이를 성공으로 이끌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완료했을 때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며 자기 유능감을 갖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아이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기부여가 잘 일어나지 않는 아이에게 보상은 아이를 움직일 도파민과 같다. 그러나 그 보상이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도 된다. 예를 들어, 엄마 아빠와 함께 보드 게임을 하거나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 등도 좋은 보상이 된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하는 보상으로 정해야 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따라서 아이들마다 관심 있거나 호기심을 갖고 받고 싶을 만한 보상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내게 미션 같다.





우리 집 화폐를 소개합니다.


아들의 장래희망중에 화폐수집가가 있을 정도로 모모는 여러 나라 화폐를 모으는 것이 취미이다. 때로는 자신이 화폐를 디자인한다고 그림도 그린다. 물론 아들이 그린 화폐들 속 주인공은 본인이다. 세종대왕이나 신사임당대신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곤 한다. 참으로 재미있고 아이 다운 생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들을 보면서 우리 집만의 화폐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쳐갔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돈을 주는 것은 교육상 좋지 않다는 판단도 있었기에 우리 집만의 화폐를 아이와 만들어 보는 경험도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그 화폐의 단위는 호(HO)이다. 아들이 원(WON) 대신 지은 우리 집의 화폐 단위이다. 파란색을 제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색감도 파란색으로 만들었다. 일상적인 다른 보상들은 이미 식상하고 흥미를 잃어갈 무렵 우리 집 화폐를 만들어서 보상을 주는 방법은 대성공이었다. 아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고 '호'를 모으기 위해 미뤘던 일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기 시작했다.


 우리 집 지폐(호)



할 일과 보상의 값어치




이런 놀이처럼 행동강화를 위해 보상을 줄 때는 아이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패를 경험할 때마다 아이를 질책하기보다는 격려의 말을 건네고,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평가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배운다. ADHD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아이의 나이에 맞게 일상생활을 실행할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어 주는 것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하지만 일관성 있게 접근하고 아이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면, 점차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더 나은 자기 관리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이 학교뿐 아니라 사회적인 상황에서도 더 나은 적응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며, 결국은 자신감 있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이끌 것이다.





오늘도 아들과 함께 한 시간이 늘었다.


나는 가끔 내 아이가 ADHD 성향이 없는 아이라면 내가 이만큼 아이랑 놀아주었을까? 함께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상념에 잠기곤 한다. 나의 일상의 많은 시간이 아이한테 할애되고 때로는 지치지만 이 시간이 언젠가 다시 그리워지는 날이 올 것을 믿는다. 어쩌면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아이는 점점 성장하고 부모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고 자기만의 삶을 걸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시도와 모모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오랫동안 우리들 기억 속에 남아있으면 좋겠다. 오늘도 의미 있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음에 감사한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화폐디자인: 꽃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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