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시간과 흘러간 시간 인식하기

나만의 비법 2 : 견뎌야 할 시간과 버텨낸 시간을 체크하라

by 이도연 꽃노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은 절망스럽다.
하지만 끝이 있는 싸움은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공황발작이 오면 모래시계 작동하라



첫 공황발작을 했을 때부터 가장 무서운 것이 이 숨 막히는 싸움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불투명하다는 사실이 제일 무서웠다. 공황장애 셀프 치료 서적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면 공황 발작은 길어야 20분 정도고 그 안에 사라진다는 것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공황 발작이 오는 순간은 그 시간이 멈춰 버린 건 아닌지 너무 길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아마존에서 20분짜리 모래시계를 샀다. 남편은 핸들로 시간을 재면 되지 않냐고 했지만 나는 굳이 모래시계를 샀다. 그 이유는 모래시계는 남은 시간과 흘러간 시간이 같이 보인다. 숫자로만 표기되는 벽시계나 핸드폰 시계는 흘러가는 시간만 보여 줄 뿐 내가 견뎌낸 극복의 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는 공황 발작이 왔을 때 내려가는 모레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과 속도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견뎌 내야 하는 시간이 점점 아래로 내려와 내가 이미 극복한 시간으로 쌓일 때 힘들지만 뿌듯함을 느꼈다. 또한 남아있는 위의 모래로 내가 버텨야 하는 최대 시간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모래시계를 사용하면 어차피 엔딩이 있는 싸움이라는 것을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



aron-visuals-BXOXnQ26B7o-unsplash.jpg






나는 아직도 미국에서 산 모래시계를 가지고 있다. 이젠 공황 발작이 올 때 쓰는 용이 아닌 명상이나 화를 참을 때 쓰곤 한다. 아이에게 화가 났을 때나 남편에게 폭발한 것 같을 때 써도 효과가 좋다.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는 말이 있듯 시간이 흘러가면서 분노라는 감정도 서서히 나른 감정으로 흘러감을 느낄 수 있어서 나는 모래시계가 참 좋다.




< 다음 편에서 계속 >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keyword
이전 17화생각이 보이는 생각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