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해진 관계 그리고 나의 삶을 찾아서...
내가 없는 나의 삶을 살았다.
다시 나를 되찾고 싶어졌다.
세상살이에 눈치 보다가 나를 잃어버린 삶
나는 분쟁을 싫어한다. 분쟁이 일어날 것 같으면 회피반응 기재를 발동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결정은 분노와 답답함 그리고 억울함으로 남는다. 타인에게 보이는 나의 인식을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어느새 나는 ' 참다운 나'가 빠져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밭 없는 찐빵처럼 내 삶의 주인인 나는 이미 없었다.
누구의 딸, 누구의 직원, 누구의 아내 그리고 누구의 며느리로 불리다 보니 감성 많았고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았던 나는 아주 희미해져 나 조차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길 바라는 내 마음은 처음부터 신기루 같은 것이었던 것임을 점점 느끼게 됐다. 세상의 평가와 눈이 무서워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나의 내면 아이를 찾는 노력과 훈련을 시작했다.
너무 깊숙이 파묻어 놓아서일까? 상처받은 나의 내면 아이를 찾아서 어른이 된 내가 안아주고 싶었다. 나의 내면 아이를 찾아서 그때 나 혼자만 도망쳐 나오듯 널 두고 와서 미안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나의 아들과 나의 내면 아이를 같이 양육하고 싶어졌다.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내가 나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평생 그림과 디자인 일만 해오던 나는 그림은 잠시 뒤로 물러두고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은 욕구들이 올라왔다. 침대랑 한 몸으로 늘러 붙어 있던 나의 몸 둥이는 이제 글을 쓰려 일어나 컴퓨터에 앉고 내가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소통을 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보려 한다. 생각지 못한 응원하는 독자님들도 계시고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작가님들이 생겼다.
내가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해도 그 자체로 나를 존중하고 의미 있게 봐주는 사람에게만 난 괜찮은 사람이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핍과 궁지에 몰렸을 때 우연히 해결되는 문제들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나를 찾아 나섰을 때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조용히 내 곁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번 심리 상담의 계기로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어려울 때 옆에 있는 사람과 내가 필요 없어지면 돌아설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점점 생기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사이가 나빠질까 봐 착한 아이 가면을 쓰고 남 눈치를 살피고 남에게 나를 맞추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점점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나의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들이 명확해지고 정리가 되면서 감정도 한 층 안정이 되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나와 떨어져 자신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나의 모습을 점점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난 그래서 매일 쓴다. 나의 기억을 그리고 나의 일상을... 쓰다 보면 누가 알려 준 것도 아닌데 실패와 반성과 통찰이 서로 맞물려서 나는 매일 조금씩 나를 찾아가고 있다. 내겐 매우 의미 있고 기쁜 작업이다.
더 늦기 전에 나를 찾아 떠난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며 매우 설레는 일이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