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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돌스토리 Dec 31. 2022

[이직기 후기] 2022년과 함께 끝낸 첫번째 시리즈

어려웠던 브런치 첫번째 시리즈를 끝내며

 혼자만의 공간에만 글을 적다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나니 글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아무것도 아닌 작가라는 호칭이 왠지 좀 더 좋은 글을 써야 할 것 같은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가볍게 툭툭 던지는 글보다는 나를 나타낼 수 있으면서 보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을 적고 싶었다.


그런 글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나에게는 경력대비 다양한 직장 경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짧은 기간 안에 여러 번 경험하며 나한테는 익숙해진 이직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좋은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려운 거니까. 그렇게 이직기가 시작되었다.






이직기 결과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이직기를 완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주 1회로 두 달을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첫 글이 22년 8월 8일에 업로드되었으니 거의 반년짜리 시리즈가 되었다.* 브런치의 두 번째 게시글이자 작가 선정 이후 첫 번째 게시글인 이직기는 개인적인 기준에서 작은 성취를 거두었다.

* 그나마도 2022년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1. 새 글이 없어도 이직 관련 검색어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으며,

2. 전체 게시글 중 조회수 1~3위가 이직기이며,

3. 전체 조회수 중 51%가 이직기에서 발생했으며,

4. 이직기를 통해 제안들을 받아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좋은 반응 덕분에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브런치 첫 시리즈 업로드를 지속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부터 해서 쌓였던 경험과 노하우를 되짚으며 한 번 정리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



20개 밖에 되지 않는 글이지만, 그중 상위를 이직기가 차지하고 있다.






이직기 어려움


 가능한 주관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배우고 느낀 점을 적으려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어려움이 있었다.


첫 번째로 이직 과정 중에 '이게 맞아요'라고 할 수 있는 정보를 추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직을 해야 할 상황이나 회사를 고르는 기준에 대한 글은 주관적 경험에 기초해 기준이 명확한 편이라 정리가 수월했다. 하지만 이력서나 면접의 과정은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선뜻 글이 써지지 않았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정답이 없는 영역이라 쓰고 덜어내고를 반복했다. 그 결과 공략집과 같은 정보보다는 안내서와 같이 프로세스와 면접자로서의 마인드 정도만 담아내는데 그쳤다.


글을 적고 있는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정보를 전달하려다 보니 어려움은 배가 되었다. 내가 다녔던 회사나 분위기, 나의 상황과 스펙 등 많은 부분을 가리고 나니 글을 통해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적었다. 또한, 내 이력서나 면접 준비 리스트, 실제 질문 등을 공개하지 않다 보니 예시와 가이드를 제공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이런저런 고민과 수정을 하다 보니 경험을 공유하는 [이직기 2]까지와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한 [이직기 3] 사이의 기간 공백이 한 달이나 되었던 것이다.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할 때는 실제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을지라도 잘못된 내용을 담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그만큼의 책임감이 매 시리즈를 업로드할 때마다 마음속 깊이 느껴졌다.



고민과 함께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글쓰기가 어려웠다. [출처 - immagini]






이직기 추가 고민


 이직기 어디에도 분류하지 못해 적지 못한 내용들이 있다. 내가 4번의 이직을 통해 5개의 회사를 다니며 느낀 일하고 싶은 회사와 직장 생활 등에 대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궁극적으로 가야 할 곳과 일

 첫 번째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어디에서든 최고를 찍는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발전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곳들도 많다. 단순 반복 업무만 하거나 그저 안주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이것은 두 번째 조건으로도 이어진다.


두 번째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을 곁에 두어야 한다. 특히 후배보다 선배가 많은 저연차에는 어떤 선배를 보고 배우느냐가 직장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똑똑하고 발전적인 사람들을 곁에 두고 일하면 업무 역량뿐만 아니라 인생도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사실 가장 어려운 조건인 것 같다. 남의 돈을 받으며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편차는 존재한다. 시키는 일만 시키는 방법으로 해야 하는 곳보다는 직접 고민하고 시도해볼 여지가 있는 곳이 좋다.



큰 회사가 좋은 회사인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성공이라 말한다. 물론 그만큼 연봉도 복지도 경쟁률도 높았으니 그렇다 할 수 도 있지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회사들을 다녀본 내 경험으로는 꼭 그렇지도 않다. 업무나 분야에 따라서 작은 회사의 특정 직무가 누군가에게는 더 잘 맞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 지. 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 혹은 첫 회사라면 대기업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연봉, 복지, 네임 벨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퀄리티 등 겉으로 보이는 것들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만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대기업 특유의 시스템이나 교육, 조직, 네트워크 등은 잘 갖춰져 있는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임과 동시에 경험만으로도 식견을 넓혀주고 도움이 된다.


추가로 높은 시작점은 다음 포인트로 옮길 때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이직의 협상프로세스에서는 대부분 직전 연봉을 물어본다. 연봉 책정 시 각각의 연봉 테이블을 가지고 있지만 경력자의 이전 페이 수준을 무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게다가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를 가는 것이 작은 회사에서 큰 회사를 가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기도 하다.



회사에서 만족하며 행복하게 일하기

 내가 경험한 회사들이 모두 좋은 곳이었지만 모든 영역에서 만족감을 주는 회사는 없었다. 이것이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닌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다니고 있는 회사를 다른 회사와 비교해 더 낮게 본다. 즉, 어느 부분에서건 가지지 못한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지금의 만족도는 떨어지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연봉과 복지는 이미 가진 것이 되어버리면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될 뿐 만족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 보니 나의 경우에는 일에서의 행복과 만족을 바라게 되었는데 그걸 충족시켜준 곳은 딱 한 군데였다. 바로 창업이었다. 연봉도 복지도 심지어는 워라밸도 없다시피 했던 시기였지만 가장 즐겁게 일하고 행복했던 시기로 남아있다.


나의 일이기에 즐거울 수 있었지만 반대로 더 많은 책임을 지며 안정감은 포기해야 했다. 이제는 손에 쥔 안정감을 포기하기 어려워 지금 회사에서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일해보려 노력하지만 유한 책임과 함께 딸려온 제한된 권한과 보상 때문인지 그때의 행복은 쉽사리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는 여러 기준들 중 본인의 가치관에 맞는 직장을 저울질하며 잘 찾는 것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어느 곳에서 어떻게 일해야 할까!!! [출처 - Unsplash]






이직기 이후


 이직기가 끝나고 새로운 글감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직장 생활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써보는 것도 고민해봤지만 이번엔 다른 종류의 시리즈를 써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 직장 생활에 대해서는 함께 글을 쓰고 있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소설을 쓰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내가 다룰 수 있는 이야기는 대부분 자기 계발 혹은 분석과 관련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팩트나 정보의 비중이 큰 글보다는 경험과 감상이 주가 될 수 있는 글을 적어보고 싶다. 좋은 주제를 골라 2023년에도 5편 이상은 일관되게 써 내려갈 수 있는 시리즈를 만들어보려 한다.




이직기 끝!






[같이 보면 좋은 이직기 시리즈]


[이직기 0] 프로 이직러의 시선으로

[이직기 1] 이직을 해야하는 이유와 상황

[이직기 2] 이직할 때 확인해야 할 필수 기준 4가지

[이직기 3-1] 이직 준비의 첫 단계

[이직기 3-2] 이직을 위한 준비들

[이직기 4] 이직 이후 새로운 시작의 어려움

[이직기 후기] 어려웠지만 뿌듯한


이직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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