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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돌스토리 Aug 28. 2022

[이직기 1] 이직을 해야 하는 이유와 상황

나는 잘 다니고 있어 ??? 정말???

"아 퇴사하고 싶다."

"그 정도면 좋은 회사지~ 그냥 열심히 다녀"

"좋은 회사긴 한데 퇴사하고 싶어"

"왜?"




이직 경험기 프롤로그(?)

"[이직기 0] 프로 이직러의 시선으로" 보러 가기



회사를 다니며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단연 이것이다.

"피곤해. 퇴근하고 싶어."


그다음은 바로

"퇴사할 거야!!!"


 운이 좋게도 내가 거쳐온 회사들은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회사들이다. 하지만 막상 그 안의 직원들은 퇴근과 퇴사를 입에 달고 산다. 밖에서는 들어오고 싶어서 열심히 문을 두드리는데, 안에서는 나가고 싶어 매일같이 창밖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문 하나를 잡고 서로 싸우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좋은 회사일수록 대안을 찾지 못해 말로만 퇴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놀랍게도 퇴사하고 싶은 이유가 명확히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퇴사하고 싶은 사람도 많다. 이 회사가 싫다기보다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 글을 포함한 이직기는 그런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냥 퇴사가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더 발전하고 싶어서 이직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의 경험을 적어보고 있다. 일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어느 회사를 가더라도 퇴사가 하고 싶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가려는 사람과 들어오려는 사람은 같은걸 두고 다른 생각을 한다. [출처 - pixabay]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킨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주변 사람들의 퇴사 다짐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보려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확히는 해가 된다. 부정의 기운을 받고 싶지 않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퇴사와 퇴근을 외치는 사람들과는 함께 있는 시간을 줄여나갔다.

처음에는 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오후 6시라면 고작 퇴근 후 몇 시간을 위해 아침부터 해가 떠있는 시간들을 억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주말 2일을 위해 평일 5일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인가?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살면서 더 나은 조건을 얻기 위해 노력하거나 행동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걸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더 좋은 조건 혹은 상황을 위해 여러 번 이직을 해온 나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와 행동의 불일치였다. 

나는 지금까지 4번의 이직을 경험했다. 각각의 이직은 조금씩 다른 이유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단 한 번의 이직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왜 이직을 반복했던 것일까 되돌아보았다.






나의 이직사유


도전

 데이터 분석이라는 기술로 금융, 제조, IT까지 여러 분야에 발을 담가본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었다.* 한 분야 안에 갇히기 싫었고 내가 해낼 수 있는 범위가 궁금했다. 그리고 비슷하지만 새로운 경험들은 성장을 위해 꽤 좋은 시너지를 내줄 거라고 믿었다.

* 이직하면서 점점 큰 회사로 옮겨왔는데, 하나의 예외인 창업은 다시 생각해도 많이 용감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다른 분야를 흡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배경지식은 물론 분위기까지도 완전히 다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각 회사/분야에서 제법 다양한 경험들을 해볼 수 있었다.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좋은 평가도 받아냈으니 성과도 나쁘지 않았고 나의 성장과 배움에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덤으로 '하면 되네?'라는 자신감을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성장

 어디든 시간이 흐르면 결국엔 고인다. 흔히 고인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조직은 정말이지 열정과 창의성 그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다. 고이고 익숙해지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사람들과의 익숙한 일에서 더 이상 성장의 만족감을 느끼긴 어려웠다. 이런 고인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회사에서는 그렇게 자주 조직개편을 하는 걸까.


새로운 자극과 동시에 더 훌륭한 사람들을 옆에 두고 싶었다. 누구에게든 배울 점은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지만 정말 배울게 많은 사람들은 많지 않다. 더 큰일을 똑똑한 사람들과 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한 방법은 더 좋다고 평가되는 회사로 가는 것이었다. 이 회사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내가 그들이 있는 회사로 가면 된다.



처우

 새로운 환경과 사람이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연봉을 올리는 데는 다른 사람들에게 새롭게 평가받는 것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 물론 능력이 뒷받침될 때의 이야기이다. 흔히 말하는 이직하기 좋은 연차가 있다. 3년 차, 5년 차, 과장급 이런 식으로 많이들 말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고여서 내가 후퇴하기 전까지는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있을 정도면 언제든 좋다. 핵심은 이전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핵심 인재로 대우받고 있지 않다면 연봉 인상률이 이직 시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나의 경우에도 창업을 제외하면 이직 시마다 20~30%의 인상률을 가져갔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공부에 대한 귀차니즘과 편안함에 속아 호구가 되지 말고 몸값을 올리자



어디 있니 나에게 맞는 회사는 [출처 - unsplash]






 이직할 때마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이유를 생각하고 따지지는 않았다. 그때의 나는 지금만큼 생각이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지금 와서 돌아보니 저런 이유들로 요약된다. 그 외에도 이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있을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대인 스트레스나 출퇴근 거리의 문제 등. 이런 문제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음은 물론 이직기의 키워드인 커리어와 관련이 적으니 언급하지 않았다.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면서 '이 정도면 좋은 회사지'라는 자기 합리화로 그냥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번에 이직이 어려울 수도 있다. 다시 공부하고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는 게 귀찮을 수도 있다. 하다 보면 요령이 붙고 이직에 실패하더라도 시야가 트이고 실력이 느는 과정에서 발전한다. 그럼에도 이직은 귀찮다면 부정적인 감정은 넣어두고 지금 회사에 최선을 다하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던 과거에는 이직을 많이 하면 끈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력서가 지저분해지고 커리어에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도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프로이직러에게 능력자라는 설명이 붙는다. 능력이 있다면 내 능력을 인정해주는 곳으로 가는 것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 1년 미만 근속과 너무 잦은 이직은 이것을 피할 수 없다. 경력도 살리고 그 업계를 제대로 경험해보기 위해서는 꾹 참고 2~3년은 해보는 걸 추천한다.






중요한 건... 옮긴 곳이라고 얼마나 다를까?



다를 것 같지? [출처 - pixabay]






[같이 보면 좋은 이직기 시리즈]


[이직기 0] 프로 이직러의 시선으로

[이직기 1] 이직을 해야하는 이유와 상황

[이직기 2] 이직할 때 확인해야 할 필수 기준 4가지

[이직기 3-1] 이직 준비의 첫 단계

[이직기 3-2] 이직을 위한 준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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