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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돌스토리 Sep 27. 2022

[이직기 3-1] 이직 준비의 첫 단계

이력서 : 나라는 상품을 포장하고 홍보하는 방법

같은 상품을 어떻게 포장하고 어디에 광고하느냐에 따라 구매자와 가격이 달라진다.

이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용주에게 지원자는 노동력이라는 하나의 상품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가장 우선이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포장하고 드러내느냐의 싸움이다.






기업은 돈을 내고 사람들의 시간을 사 간다. [출처 - unsplash]



 세상의 모든 시장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노동력을 사고파는 노동 시장에서 회사는 소비자이자 구매자이다. 그 맞은편에 서있는 생산자이자 판매자는 직원 혹은 직원이 되고 싶은 지원자이다. 돈이 흐르는 방향을 대입해서 생각하면 쉽다. 회사는 우리의 시간과 노동력을 임금이라는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노동시장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직장인은 소비자이자 구매자이다. 열심히 돈을 벌어서 내 주변을 채우기 위한 소비를 한다. 그래서인지 판매자의 입장에서 고민해볼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우리가 회사에 지원하고 면접을 보는 행위들은 일종의 판매 행위이다. "내 노동의 가치가 더 높으니 저 사람이 아닌 나를 사 가세요."를 잘 어필하는 사람이 합격하는 것이다.


구매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가치를 높이는 것""가치가 높아 보이게 하는 것"이다. 가치를 높이는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당연하고 중요하다. 분야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가치를 높이는 방법에 차이는 있겠지만 이것이 기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반면 그것 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인 "가치가 높아 보이게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 더 높아 보이기는커녕 본인의 가치만큼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야에 통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비슷한 시장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다. 나는 그곳에 집중해서 이직과 지원 과정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이 사람을 써? 말아? 쓰면 얼마를 줘? [출처 - pixabay]






이직 준비 과정


 이직을 마음먹은 순간부터 다음 회사에 성공적으로 입사하기까지 크게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는 나의 존재를 알리고 나와 맞는 회사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는 마침내 찾아낸 곳과 컨택하는 과정이고, 마지막은 서로 잘 맞는 곳인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 글에서는 첫 번째 단계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 다음 글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서로' 맞는 곳인지 검증해야 한다. 지원자도 회사를 검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 글이 길어져 세 번째 단계는 [이직기 3-2]로 분리하였다.



나를 나타내고 홍보하기 | 이력서 관리


 면접의 기회는 지원자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회사로부터 선택된 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잘 나타내야 한다.* 지원자의 역량과 경험을 글로 풀어낸 것을 이력서 혹은 resume (레쥬메), CV (Curriculum Vitae)라고 부른다. 즉, 경력과 학력 등을 통해 나를 요약한 설명서이다.

* 이름이 곧 명함일 정도의 유명한 사람이라면 반대로 회사가 찾아온다. 최종적으로는 그런 사람이 되자.



개인 정보부터 학력, 경력, 스킬, 경험 등을 이용해 나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출처 - pixels]



나는 첫 회사에서 만난 선배 덕분에 1년 차 때부터 이력서를 작성했다. 물려받은 훌륭한 포맷 위에 이직 준비 상태와 관련 없이 수시로 관리하고 있다. 이력서 관리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나는 이력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그들은 마치 대학교 지원서처럼 첫 회사의 지원서가 마지막이고 그마저도 컴퓨터 어딘가에 묻어 두고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력서를 정작 필요한 순간에 가서 작성하려면 과거에 내가 했던 일들의 구체적인 내용과 감정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을 수시로 관리하기를 권하는데 그게 번거롭다면 SNS 같은 앱을 이용할 수도 있다. 별도의 양식이 없으니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LinkedIn(링크드인)은 쉽게 표현하자면 직장인들의 facebook이다.* 학력과 경력은 물론 Skill Set과 전문영역, 기타 경험 등을 정리하고 지인들을 통해 인증과 추천을 받을 수 도 있다.

* 이제는 facebook을 하는 사람도 찾기 어렵지만 가끔 어른들께 소개할 때 이런 표현을 하곤 한다.


국내에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blind나 Remember에서도 이력 관리와 채용이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하지만 SNS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보니 회사와 사람이 모이는 곳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 LinkedIn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플랫폼인 만큼 국내 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채용까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력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과 그들이 필요한 회사의 needs가 만나는 곳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헤드헌팅 업체들이 LinkedIn을 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숨어있는 인재를 찾아 기업에 연결해주고자 수도 없이 제안을 보낸다. 제안이 입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근사하게 포장해 노출시킴으로써 미처 알지 못했던 기회를 알게 되고 접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문서 형식의 이력서를 관리하면서 동시에 LinkedIn도 함께 사용하고 있고, LinkedIn을 통해 여러 제안을 받고 있다.

*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헤드헌팅은 지원자에게서 수수료를 받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원자의 입사 여부와 연봉이 수수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면접 가이드는 물론 연봉협상을 도와주기도 한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잘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이런저런 이유로 LinkedIn을 포함한 이력서 관리는 이직 여부와 관련 없이 해야 한다. 하지만 주변에 이력서는커녕 LinkedIn 계정도 없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스스로 모든 회사에 연락해 채용 문의부터 진행할 것이 아니라면 그들이 있는 커뮤니티에 나를 노출시켜야 한다. 무료로 TV 광고를 할 수 있는데도 동네에서 전단지만 돌리고 있을 이유는 없다. 안타깝게도 LinkedIn을 통해서 이직 프로세스를 진행했어도 이력서를 제출하거나 회사 공식 채용 경로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결국 이력서도 함께 미리 작성해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7억 5천만 명이 사용 중인 비즈니스 중심의 SNS. LinkedIn을 활용하자. [출처 - unsplash]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 결정 후 지원하고 면접 보는 과정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지원부터 합격까지 인터뷰의 단계를 하나로 묶어 경험기와 작은 팁을 풀어놓으려 했으나 이력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다 정작 지원서 작성과 면접에 대한 팁은 단 한 글자도 적지 못했다. 풀어서 말하자면 나는 그만큼 이력서를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력서를 단순하게 표현하면 내가 과거에 했던 일을 나열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과거의 일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기에 굳이 미리 작성하고 관리하는 것의 필요를 느끼는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력서를 쓴다는 것은 단순히 경험을 기록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시의 생생한 느낌까지 담을 수 있고 SNS를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접할 수도 있다. 써두고 계속 보다 보면 마치 글쓰기처럼 점점 다듬어지며 이력서가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덤이다.


거기에 하나 더 하자면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뒤돌아보고 고민하며 앞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일기를 쓰는 이유와 비슷하다. 커리어 측면의 일기가 되어 주는 것이다. 이것은 다음 직장은 물론 커리어를 선택해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어준다.


이직을 고민 중인가? 그럼 이력서부터 멋지게 써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고민해보자.






[같이 보면 좋은 이직기 시리즈]


[이직기 0] 프로 이직러의 시선으로

[이직기 1] 이직을 해야하는 이유와 상황

[이직기 2] 이직할 때 확인해야 할 필수 기준 4가지

[이직기 3-1] 이직 준비의 첫 단계

[이직기 3-2] 이직을 위한 준비들

[이직기 4] 이직 이후 새로운 시작의 어려움

[이직기 후기] 어려웠지만 뿌듯한


이직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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