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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콩 Dec 11. 2022

12. 새로운 도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토토가 가고 대화가 단절되어 죽은 것 같았던 우리 집.

세 아이가 오기까지 많은 일들로 다사다난했지만, 아이들로 인해 가족들은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누가 조용하다 싶으면 사고 치는 것 같은지 "안 돼!"하고 외치면서 애들을 졸졸 따라다니는 엄마도, 무뚝뚝한데 애들 앞에서만은 관심받고 싶어 하는 아빠도,  매일 어떤 방법으로 편안하게 죽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젠 열심히 살아보자 다짐하는 우리 자매도. 전처럼 따뜻해진 집은 마치 토토가 있었던 때로 돌아온 것 같다.


투닥거려도 가족끼리 대화를 나눈다는 것,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기보단 아이들로 인해 살아간다는 것. 난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울증이나 펫로스가 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약을 먹고 있으며, 토토가 보고 싶다. 늦은 새벽이 되면 보고 싶은 마음이 울컥 터져나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가끔은 정말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전처럼 간절하게 죽고 싶지는 않다. 나한테는 자식이 셋이나 있으니까. 아이들이 먼저 떠나기 전까지 죽음을 택하는 일은 없을 거다.

안 될 거라고 믿었던 세 마리 입양. 우리 가족이 늘어난 후 한 가지 확실한 건 대가 없이 사랑해주고 아낌없이 주는 아이들에게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 주니까.

그래도 가끔은 토토가 다시 와주길 바랄 때도 있다.

아무래도 동생과 자식은 좀 다르지 않을까?

현재 상황에 잘 적응해 살고 있지만, 가끔은 엄마가 아니라 누나이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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