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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킴 Jun 03. 2024

진짜 상류층 부모가 되는 법

엄마도 전문직이다(6)

모 대기업회장의 이혼소송이 화제다. 그동안 이렇네 저렇네, 사람들의 입을 통해 돌던 소감들이, '공식적으로' 판사의 판결을 통해 전해지자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더도 덜도 없이, 아주 합리적, 이성적인 근거와 용어로 불법(불륜보다는 이 단어가 적합)을 저지른 남편에게 일침을 가해준 판사님께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서부터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배운다. 남의 것을 빼앗거나 거짓말을 하면 안 되고 상대방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면 사과해야 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 두 번쯤, 거짓말도 하고 남에게 크고 작은 피해도 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해 반성하고 책임을 진다. 


소위 '윤리 의식'은 부모가 되면서 더 강해진다. 아이에게 세상을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바른 생각과 태도를 가르치려면, 나부터 떳떳한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거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럴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기업의 오너라는 이가(물론 재력과 성품은 별개라 해도) 자신의 잘못에 그토록 떳떳할 있다는 게 의아하다. 게다가 그의 동거인SNS의 글을 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자신은 억울하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를 보고 참는다'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으로서 나름의 고민과 아픔이 있을 수 있다 해도 모든 사람들이 보는 공간에  마치 자신이 희생양인 양, 게다가 '엄마'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일 수 있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엄마(부모)라는 직업이 어려운 것은 그 때문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이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능력 있는 선생님을 알아봐 주는 것은 어쩌면 쉽다. 엄마라는 역할이 어려운 이유는 아이들이 올바른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예의를 지키고 함부로 하지 않는 것, 질서를 지키고, 약한 자를 배려하는 것. 인간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응당 지켜야 할 모든 것들을 올곧게 품은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나부터 본보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라키(Hierarchy), 소위 계급은 돈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것이 이로서 또 증명되었다. 바른 생활 태도와 윤리의식, 성실도와 같이 누구든 가질 수 있지만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것. 상류층이란 다른 게 아니다. 비록 부자는 아니지만 괜찮은 어른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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