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베니스는 바다 위에 평평하게 떠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진 도시이다. 베니스의 섬으로 들어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세계에 들어오는듯한 감동을 준다. 하늘에서 보아도, 다리 위에서 보아도, 바다 위에서 보아도. 석호 위에 수만 개의 나무 기초를 박아 만들어진 베니스는 도시 자체가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전시장이다.
베니스를 걷는다는 것 - 폭이 50m가 넘는 대운하(Grand Canal) 옆을 지나거나, 2미터 남짓의 좁은 수로 옆을 지나다가, 건물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거나, 다리를 건너며 양 옆으로 뚫린 물길의 끝을 보다가 교회와 광장을 만나는 것. 대운하를 걷는 것은 베니스의 가장 찬란했던 모습을 보는 것이고, 좁은 수로 옆을 지나는 것은 인류 이전부터 존재했던 베니스 자연 석호의 형태를 보는 것이다. 건물들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는 것은 베니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고, 다리를 건너며 양 옆으로 뚫린 물의 끝을 보는 것은 베니스가 바다 위에 떠 있음을 보는걸이다.
물의 높이가 하루에도 4번씩 바뀌고, 물의 높이가 섬의 높이를 넘어서는 특정 기간도 존재한다.(Acqua Alta) 지중해의 강한 햇빛이 섬을 비추는 날이 있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자욱한 안개가 며칠 동안 끼어있는 날도 있다. 물이 찰랑이는 도시만의 소리를 가졌고, 바다와 인간이 만나 풍겨나는 도시만의 향기를 가졌다. 물의 색은 계절이나 물의 높이 그리고 베니스 내의 동네에 따라 다양하게 변한다. 무라노, 부라노, 리도, 쥬데카와 같은 또 다른 베니스와는 다른 또 다른 도시의 모습들을 간직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