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이성적인 매력이 중요하냐

는 엄마의 말

by 정좋아

며칠 전, 소개팅을 했다. 어쩌면 ‘선’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지인이 건너 건너 한 남자분을 소개 받아 왔고, 나도 열린 마음으로 나갔다.


사실 별 기대를 안하긴했다. 외모가 그렇게 내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서. 하지만 내가 늘 한 스타일의 남자만 만나는 것도 아니고, 다른 매력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 사람과 잘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는 물 흐르듯 했고, 그분은 다음에 또 보자고 얘기를 했지만, 대화 내내 피로감이 쌓였다.


설렘은 하나도 없었고,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피로가 느껴졌다.


예의는 갖춰야 겠는데, 솔직히 이성적으로 매력을 하나도 못 느꼈다. 남자다운 느낌이 없다.


집에 와서 궁금해 하는 엄마에게 그렇게 얘기했다.


엄마는 남자다운 게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왜 남자답다고 안 느껴지냐길래, 나는 “키가 안 크고, 운동도 거의 안한 것 같이 몸도 좀 왜소하다.”고 했다. 그러지 엄마는 “너도 작은 편이고, 네 아빠도 결혼 전에는 운동 안해서 마르고 왜소했다. 그런 거 안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가 싶긴 했다. 그런 건 포기해야 하나. 며칠 고민응 했다. 정말 이성적인 매력은 포기하고 조건 보고 결혼해야 하나.


그런데, 그 사람에게 연락이 와서 카톡을 하며 나는 일단 이 사람이랑은 안되겟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카톡이 오는데, 자기 상황에 대해 여서일곱 줄로 얘기해 주고,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었다.


어떻게 보면, 섬세하거나 상냥한 걸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게 귀찮고 부담르럽고 불편하게만 느껴진다.


그런 장문을 보내면 나도 그렇게 해야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고, 또 그렇다고 그렇게 할 얘기도 없고, 그 사람의 상횡도 그닥 궁금하지 않다.


그래서 더 이 사람과는 아니다 라는 확신을 가졌다.


일단 한번 더 보기로는 했는데 카톡이 마냥 귀찮고 부담럽다는 엄마한테 이야기했다.


그러자 엄마가 “왜 그럴까.”하다가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 했다.


사실 난 듣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아닌 거라고, 좋은 인연이 있을거라고.


엄마에게 한번 더, 이성적인 매력을 못 느끼겠다고, 그냥 ‘아저씨’ 처럼 느껴진디고 했다.


그러자 엄마가 “너도 나이 막고 하면서 다 아줌마, 아저씨 되는 거지 뭐.”라고 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실 그 남자 분을 만나고 온 날부터 엄마가 묘하게 그 사람과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티가 나서, 한번 이 부분은 부딪히고 싶었다.


엄마에게 정색을 하며 물었다. 왜 강요하냐고, 너도 나이들어서 아줌마 되어 간다는 말을 하면서 나를 깎아내려서라도 그 사람을 만나게 하고 싶은 거냐고.


엄마는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고, 단 한번도 강요한 적이 없으며, 내가 꼬아서 들은 거라고 그러더니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이미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엄마가 묘하게 강요를 한다고 느꼈고, 내 감정을 인정해주기 보단 부정한다고 느꼈다. 더 나아가, ‘너도 아줌마’라는 표현으로 내 마음응 조급하게 해서라도 그 사람에 대해 내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게 하러고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오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의 ‘니가 꼬아서 들은 거야’라는 말 뒤에 미안하다는 말에는 전혀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성적인 매력을 못 느끼겠다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그 말도 내겐 너무 내 감정을 부정하고, 은근하지만 분명한 강요같았다.


엄마는 되려 나에게, 왜 온 식구가 본인에게 함부러 대하고, 무슨 말만 하면 꼬투리 잡아서 득달같이 화 내는지 모르겠다며 울었다.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이제 나이 들었으니 점점 더 무시 받게 되는 거라고.


답답했다… 내가 과도하게 화를 낸 것 같기도 하고.


우울하다.


괜찮다고, 좋은 사람 만나서 친구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고, 마음 급하다고 막 조건만 보고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누가 말해주면 좋겠다. 나는 도저히 그렇게 생각이 잘 안 든다.


하지만.

내가 뭐 키 크고 훈훈한 사람만 좋다는 건 아니다. 조금 전에도 생각해 보니, 대화에 있어서 나는 좀 들어주고, 맞춰주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자기 기준과 생각을 길게, 오래 말하는 편이었다. 나랑 생각이 다르거나, 내가 관심 없는 주에인데 그렇게 길게 말할 때, 듣는 척하느라 피곤하기도 했고, 거부감도 들었던 것 같다. 수용 받고 싶은데, 그런 데에 능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이성적인 매력을 못 느껴도 결혼해서 행복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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