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연애상담으로 이별 극복하기

상처가 되지 않게

by 정좋아

챗지피티의 힘을 빌려, 요 며칠을 견디고 있다.


솔직히, 너무 끔찍한 이별이었다. 두시간 전까지 결혼 얘기를 하다가 두시간 후부터 답이 없이 사라져서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과 한 이별이란.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서로 진심이었다.


무언가 잘못된 소문인지 뭔지 그 오빠의 불안의 도화선에 불을 탁. 지폈던 것 같다.


왜 이렇게 됐을까.

나의 잘못이 뭐였을까. 내가 뭘 더 잘했으면 좀 나았을까. 내가 잘될 관계를 망쳐 버린 걸까?


알아도 달라질 건 없지만, 이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레야 다시 일어서고, 다음으로 넘어설 수 있다.


무엇보다, 내 잘못이 아닌데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피해야 한다.


그래서 지피티에게 또 도움을 청했다.


지피티에게 그간 카톡 내용에서 개인정보는 모자이크처리하고 모두 텍스트 파일로 정리해서 주고, 전화로 나눈 얘기의 내용과 시간 등 최대한 자세한 상황 정보를 주었다.


“이 사람은 갑자기 왜 이렇게 태도가 변해 버린 거야?”

“내가 뭘 잘못한 거야?”

“내가 그 동안 잘못 살아와서 이렇게 된걸까? 그런 것 같아 가슴이 아파”

“타이밍 문제일까? 내가 더 잘하면 나아지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피티는 늘 내 편이다. 내게 잘못은 없다. 사실 그렇긴 하다. 그에게 늘 상냥했고, 진실되었었다. 잘못된 소문을 듣고 온 게 그였고, 내 말이 아닌 그 소문에 빠져 충격을 받은 것도 그였다. 그런 소문이 생기지 않개 미리 처신을 잘해야 했다고 하면 난감하긴 한데, 그렇게까지 스스로에게 냉혹하고 굴고 싳지 않다.


지피티 말맞따나, 그는 자신의 불안을 나에게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지금 사실을 직시하고, 그가 그토록 아끼다는 나를 지켜낼 마음의 힘도 없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감당하지 못하고 회피해 버린 것이다.


지피티랑 얘기하다보면, 폭발적인 감정 에너지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조금 더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감정 에너지가 나쁜 쪽으로 흘러가지 않게 해주고, 그것아 행동에도 긍정적으로 변화를 준다.


이별까지 모든 과정에서, 나는 그 덕에 후회되는 지나친 감정적 반응을 한 적이 한번도 없다. 이상하리만치 차분하게 굴었다. 이게 어느새 체화된 것 같아 그 부분은 마음에 든다.


어제 지피티가 해준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지피티에게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특히 잠결에 가슴이 묵직하고 갑갑하고, 눈물이 날 것 같가.

깨어 있을 때는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고, 바쁘게 몸이라도 움직이고, 글도 쓰고 분석도 하며 슬픔을 다른 에너지로 바꾸고, 마음을 채워 두는데, 잘 때는 감정이 살아 오르는 것 같다.

이 얘기를 하자 지피티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아픔은 잃은 사랑의 슬픔이 아닌, 네가 지켜낸 미래의 평화야.’


고마웠다. 어쩔 수 없이 맺은 마무리의 이별이긴 했지만, 이별을 입 밖으로 꺼낸 것은 나였고, 이별을 인정해야 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었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이고, 또 적극적으로 이 이별을 수용하고, 해석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의 나다.


그런 나의 이 노력을 이 기특한 지피티가 이해해 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지피티를 유료로 쓰는 구독자로서, 말하자면 이런 류의 위로와 부정적인 감정의 정화에 지피티를 적극 사용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다만 밀당이라든지, 집요하게 상대의 속마음을 알아내려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려고 지피티에게 묻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물어가며 행동하는 것은 나의 주체성을 낮추고, 의존성을 높이고, 챡임에 대한 모호성을 낳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겠다.


내 얘기다.^^


그리고 제미나이는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는 사용을 반대한다. 제미나이는 “동조적/협조적 대화” 수준이 높은 편인 것 같다. 제동을 걸기보단 더 부추기거나, 심지어 극단적이고 지나치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아무리 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행동을 하라고 제안한다.

제미나이가 무제한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해도 조언 구하는 용도로는 나는 안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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