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과 다이어트

위고비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by 정좋아

사실 상당히 나를 설레게 하던 오빠와 일주일 간의 연애를 잠수 이별로 종결당하고, 상당히 우울했다. 매일 두시간이 넘게 운동을 하고, 억지로 루틴을 지키며 삶을 버텨냈다.


그러다 바보같은 짓을 해서 자책을 했고, 술을 한번 많이 마신 날이 있었는데 그날 이후 이틀 간 평균 하루 14시간 정도 잠만 잤다. 우울해서.


그 직전에는 일주일에 이백만원을 썼다. 명품을 산 건 아니고, 자잘하게 십만원 이십만원 며칠 사이에 이백만원을 지른 거다.


95%는 반품을 신청했고, 어제 다 수거됐다.


그러고 그제부터는 갑자기 에너지가 솟았다. 다섯시에 일어나서 여섯달 정도 미뤄둔 방청소를 했다. 가구 배치를 갑자기 바꾸고, 하루 종일 새 인테리어를 기획하고, 필요한 작은 소품들 쇼칭을 했다. 당연히 운동도 했다.


조증일까? 의심이 됐다.


우울해서 잠만 자다가 별 계기 없이 이렇게 기운이 샘 솟고, 미친 듯이 활동하는 것은 조울증의 특징 중 하나라고 했다.


병원애 가서 이야기를 했고, 약을 바꿔 보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가볍게 흘려 넘겼다.


그런데 처방 받은 약을 보니, 못 보던 큰 약이 추가돼있었다. 검색해보니 기분 조절제.


기준 조절제는 항우울제와 다르게 조울증 증상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작용을 보니 체중 증가. 식욕이 늘고, 지방 증가율을 높인다고 한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내가 56키로에서 위고비로 51키로까지 빼고, 한달동안 위고비를 끊고 52키로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최근 이별 후 스트레스로 53키로가 되어 가뜩이나 스트레스였다.


밤에 자다 깨서 마라샹궈를 먹고, 아침에 굳게 결심했다. 다시 위고비를 하기로.


아무리 두세시간 운동을 해도, 매일 지금처럼 떡볶이와 마라샹궈, 빵을 달고 살면 몸무게는 늘어난다.


아무래도 위고비의 도움이 절실하다. 살이 찌면 옷을 입고, 거울을 보고, 화장하는 맛이 사라진다. 스스로가 싫다.


가뜩이나 삶이 힘든데, 그런 재미마저 잃고 싶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살을 빼고는,

얼굴이 작다/예쁘다/말랐다/다리가 새다리다/몸이 예쁘다

이런 칭찬들을 듣는 기쁨이 상당하다. 매일 자신감이 조금 더 솟는다.


약때문에 더이상 내 의지로 이런 몸을 유지할 수 없개 된다면 너무 억울하다.


약의 부작용과 효과, 처방 의도애 대해 설명해 주지 않은 선생님에게는 아쉬움아 남는다.


몸의 다른 곳은 몰라도, 정신과 약은 내 하루와 시간, 삶을 지배할 수 있으니 좀 자세히 설명해 주면 좋으련만.


그리고, 조울증이 왜 그리 위험한지 난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어쨌든 청소와 운동이라는 긍정적인 활동으로 애너지를 전환하고,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있지 않은가? 물건을 많아 사깅 했디만 다 환불도 했고, 요즘 블랙 프라이데이라서 할인을 많아 한 영향도 있는 개 분명하다.


정신 질환이라는 게 참. 끝도 잘 안 보이고, 답도, 나아지은 경과도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어렵다.


그래도 신속하게 위고비를 사서 맞은 나의 결심에 스스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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