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같은 말로…
난 여행을 떠나는 중이었다.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렘반 걱정반.
그때 이별통보 열흘만에 그에게 처음 톡이 왔다. 헤어지자고 한 톡에도 답을 안 했던 그였다.
“내 옷 착불로 보내줘 그럼~”
말투가 무엇보다 화가 났다. 이별을 한 상황에서 너무나 진지하지 않고 가벼운, 최소한 가벼운 척 하는 저 모습에 화가 치밀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이렇게 대해?
순간 자제력이 흐려지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내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는데, 요즘 먹는 기분 조절제와 항불안제 덕(?)에 무언가 생각이 더 안되었고, 또 그렇다고 흥분도 더 되지않았다 다만 가슴 속은 뭔가 덩쿨 속에 닫힌 듯 복잡하게 얽혀 따끔했다.
보내줄테니 주소를 말하라고 했다. 또 한 시간 동안 답이 없었다. 그 상태로 비행기를 탔고, 마음은 찝찝하고 몸은 불편하게 잠을 잤다.
일어나 보니 카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고, 나는 약 기운이 좀 깨 있었다. 나름 차분했다.
어떻게 온 여행인데, 그런 미숙하고 모자라고 이기적이고 내 삶에 아무 상관 없을 사람이 내 기분을 망치게 하지 않으리.
그가 돌아왔다. 내 속을 긁으러. 돌아왔다고 해도 되려나? 짐만 가지고 다시 갈테니.
그러든 말든 제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