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의 경험과 나의 성장 기록
최근에 반 잠수 이별 후 사라졌다가 한참 뒤 옷 보내 달라고 하고는 답장도 안한 그 사람의 여러 행태를 분석해 본 결과 나르시시스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예전에 나를 찹 힘들게 했던 다르변서도 비슷했던 사람의 행태가 오버랩되며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나르시시스트가 나를 통제하려 하고, 조종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 통제를 따르지 않고, 거부해낸 것이다.
나는 거절과 유기에 큰 공포와 우울을 느낀다. 그래서 이 사람이 연락이 안되었을 때, 이미 다 끝난 마당에 옷을 달라고 연락 왔을 때, 마음이 저렸다. 분명 내가 끝냈다 생각했는데, 왜 또 내가 다시 정리 당하는 느낌이 드는 걸까. 그게 그가 의도했던 바였던 것 같다. 그도 본인이 정리하고, 나를 기다리게 하며 주도권을 가진 사람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다. 이런 추측은 자제하려고 하지만,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객관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어쨌든, 어제밤 정도부터는 마음이 덜 아프다. 생각해 보니 내가 정리했다. 내가 그의 통제를 거절했고, 그게 그의 불안감과 불편감을 자극했을지도 모른다. 그 결과가 이거라면. 난 좋다. 스스로가 뿌듯하다.
예전에 만난 나르시시스트에게 휘둘리며, 스스로는 가치 없고, 상대가 있어야만 의미있는 존재로 느끼던 나는 이제 없다. 나는 혼자서도 빛나는 사람이다.
그렇다. 나에게도 뿌리가 생긴 것이다. 꽤나 크고 단단하고 깊은 뿌리.
그러다 문득, 퍼즐이 맞춰진 기분에 그의 행동을 분석해 보며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에 대해 추정해 보았다.
다음과 같다.
1. 자기 이야기만 많이 한다
=> 자신을 포장하고 우위에 두고, 상대가 자기의 존재를 크고 중요하게 여기게 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보다는 자신의 그런 포장을 잘 받아쥬는지, 자신의 생각을 잘 받들어주고, 동의해주고, 지지해주는지 중요하다보니 질문이 적고 상대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
2. 그러다 보니 반복이 많고, 과장도 많아서 때로는 말이 앞뒤가 안 맞는다
=> 마찬가지로, 자신을 신격화(?), 놓치면 안되는, 특별 대우를 해야 하는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그런 것 같다. ‘너에겐 내가 꼭 필요해. 넌 나같은 사람 못 만나.’
3. 일정을 정할 때 자기 위주로 정하고, 그러다 보니 계획을 미리 말해주기 보다는 만남 약속이 자기 머릿속에만 계획이 있거나 아니면 자기 시간 될 때 갑자기 만나자고 한다
<= 자기 중심적이라서, 자기가 모든 주도권을 가져가야 편안한 것이다.
4. 만날 때 자기 집에 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 친밀감을 높여서 묶어 두거나, 자기 통제나 주도권이 명확히 드러나는 공간에 상대를 두려는 것 같다.
5. 성관계에 집착한다
<=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것에 취약하고, 그런 것들로 불안을 완화하고, 그런 자극으로 불암을 누르려고?
6. 사과를 못한다 본인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한다.
<= 인정하는 순간 무너진다.
7. 죄인은 항상 본인이 아니라 상대이다 상대가 미안하다거나,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하게 말하고 행동한다
=> 그런 감정을 느끼게함으로써, 이에 보상하기 위해 특정한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식으로 세뇌(?)하고 원하는대로 상대를 움직이려고 한다
8. 불안이 높다 (마사지샵 가는 걸 좋아하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 겉은 화려한 척 하지만 자존감이 낮아서 그걸 들키거나 자존감이 무너지거나 혹은 그런 것들을 상대에게 들키고 상대가 떠나갈 것에 대한 불안이 있는 걸까?
이쯤 생각하니 그가 싫긴 하지만, 나쁜 놈이라기 보단 불쌍한 놈 같다.
내가 추측하기에 저런 사람의 연애는 건강할 수가 없다. 항상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상대를 조종하려 하고, 조종하기 위해 상대에게 본인에 대한 죄책감과 열등감, 자신의 우월감을 깊숙이 심으려 한다. 그래서 깊고 진실한, 상호적인 대화가 안된다. 머리 위에 서려 하는데 사실 다 보인다. (내 눈엔… 지금은 적어도!)
저런 사람이랑 연애를 할 수 있으려면, 저 사람이 자기만의 마음 속에서 뭔가 기분이 상하거나 걸리는 게 있어서 잠수를 타면, 1) 기다리거나 2) 자기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는지 반성하다가 사과하고 매달린다. 점점 그런 식으로 죄인이 되어 사과하고, 저 사람의 뜻대로 행동하게 된다. 몇년 전에 내가 정말 딱 그랬다.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이번에도 사실 헷갈렸다. 내가 잘못한 것 같고, 더 관대하고 차분하게 기다려줘야 하나 싶었기도 하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라고, 내가 싫으면 아닌 거라고 이제는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후.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연애했으면 좋겠다.
찢어졌다 붙었다 재결합하지말고, 환승연애 이딴 거 찍디 말고.
아닌 건 아니라 그냥 잊으려한다는 다이나믹듀오 노래 중 한 곡의 가사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