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싱글로서의 시간의 의미

이 또한 값지다

by 정좋아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싶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면 난 그더 부족한 오답자일 뿐일까?


아니길.


최근에 한 영상을 보았다. 미국의 여배우인 것 같은데, 자기는 38세이지만 아이도 없고, 남편도 없다고 했다. 이런 얘기를 할 때 사람들은 그녀를 보며 ‘oh…’하고 안타까워 하는 표정을 짓곤 한단다.


하지먼 그녀는 말한다. 자신의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운, beautiful journey라고.


그 말의 뜻을 생각해 본 즉슨, 만 38세에 결혼을 못했다고 해서 그녀의 인생을 실패한 결과지로 볼 수도 없거니와, 그 38세라는 나이의 그녀의 삶도 과정/여정이라는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나의 나이와 나잇대 기준 나에 대한 기대와 잣대로 나의 현상태와 지금, 그리고 미래의 삶을 실패로 정의할 수 없다.


나는 나대로 하루 하루 작고 소소한 행복을 하며 성숙해지고, 나를 더 알아가고, 나와 더 잘 지내고 있다.


결혼을 하든, 연애를 하든, 평생을 놓고 보았을 때, 삶을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와 잘 지내는 것이다. 그래야 내가 아닌 누군가와도 잘 지냘 수 있고, 또 영원히 누군가가 함께 해줄 수 없을 때에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 이 시기를 감사하개 생각하며, 누리고 있다.


요즘에는 내가 사랑하는 외할머니를 보며, 가슴이 묵직해 지곤한다.


할머니는 공부를 잘해서 사범학교를 나와 선생님으로 일 하시다 할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하셨다. 그 후 일을 그만 두시곤, 고된 시집살이로 고생을 하시고, 아들 낳아야 한다는 모진 압박과 핍박을 견디시며 연년생으로 사남매를 낳으셨다. 그렇게 정신 없이 사남매를 키우셨고, 사남매는 어른이 되어 서울로 모두 올라 갔다.


외조부모님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우신 편이고, 지방에 사시다 보니 두분은 골프를 참 많이 치셨다. 할머니는 일흔까지도 나와 함께 스키를 타기도 하셨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한숨만 쉬신다. 아무 것도 정말로 하지 않으신다.


물론 허리가 안 좋아지셔서 더 이상 골프를 치기가 어려워 진 것도 맞다. 오래 걷기 어려워디신 것도 맞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서른이 넘게 결혼을 하지 않아서 별에 별 생각과 별 짓을 다 해 조며 스스로애 대해 깨닫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점점 찾아 가고 있다. 그런데 할머니는 그런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을까? 턱없이 부족했을 것 같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것보다 사남매,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것들은 더 신경 쓰능 날이 많지 않았을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홀로 남으니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어찌 생활해야 하는지 감을 찯디 못하시는 것 같다.


그게 참 가슴이 아프다.


할머니는 너무나 멋진 인생을 살아 오셨고, 우리 엄마를 포함한 소중한 사남매를 잘 길러내셨다. 할머니가 스스로 좋아하는 것들을 지금이라도 더 잘 찾아내실 수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글 읽기나 글 쓰기 등등 꼭 허리가 건강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


인생에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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