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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Sep 03. 2024

우리의 행복은
왜 이리도 허약해서..

'행복'에 대하여

오랜만에 혼자다.

아니, 늘 혼자이지만 24시간 혼자였던 날은 거의 없다.


침대 가득 양팔벌려 두 다리 쫙 펴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렸고

밥과 반찬도 내 맘대로 접시 하나에 이리저리 골라담아 퓨전으로 만들어 먹고

좋아하는 소맥도 홀짝거리며

아무 생각없게 날 빠뜨리는 로멘틱영화도 한편 골라서 자유를 만끽했다.


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은 이렇게 소소한 일상에서 가끔 날 찾아준다.


사실, 난 행복이란 없다고 여기는 1인이다.

그저 '행복'이라 이름지어진 감정을 느끼는 순간만 존재할 뿐. 

그러니까 행복은 없는데 행복감.만 있는.

그러니 행복은 너무 허술해서 약간만 현실에서 상처를 받아도 삐걱삐걱대는 부실한 것이다.


이러한 나의 견해를 오늘 새벽 데이빗호킨스의 책에서 발견했다.

이럴 때 난 참으로 기쁘다.

나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싶어서.


우리가 실제 살고 있는 곳은 내면이다. 건강과 부의 목적은 결국 행복이다. 단지 우리가 그렇게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건강과 부가 행복을 낳는다는 것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은 곧바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그런 점에서 행복은 건강이나 부와 무관하다. 


행복의 전형적 풍경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행복은 지극히 상처받기 쉽다. 우연히 던진 말 한마디나 비판적 논평, 찌뿌린 눈살, 앞에 끼어드는 차 때문에 평범한 사람의 행복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직장을 잃을 위기, 관계에 대한 불신, 불길한 예감이 드는 의사의 말, 무례한 택시 기사로 인해 우리 중 많은 사람이 하루를 망친다. 


우리의 행복은 왜 이리도 허약해서, 

흔하디흔한 일로 온 하루를 '망칠'까?


오늘 데이빗호킨스의 말에 힘을 얻어 

나의 생각을 조금 더 단단히 해본다. 


행복은 없고 행복을 느끼는 행복감만 존재한다. 

그러니 행복을 추구하는 것보다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이성, 

이성을 잘 다스릴 수 있는 감각을 훈련하여 

나의 몸을 제대로 활용해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훨씬 행복감을 키울 수 있다. 

그러니까. 행복을 쫒지 말고 행복감을 키우는 것. 


말도 안된다는 것을 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에 명시된 '행복'이라는 두 글자, 행복이란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덕에 따라 탁월하게 발휘되는 영혼의 활동'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행복'. 이렇게 천만가지 정의가 존재하는 두 글자, 행복. 그래서 난 이렇게 정의가 난무하면 없는 것과 진배없는 것 같고 그런 느낌, 감정만이 존재하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행복'은 어떤 순간일까. 를 떠올려보면 별스럽지 않다.

소나기가 그쳐줘서 행복하고.

두 다리 쭉 뻗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전기세걱정 잠깐 내려놓고 에어컨 실컷 틀 수 있어 행복하고.

예정대로 찾아와준 절기의 바람에 행복하고.

오늘도 무사히 새벽5시 발행을 해서 행복하고.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걱정이란 것은 아주 우습게 해결할 수 있다.

꼴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꼴보기 싫은 사람을 안 만날 용기?

받기 싫은 전화를 거부하거나 받기 싫지만 받아서 해결해내는 적절한 타협?

하기 싫은 일을 안해도 되는 자유나 하기 싫은 일을 끌지 않고 해치워버리는 후련함?

커다란 무게로 날 짓누르는 스트레스를 눈깔고 아래로 쳐다볼 수 있는 여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보다 그냥 무작정 밀어붙일 수 있는 무모함?


소소한 걱정이 내 무의식에 쌓이면 내 무의식은 나=걱정하는 사람으로 인식하니

나는 이런 소소한 것들부터 새롭게 변화시켜 내 무의식에 나=이루는 사람으로 인식시키려 한다.


정체불분명의 '행복'을 추구하느라 온갖 부정적인 것들을 쌓고 사는 일상이 아니라

정체분명의 '일상'을 해결과 만족으로 전환시켜 이루고, 채우고, 끝내는 일상을 만드는 것.


숱한 정신훈련, 연마를 거쳐 

이제 조금씩 '의식하지 않아도' 하루하루가 그렇게 채워지는 중이다. 


주> 데이빗호킨스, 놓아버림,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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