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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Oct 14. 2022

'새벽 5시'의 거래

교대와 연합, 공진화와 창조, 그리고 감사

새벽 4시 기상 4년째

새벽 5시 온라인독서모임 2년째.

이 시간의 강렬한 힘에 대해, 감사의 크기에 대해 글로 표현할 재주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함께 독서모임을 하는 회원들에게 감사한 맘으로 이 글을 씁니다.

   2022. 10.13. 독서모임을 끝내자마자 그 감동 그대로 표현해 봤습니다.


태양은 뜨기 전

별들은 귀가 전.


거대한 자연의 교대가 시작되는 장엄한 시간.


나의 잠자던 육체는 깨어있는 정신과 교합을 시작하고

나의 닫혔던 정신은 다른 이와 정신의 공유를 시작하고

나는 꺼져있던 형광등과 노트북을 켜며 세상으로의 진입을 시작하고

내가 밤새 놓았던 시간의 손을 다시 잡는 이 시간.


거대한 자연의 교대 대열에 나를 합류시키는

새벽 5시.


오늘 사용하도록 할당된 나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부여받는, 부여받아야 할, 부여받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간.


정해진 궤도에 따라 어김없이 이뤄지는 자연의 교대행렬,

또 다른 연합을 위해 가열차게 기운을 내뿜는 이 기회를 놓칠새라

어제의 나를 재빨리 버리고

새로운 날, 새로운 나로 재창조되려 '하루'로 냉큼 발을 디미는 이 시간.


'나'와 '오늘'의 거래가

'나'와 '세상'의 거래가

'나의 현재'와 '나의 미래'의 거래가

속도를 끌어안으며 공진화를 이루자 약조하는 시간.


자연에게 내가 아닌, 세상 속 유기체로서 존재하라 훈련받고,

죽은 성현들에게 산자들과 잘 사는 법을 배우며

맑아진 내 머리와 두 눈이 아직 잠이 덜 깬 모든 세포들에게 이 가르침에 순종하라 명하는

새벽 5시.


모든 것에

모든 이에게

감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경건하고 경이로운,

세상이 나를 번쩍 안고 어디에 나를 데려다놓을지 기대가 시작되는

새벽 5시.


언제나 새벽 5시에 내 인생에 등장하는 새벽 5시.

나만 여기 이 시간, 깨어있으면 어김없이 새벽 5시는 자연의 장엄함에 나의 합류를 허락한다.

결코 뺏길 수 없는, 결코 잃을 수 없는

새벽 5시.


2022. 10. 13. 새벽 5시. 내 책상. 독서모임 시작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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