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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자세의 방식으로

짧은 깊이 15

by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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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세는 유동적인 나의 지성과 심성의 외현화.

육신의 연합이

고유속에 고요하면 무엇이든 내면에 담겼다 씻겼다 머물렀다 지나갈 것이고

고유한 고요가 아닌 적막과 어둠의 고립이라면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오관(五官)으로 들어온 현상이 가슴으로,

가슴의 진동이 머리의 지성으로,

가슴과 지성의 주관으로 모든 세포가 반응하는 미세한 움직임은 다시 감각으로,

이 각각의 운동들이 어지럽지도 엉키지도 않게

자기 자리에서 기능을 수행하는 것,

지금 자신의 '실체'이다.


나의 자세는 지나간 흔적들이 누적된 총체.

눈빛, 말, 글, 손짓, 표정, 분위기, 에너지...

'나'로 대변되는 모든 것은 자신이 지나온 모든 것의 결과.

자세는 품는, 품은 것의 양에 의해

질로 판단, 비판, 평가된다.


자세는 결과의 근원이고 결과는 자세의 증거.

무언가에 정신과 감정을 집중하는 것과

그것에 자신의 정신이 빠져버리거나

감정이 함몰되어 얽매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


고로,

외적자세는 내면의 드러남이다.

주체는 자세로서 증명되며

외현은 본질을,

형상은 내면의 기록을,

존재는 자세의 방식으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어릴 적부터, 내가 나 자신이나 세상을 바라볼 때의 내적인 성실함이 나의 외모에도 나타나 있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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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서 나의 타당성을 허락받기 위해,

'이치'가 가는 길 위에 '나'라는 사람의 마땅한 명분을 검증받기 위해,

엉뚱하고 기이한 혼란 속에서도 한결같이 자신을 지켜내는 기(氣)를 위해,

기본을 일관되게 지켜 '서슬이 시퍼런' 경지로 나를 올려놓기 위해,

그리고

삶이 목적하는 한 방향을 위해,


'이유'에 대한 수용과

주어진 '조건'을 해석한 지각과

'방향'을 믿는 열린 마음이

이치에 합당한 '결과'로

자신을 이끌어줄 자세의 양분이다.


주> 시와 진실, 괴테, 동서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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