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아름다운 잔인함

by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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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입니다.


풀이 오르고

꽃이 색을 뿜습니다.


당신은

촉촉한 비가 되어 씨앗을 깨우고

따뜻한 바람이 되어

새들의 노래를

나뭇잎 사이로 보내시는군요.


하늘 아래 모든 생명에게

깨어나라 명하신

4월.


하지만,

아름다움이

제게는

잔인합니다.


버티던 계절이 묻고

잠자던 생명이

저를 바라봅니다.


깨어 났느냐고.

피고 있느냐고.

나의 계절이

준비되었느냐고.


그 물음이

아름다움보다

잔인한 이유는,


아직 발아하지 못한

저의 씨앗이

숨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담노트]


4월이다.

이란성쌍둥이의 계절.


누군가에겐 곧 행차하실 여왕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달.

또 누군가에겐 고통스럽게 잔인한 달.


누군가에겐 기다림의 연속이고

누군가에겐 기다림의 완성인 달.


드러나지 않고 버텨도 되었던 겨울이 지나고

모든 생명이 존재를 드러내는 4월.


앙상하던 가지는 푸른 잎으로 채워지고

비어 있던 마당은 군데군데 존재를 드러낸다.


확장의 계절.

증폭의 계절.


확장은 가능성을 품고

증폭은 차이를 숨기지 않는다.


자연의 흐름에 몸과 시간을 맡긴 나는,

이 아름다움에서 잔인함을 엿본다.


자연은 봄에 도달했고

나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잔인한 느낌.


이는

자연의 확장에 걸맞게 나의 무한함이 깨어나는 진통일까.

자연의 증폭에도 막혀버린 나의 인식이 깨지지 않는 두려움일까.


2026. 4. 1. 새벽 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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