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담단상 22
낙타는
삭막한 사막을 하염없이 걸어야 할 것을 알면서도
양무릎을 굽혀 자신의 등에 얹혀지는 짐에 순종한다.
거미는
그 어떤 도약판도 없이
날개없는 몸을 바람에 맡긴 채
첫번째 도약으로 거미줄을 이어내는데 성공한다.
지네는
어떻게도 설 수 없는 자신을 알기에
마음에 지독한 독 하나 품고
자기를 이동시켜줄 다리 믿고
먼지투성이 바닥을 긴다.
밍크와 사향쥐는
수많은 덫을 피해 달아나다가도
먹음직스런 먹이 앞에서 순간 정신을 잃어
덫에 걸리고 말지만
금새 상황파악, 자각하고서는
자기 다리를 뜯어내고서라도 자유를 찾아 탈출한다.
나도.
그리 살아봐야지.
그리 살아가야지.
그리 살아내야지.
그리 살게되겠지.
그리 증명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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