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 18일.
느닷없이 브런치 작가가 된 걸 알게 된 나는 그 날부터 지금까지 1 or 2일 빼먹거나 5시 조금 어겨 발행해 오점으로 남은 며칠을 빼고는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켜왔다. 브런치는 우연히 내 인생에 들어온 글쓰기 장(場)이었고 당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와 기가 막히게 연결된 기묘한 인연이라 냅다 글부터 쓰기로 했던 것이다.
나의 글쓰기 욕구는 새벽독서로부터 이어진다. 2019년 2월경(날짜는 기억안남) 정신의 허기가 지나쳐 정신이 아사직전에 머물던 때, 아는 것과 사는 것의 갭이 자꾸만 벌어지는 두려움에 몸서리치던 어느 날, 책을 제대로 읽어야겠다 싶어 그렇게 무모하게 새벽 4시 독서를 시작하고서는 (물론 초기엔 새벽에 못 일어나는 날이 부지기수)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제 새벽 독서는 혁명과도 같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나의 새벽독서 욕구는 아마도 잘 살고 싶은 삶의 간절함에서부터 기인한 것일테다. 나에겐 꿈이 있다. 나에겐 멋지게 나이들고 싶은 욕구도, 아이들에게 보란듯이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기도, 사회에서 부여한 교육자라는 이름 앞에도 당당하고 싶은. 그런 욕구로 가득차 있었던지라 공부가 필요했다. 학위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삶'을 '잘', 그리고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공부가 절실했었고 그래서 새벽+독서를 택한 것이었다.
이렇게 나의 간절함은 새벽독서로, 새벽독서의 인풋은 브런치 매일 새벽 5시 발행이라는 아웃풋으로 세상에 내보내지면서 그간 '나는 나를 키웁니다'의 30가지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엄마의 유산(지난 주로 30편 끝)'을 통해 엄마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점검해보기도 하고 인생의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탐색하기도, 또 '이기론'을 통해 개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에 대한 자각과 성찰이 자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 서툴지만 날 상대로 시험해본 내용들도, 나아가 5년이 넘은 새벽독서와 치열한 글쓰기를 통해 얻은 새로운 '삶의 관점'도 브런치에 하나하나 쌓여갔다.
책과 글이 나의 브런치공간을 가득 메우는 동안 나는 거의 칩거와 은둔, 고상한 말로는 자발적 고립을 통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고독과 너무나 친숙해졌다. 모임도 수다도 단순함을 주는 쾌락도 거의 모든 것을 끊고 오로지 책과 글에만 매달렸던 지난 5년여...
이제 (사실 주변의 권유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브런치에서 고독하게, 자기 자신을 극복해가며 글을 쓰고 책을 읽는 많은 분들과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내가 리더가 될 자신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저 나의 글에서 주장 내지 확신적으로 거론한 것들을 세상을 상대로, 조금씩 발언해가는 장을 마련해볼까 하는 것이다.
어떻게 1.5년에 구독자 3천명이 되었는지?
어떻게 매일 새벽 5시에 발행할 수 있는지?
어떻게 매일 새벽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었는지?
어떤 책을 읽어야(책을 어떻게 읽어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내 인생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지식이 필요한지?
세상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가고 나는 왜 자꾸만 뒤쳐지는지?
내 글이 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글이 책이 되고 강의를 하고 그것으로 '정신의 물질화'를 이루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가는 길이 과연 제대로된 길인지?
어떻게 꿈을 꾸고 어떻게 꿈을 이뤄나가는지?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남들은 쉽게 되는데 왜 나는 안되는지?
질문이 끝도 한도 없이 많았고 지금도 많은 질문을 받는다. 나 또한 위에서 거론한 질문에서 자유롭지 않다. 실제 브런치작가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의 도전을 돕기도 했고 내 손길이 닿는 족족 모두 작가가 되고 구독자가 느는 현상에 나도 그도 뿌듯한 경험도 여러번 했다.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내게 질문하는 많은 독자들이 계신다. 이런 모든 질문들은 단답으로 답변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기에....
그래서
심하게 망설였고
심하게 거부했고
심하게 외면했으며
심하게 숨어 있던
나는
용기의 이면에는 공포가 있다.
용기를 내는 지금 나는 공포와도 맞딱뜨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과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나의 지난 이야기들이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의 시너지를 통해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시너지들이 힘을 받으면 우리의 자녀들에게 더 좋은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망상, 허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나처럼 글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글을 쓰며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이 기대가 현실이 되기 위해 용기를 내어 한걸음 걸어보려 한다.
그래서, 이렇게 한문장으로 지담의 브런치공간을 정의해본다.
책과 글, 코칭, 그리고 강의가 함께 이루어지는 '아는 것을 사는 것으로' 이어내는 지성커뮤니티.
따라서 나의 책과 글, 강의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늘 하던대로
그리고 여기서 추가.
매주 토요일 지성커뮤니티에는 누구나 참석가능하고 누구나 발의할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자유가 주어지는 그러한 커뮤니티를 지향해본다.
양이 이끄는 사자군단보다 한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양군단을 갖는 편이 더 낫다고 한다. 나는 사자도 아니고 양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잘 살고 싶은, 글과 책을 좋아하는, 수만명의 브런치작가 중 1명일 뿐이지만 '생각하는 시민들의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지금까지 세상을 바꿔온 것은 전부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주1)'는 마가릿미드의 주장을 이해하고 혁명이라는 거대한 단어도 작은 시작에서 비롯되고 무엇이든 타협과 양보없이 묵묵히 걸어가는 자에게 반드시 위대한 결과가 주어진다는 것 역시 안다.
그런데 나의 초점은 '세상'을 바꾸려는 거대한 의도라기보다 그저 '나부터' 바꾸려는 작은 시작이다. 나도 내가 바꾸지 못하는데 어찌 내 아이를, 세상을 바꾸겠는가! 나는 '나의 변화가 곧 전체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 정수를 실천하고 싶은 것이다.
여하튼 이 시작에 작은 불씨를 나는 던지고 싶다.
지금까지 5년의 새벽독서, 20개월의 매일 새벽 5시 발행.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작은 시작으로 철저하게 날 고립시켜 정진시킨 이 시간들은 비록 나를 뒤쳐져 보이게 했을 지는 몰라도 분명한 것은 나는 잠시 뒤로 물러서 있었을 뿐, 그 시간들 속에 무서운 무언가가 쌓여있을 것을 믿는다. 니체의 말처럼....
'형이상학의 세계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은
어느 정도 길을 돌아온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시작되었지만..
나는 단지..
뒤로 물러서서 숨을 고르고 있다.
나의 시간 속에는.....
무섭고 위협적인 것이 들어있을 것이다.(주2)'
* 모임에 참여하길 원하시는 브런치 작가, 그리고 저의 독자여러분 아래와 같이 신청해주시면 되십니다!
* 강의 및 토론 주제는 매달 변경되며 원하시는 강의에만 참여 가능합니다.
주1> 스킨인더게임, 니콜라스나심탈레브, 2019, 비즈니스북스
주2>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 2001, 책세상
매달 18일 기록해왔던 지담의 브런치 성장일지
https://brunch.co.kr/magazine/brunchjw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