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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해치는 습관, 건강해지는 습관

나는 생활습관을 180도 바꿨다

by 유지민 Jan 17. 2025

나는 고2에서 고3 1년간 10kg를 빼고, 수능 이후 6개월간 20kg를 뺐다. 비만이던 시절, 과식으로 인한 위염을 달고 살았고, 몸이 망가졌다는 걸 느꼈다. 자주 졸렸고, 둔해졌다. 그때 살이 쪄서 나빠진 걸음걸이는 아직까지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지금은 내가 과거에 비만이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몸이 좋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과거에 비만이었다고 고백하면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한다. 병에 걸린 건 아니었지만, 나는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곤 했다. 과로와 폭식의 악순환. 지나친 과식을 즐겼고, 밤 12시 한 시에도 매일같이 라면이나 치킨, 새로운 한 끼를 먹었으니 말이다. 공부에 대한 보상심리로 과식을 했고, 먹는 것은 나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그리고 나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니 외적인 걸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외부만이 아니라 나의 내부도 망가져 있었다.


고3시절,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나는 시험을 앞두고 자주 위염에 걸렸다. 토하고 소화가 안되고, 속이 메스껍고 처음엔 장염이라고 생각했으나 병원에 갔을 때 위염이라고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이 위염을, 1년 동안에만 몇 번씩 걸렸다. 시험을 앞두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탓도 있었겠지만 과식을 더 이상 내 위가 견디지 못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많이 먹는 것', '음식에 대해 잘 아는 것'에 대한 쓸데없는 자부심을 가지며 나는 내 소화기관이 다른 사람들보다 튼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위는 튼튼한 게 아니라 많은 양을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핸드폰과 연동된 체중계로 몸을 측정했을 때 나온 결과의 일부이다. 신체나이 35세, 이제 막 갓 20살이 된 파릇파릇한 나이인데 35세라니. 이 측정기구가 너무 박한 것 아니냐고? 물론 이 기기는 발에만 전극이 있어 손에도 전극이 있는 인바디에 비해 부정확하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이 기기를 사용했을 때 두 분 다 10세 어리게 나왔다. 특정 질병이 있냐고? 아니다.


이는 생활패턴이 완벽하게 무너진 채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꿨다.


1. 매일 물 2L 마시기

2. 저염 저탄수화물 식단

3. 규칙적인 생활/수면패턴 유지하기

4. 음료수 입에도 대지 않기, 제로도 먹지 않는다


그 결과를 보여준다


1. 매일 물 2L 마시기


물을 충분히 마시면 소변량이 증가하며 체내 노폐물 배출을 잘할 수 있다. 물이 주는 포만감이 열량 섭취를 줄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나는 배고플 때 물을 자주 마셨고,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었다. 식욕 억제 약을 먹는 것보다 물 한 번 더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간식대신 물을 마시거나, 식사 시간 전 식욕억제를 위해 물을 마시는 것도 팁이다.


물 2L 마시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1L, 1.5L, 그리고 2L로 늘려가는 방법으로 했다. 그전에는 500mL에서 1L가 최대였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평균적으로 1L를 마시는 사람들을 볼 수 없고 조언하면 다들 힘들다고 포기한다. 다이어트는 물 마시는 것에서 시작한다. 지금은 습관이 되어 물을 꼬박 잘 마시며, 편의를 위해 1.5L짜리 텀블러를 사서 매일 가지고 다녔다.

1L& 1.5L 텀블러

1L~2L 상당 텀블러는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따로 양을 재지 않아도 돼서 유용하게 가지고 다녔던 것 같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2L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나트륨혈증을 우려하기 전에 먼저 수분부족을 걱정해야 한다.



2. 저염 저탄수화물 식단


가장 상식적인 건데 사람들이 잘 지키지 못한다. 일단 짜게 먹으면 안 되는 이유는 짜게 먹으면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몸이 탄수화물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데 물이 배출되는 게 아니라 농도를 맞추기 위해 몸에 정체되면서 살이 찐다.


탄수화물은 왜 살이 찔까? 탄수화물은 글리코겐으로 간과 근육에 저장되는데 글리코겐의 저장한도를 넘으면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물론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이다. 현미, 통밀, 고구마와 같은 복합탄수화물은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단순 탄수화물인 설탕, 흰 빵 등은 피해야 한다. 이들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빠르게 떨어뜨리는 혈당스파이크를 일으킨다. 혈당스파이크는 혈당안정을 위한 많은 인슐린 방출로 혈액 내 포도당이 빠져나가며 당뇨병 가능성이 증가한다. 따라서 식사 후 에너지 저하와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과식하게 된다.


참고로 WHO에서 권고한 1일 당류 권장 섭취량은 50g 정도이다. 버터 크로와상에는 28.56g, 약과에는 30g의 당 함유량이 들어있다. 한두 개만 먹어도 1일 당류 함량을 채우는 수준이다. 따라서 이런 음식들은 최대한 먹지 않아야 한다.



3. 규칙적인 생활/수면패턴 유지하기


규칙적인 생활습관 역시 다이어트에 필수적이다. 다이어트에는 운동과 식습관뿐 아니라 생활패턴, 충분한 수면시간이 뒷받침이 되어주어야 한다. 바빠서 지키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학창 시절에는 새벽에 자는 습관이 있었다. 공부를 하려는 핑계였지만 새벽에 자면 늦게 일어나곤 했으며 늘 몸이 찌뿌둥했다. 최근에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추려고 노력했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면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자 했다. 매일 11~12시에 자서 6시~6시 반에 일어났는데 이때 일어나면 뿌듯했고, 건강도 좋아진 느낌이 들었다. 물론 시간은 개인의 일정에 따라 조율 가능하지만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에서 9시간 수면을 하고, 식사시간도 불규칙적으로 하기보다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패턴이 중요한 이유는 호르몬과 관련되어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증가하고 포만가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 랩틴이 감소해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져 지방 저장을 촉진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운동을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잘 먹고, 잘 자기까지가 단계이다. 운동 후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운동 후 회복이 잘 이루어지고, 운동 효과가 잘 나타난다. 또한,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기 전 30분에서 1시간 전에는 전자기기를 멀리한 채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편안하게 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수면습관은 체중조절뿐 아니라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4. 음료수 입에도 대지 않기, 제로도 먹지 않는다.


다이어트할 때 가장 먼저 끊어야 할 음식을 묻는다면 단연코 '음료'라고 할 것이다. 음료수에는 당이 너무 많다. 음료수에 포함된 액상과당은 곧바로 혈당과 액상과당 수치를 높인다. 음료 역시 혈당스파이크의 주범이다. 그뿐 아니라 음료는 치아 부식의 위험을 높이며 몸속 비타민, 미네랄을 뺏어간다. 갈증해소를 위한 음료라면 더 마시면 안 된다. 혈당이 높아지면 오히려 갈증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로를 먹는 사람도 있는데 제로도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제로 제품에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가 들어가는데, 인공 감미료는 인슐린 반응을 유발해 지방 축적을 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공감미료는 체내에서 갈락토오스로 변형되어 호르몬 불균형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설탕 없이도 단맛이 나고 이 맛이 뇌에 전달되면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배고픔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리고, '제로니까 괜찮아'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많이 섭취하게 되고, 그러면 장기적으로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카페 가야 할 때가 생긴다. 나의 브런치 다른 글을 본 독자라면 알겠지만 나도 몸무게 유지 중인 현재는 카페를 다니며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따라서 '입에 대지도 않았다.'라는 말은 거짓일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20kg 빼는 기간에는 정말 전혀 마시지 않았다. 지금도 거의 가지 않으며 어쩔 수 없이 카페를 가야 할 때는 페퍼민트나 캐모마일 같은 허브차를 마셨다. 허브차는 실제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데 녹차는 지방을 분해, 페퍼민트나 캐모마일차는 소화를 도울 수 있다. 수능 본 기념으로 기프티콘을 받았을 때는 음료나 빵 대신 샐러드를 샀다. 약간의 예외를 두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의 변명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글을 읽은 독자분들도 스스로에게 혹독해지며 체중감량과 건강한 삶을 위해 스스로와의 약속을 잘 지키기를 바란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다 상식적인 내용들이다. 하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왜 저 원칙들을 지켜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이해하고 꼭 지켰으면 좋겠다. 올바른 생활습관 형성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고, 건강을 해치는 습관과 건강해지는 습관은 따로 있다.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건강은 '체질, 타고난 것'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건강한 삶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며 충분히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건강한 삶이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고, 신체와 정신 모두가 최상의 상태로 기능하는 것을 말한다. 별것 아닌 듯한 수칙을 하루하루 지켜나가다 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자아존중감까지 높아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오늘도 모두가 건강한 생활을 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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