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통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난 토요일에 감정과 몸 상태의 (부정적인) 절정을 찍고 이 정도의 크기는 오랜만에 느끼는, 조여 오는 우울감 때문에 힘든 날이었다. 요가하다가 눈물이 나왔고 오늘은 멈추기 힘들었다. 그래서 계속 흘렸다.
가족과의 관계 때문이었는데, 선생님께서 분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 울고 있을 때는 이 말이 귀에 겉에만 맴돌다가 좀 진정이 되고 수업 끝나고 추가 설명을 들었을 때 분리라는 단어가 귀를 타고 내 마음에 확 박혔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 가족, 타인과 분리를 잘 못했다. (요가를 하면서부터 깨달았다.) 이 지점을 깨닫고 나서 나는 나의 중심을 찾으면서 사람들과의 건강한 거리두기를 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그게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데, 그들을 나라고 생각해서 풀리지 않을, 풀 수 없는 문제 때문에 근래 힘들었던 것이었다.
이 사실을 깨달으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 머리를 한 대 맞고 정신이 든 기분이었다. 내가 받은 충격만큼 날 괴롭히던 안 좋은 감정들이 차근차근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일요일에 잠에서 깼는데 꽉 뭉쳐져 있던 등이 살짝 풀리는 게 느껴졌다.
아직 나한테는 울컥울컥 눈물과 감정들이 남아있었다. 내가 느끼기에는 오래 묵어둔 감정이다. 그렇게 월요일인 오늘 요가를 시작했다.
부장가아사나_Bhujangasana(1)를 위해 엎드리고 나서부터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마치 너무 울어서 숨을 헐떡거리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호흡이 불규칙하고 마시고 들이쉬는데 목에 뭔가 잔뜩 껴 있는 것 같았다. 그걸 빼내고 싶어서 계속 '큼큼'하고 소리를 냈다.
우스트라아사나_Ustrasana(2)를 하는데 오른쪽 팔꿈치부터 통증이 쭉 올라와서 어깨를 휘감고 쇄골 앞까지 이어졌다. 너무 아파서 선생님께 예전에 해주셨던 설명을 다시 해달라고 부탁했다. 선생님께서 손과 팔, 어깨의 방향을 잡아주셨다. 손은 안쪽으로, 어깨는 밖으로 밑으로. 그랬더니 어깨가 한결 편해졌다.
사람바 시르사아사나_Salamba Sirsasana(3-1), 시르사 파다아사나_Sirsa Padasana(3-2), 드위 파다 비파리타 단다아사나_Dwi Pada Viparita Dandasana(3-3),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_Urdhva Dhanurasana(3-4), 드롭백_(4)을 하면서 어깨를 우스트라아사나_(2) 할 때처럼 쓰려고 했다. 사람바 시르사아사나_(3-1)를 섰을 때 어깨의 방향성을 알려주신 것처럼 가져가니까 팔꿈치에 더 힘이 생겼다. 시르사 파다아사나_(3-2)를 할 때는 이 움직임이 가슴을 더 확장하게 해 주었고 숨이 양껏 들어올 수 있게 해 주었다. 마치 어깨가 내 가슴을 뒤에서 밀어주는 것 같았다. 시르사 파다아사나_(3-2) 할 때 내 굳어 있던 등이 가운데부터 풀리면서 갈라지기 시작했다. 숨을 내쉴 때마다, 각을 더 만들 때마다 등에서 썩은 나뭇조각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드롭백_(4)을 할 때무터 몸이 점점 뜨거워지더니 땀이 나기 시작했다. 이 느낌이 너무나 소중했고 감사했다.
그렇게 수련을 하고 집에 왔는데 수련통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 수련통이 너무 반가웠다. 우울할 때는 감정과 몸의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고 계속 안갯속 호수에 잠겨 있는 기분이었는데 수련통은 내가 살아있음을 환기시켜주었다.
(1) 부장가아사나 Bhujangasana
(2) 우스트라아사나 Ustrasana
(3)
사람바 시르사아사나 Salamba Sirsasana(1)
시르사 파다아사나 Sirsa Padasana(2)
드위 파다 비파리타 단다아사나 Dwi Pada Viparita Dandasana(3)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Urdhva Dhanurasana(4)
4번 자세에서 올라와 타다아사나 Tadasana(5)로 선다.
1 -> 2 -> 3 -> 4 -> 5 순서대로 행한다.
(4) 드롭백
타다아사나 Tadasana(3-5)에서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 Urdhva Dhanurasana(3-4)로 내려갔다가 다시 타다아사나 (3-5)로 올라오는 것을 반복한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역량만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