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 설명을 해 주셔야죠?

by 필리소

엠마는 며칠째 타로 카드들을 만지작거리며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주인 아저씨의 카드에서는 계속해서 "비밀스러운 보물"이라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줄리안의 카드에서는 "이동"이라는 강렬한 에너지가 읽혔다. 두 사람의 카드가 전하는 메시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녀는 카드를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최근 들어 주인 아저씨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딱히 다른 곳에서 일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 엠마는 그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지난주도 그렇고 이번 주에도 거의 매일 밖에 나가는 것 같단 말이지.’ 그녀는 주인 아저씨가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타로 카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보물"이라는 단어가 엠마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녀는 주인 아저씨가 집 안 어딘가에 뭔가 중요한 것을 숨겨두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가 집을 비운 틈을 타 엠마는 지난 며칠 동안 집 구석구석을 탐색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남은 곳은 단 두 군데였다—주인 아저씨의 침실과 줄리안이 머무는 차고 윗방.

줄리안은 방 안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으니, 먼저 주인 아저씨의 침실을 뒤져보기로 했다. ‘뭔가 중요한 걸 숨긴다면 어디에 숨겼을까?’ 엠마는 조심스럽게 그의 침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침실은 생각보다 단출했다. 오래된 가구와 몇 가지 개인 물건들이 놓여 있었지만, 특별해 보이는 것은 없었다. 엠마는 천천히 방 안을 훑으며 손끝으로 서랍과 책장, 침대 밑까지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방 안을 둘러보았다. ‘보물이라… 도대체 뭘 숨겼다는 거지?’ 그녀의 머릿속에는 다양한 추측이 떠올랐다. 금전적인 가치가 있는 물건일까? 아니면 감정적으로 소중한 무언가일까? 타로 카드는 그것이 단순한 물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하고 있었다.

엠마는 마지막으로 옷장을 열어보았다. 옷들 사이에 작은 상자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녀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상자를 꺼내 손으로 만져보니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뭐가 들어있지?’ 그녀는 상자를 열어볼까 망설였지만, 결국 뚜껑을 열었다.

하지만 상자 속에는 예상과 달리 낡은 사진 몇 장과 오래된 편지들이 들어 있었다. 그것들은 누군가에게 매우 소중한 추억처럼 보였다.

‘이게, 보..물?’ 아니다. 이런 추억거리가 아니라 부와 연관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엠마는 상자를 옷장에 넣어놓고 다시 주인 아저씨의 침실 한가운데 서서 방 안을 둘러보았다. 방은 어수선했다. 방 한가운데 자리 잡은 큼지막한 침대, 벽을 차지하고 있는 붙박이 옷장, 몇 인치인지 가늠도 안 되는 커다란 TV 한 대, 구석에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옷더미들. 침대 옆 탁자에는 담배 꽁초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빈 물병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너저분한 풍경이었다.


엠마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방 안을 샅샅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특별히 눈에 띄는 물건은 없었다. 옷장을 열어 안쪽까지 뒤져 보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틀림없이 뭐가 있을 텐데…’


엠마는 잠시 고민하다가 침대에 앉아 벽에 걸린 큰 TV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혹시 저 뒤에 뭔가 숨겨져 있을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TV 뒷편으로 손을 뻗었다. 먼지를 털어내듯 손끝으로 천천히 쓸어보았지만, 느껴지는 건 오랜 시간 쌓인 먼지뿐이었다. 아무런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TV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엠마는 다시 방 안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러다 문득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유난히 깔끔하게 정돈된 침대였다. 엠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응? 침대가 정돈이 되어 있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주변을 다시 한번 살폈다. 방 안은 온통 너저분했다. 담배 꽁초와 물병들, 그리고 구석구석 흩어진 옷더미들까지, 모든 것이 어수선한데 유독 침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침대만 정리를 한다고? 이 아저씨 독특한 구석이 있네.’ 엠마는 작게 코웃음을 치며 혼잣말을 했다.


그녀는 별다른 수확 없이 방을 나갈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묘한 느낌이 들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침대를 바라보았다. 뭔가 이상했다. 그녀의 시선이 매트리스와 스프링 보드 사이로 향했다. 매트리스와 스프링 보드가 살짝 어긋나 있는 틈 사이로 침대 시트가 삐져나와 있었다.


엠마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끝으로 매트리스 가장자리를 잡았다. 천천히 들어 올리며 그 아래를 들여다보았다. 그녀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점점 더 강해졌다.


엠마는 마치 끌리듯 침대로 다시 다가갔다. 그녀의 손끝이 침대 박스 프레임 아랫부분을 조심스럽게 더듬었다. '이 공간이라면 충분히 뭔가를 숨길 수 있겠어,' 그녀는 생각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채, 엠마는 침대 아래로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았다. 한 손으로는 바닥을 쓸어보았지만, 예상했던 상자나 중요해 보이는 서류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에 더러운 양말 한 짝이 잡혔다.


"에휴, 더러워." 엠마는 인상을 찌푸리며 양말을 밀쳐냈다. 그 순간, 그녀의 손끝에 종이 한 장이 스쳤다. 조심스럽게 꺼내 보니 100달러 지폐였다.


"돈이다!" 엠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급하게 침대 아래를 양손으로 더 꼼꼼히 뒤졌지만, 추가로 발견된 돈은 없었다.


지폐를 주머니에 넣은 엠마는 잠시 벽에 기대어 침대를 곰곰이 바라보았다. 뭔가 이상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매트리스를 살짝 들어올렸다.


"헉!"


엠마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새어 나왔다. 매트리스와 박스 프레임 사이 공간이 100달러짜리 지폐들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작은 돈 창고와도 같았다.


"이거였구나, 아저씨의 보물." 엠마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녀의 손끝이 살짝 떨렸다. "찾았다!"


엠마의 마음속에서는 기쁨과 동시에 불안감이 교차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왜 여기에 숨겨두었을까? 그리고 이 돈은 어디서 온 걸까?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주인 아저씨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 엠마는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며 다음 행동을 고민했다. 이 돈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모른 척해야 할까?


그녀의 손은 여전히 매트리스 위에 얹어져 있었고, 눈앞의 지폐 더미는 그녀를 유혹하고 있었다.

‘아니다. 지금은 이 돈에 손을 대면 안되.’

돈이 없어진걸 알면 아저씨가 자신을 의심 할지도 모른다. 방법을 마련 해 놓고 돈을 훔쳐야 했다.

엠마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 방 문을 닫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심장은 마치 폭발할 것처럼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침대 매트리스 사이에서 본 돈다발들이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렸다. 단순히 100달러 지폐뿐만 아니라 50달러 지폐, 그리고 다른 나라의 화폐들까지 섞여 있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머릿속을 정리하려 애썼지만, 그 광경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주인 아저씨의 침대에 그런 돈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엠마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이마를 짚었다.


그날 저녁, 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방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주인 아저씨가 집에 돌아온 소리가 들렸지만, 엠마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고 저녁도 먹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침대 아래 숨겨진 돈 생각으로 가득했다.

“지금 밥 한끼가 문제야?”


100달러 지폐가 도대체 얼마나 있었을까?

엠마는 떨리는 손으로 침대 맡에 앉아 세어본 돈의 양을 떠올렸다. 백 장은 족히 넘었던것 같다. 그것도 대충 세어본 것만 그랬다. 매트리스 아래에는 훨씬 더 많은 돈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적어도 이만 불은 족히 될 듯했고, 어쩌면 그보다도 더 많을지도 몰랐다.


난생처음 그렇게 많은 돈을 눈앞에서 본 엠마는 혼란스러움과 흥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저 돈만 있으면…’ 그녀는 잠시 상상에 빠졌다. 지금까지 겪었던 고통스러운 과거와 불안정한 현재를 모두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

”아저씨가 다른곳에 써버리기 전에 저 돈을 어떻게 빼돌릴까?” 엠마는 침대에 앉아 손가락 끝으로 무릎을 두드리며 고민했다. 주인 아저씨가 돈을 다 써버리거나 곧 다른 곳으로 돈을 옮겨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녀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훔쳐서 달아나야 해.’ 엠마의 생각은 점점 더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돈을 훔쳐 달아날 방법, 그리고 그 이후의 삶까지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처럼 돌아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며 결심했다.


하지만 방 안의 고요 속에서 울리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엠마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며 속삭였다. "정말 이걸 할 수 있을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두려움과 욕망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그녀의 삶은 이제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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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는 다음날부터 주인 남자가 외출할 때마다 차고 뒤쪽으로 향했다. 관리되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란 땅을 바라보며, 그녀는 삽을 들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 계획은 간단했다. 어느 정도 깊은 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적당한 타이밍에 주인 남자의 침대에서 발견한 돈을 옮겨 숨기는 것. 엠마는 주인 남자가 집을 비우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째 차고 뒤쪽에서 땅을 파면서도, 엠마는 줄리안의 반응이 없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차고 윗방에 있는 줄리안이라면 분명 삽질 소리를 들었을 텐데, 그는 한 번도 창문 밖으로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


‘쳇, 밤새 뭘 하느라고 낮엔 잠만 잔담?’ 엠마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삽질을 멈추고 차고 윗방 쪽을 올려다보았다. 창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엠마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주인 남자의 타로 카드에서 읽힌 "비밀스러운 보물"과 줄리안의 카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이동"이라는 키워드가 맴돌고 있었다. 돈을 발견했을 때의 흥분과 기쁨은 여전히 그녀를 들뜨게 했지만, 줄리안의 "이동"이라는 메시지는 마음 한구석에 불안을 심어주었다.


‘혹시 정말 혼자 어디론가 가버리려고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엠마는 생각에 잠겼다. 만약 줄리안이 정말 몰래 사라지려 한다면? 그녀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랑 같이 가. 우리 둘이 이 돈을 들고 도망가면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갈 수 있어.’ 엠마의 마음속에서 점점 더 강렬한 욕망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결심했다. 줄리안과 함께라면 이 모든 계획은 완벽해질 것이다.


줄리안이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급한 마음에 엠마는 삽을 내려놓고, 구덩이를 풀로 덮어 감췄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차고 윗방으로 달려갔다.


똑똑—

똑똑똑—

“줄리안? 줄리안, 거기 있어? 아직도 자고 있는 거야?”


하지만 방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쿵쿵—

쿵쿵쿵—

“줄리안! 나야, 엠마야! 위에 있지? 할 얘기가 있어. 문 좀 열어봐!!”


엠마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지만, 방 안은 여전히 적막했다. 그녀는 귀를 기울였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 조용하지?’ 엠마는 불안한 마음으로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엠마는 다시 한 번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줄리안! 나랑 얘기 좀 해!”


그러나 방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침묵은 점점 더 깊어졌고, 엠마의 불안감은 그만큼 커져만 갔다.

엠마는 문 손잡이를 돌리며 조심스레 방 안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려 있네?"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문이 잠겨 있을 거라 생각했던 엠마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살짝 당황했지만, 이미 들어온 이상 줄리안을 깨워서라도 얘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발소리를 죽이며 계단을 한 발 한 발 올라갔다.


"줄리안? 줄...리...안?" 그녀의 목소리가 조용히 방 안에 울렸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엠마는 계단 끝에 멈춰 섰다. 방 안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방 안을 살폈다. 그리고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사람이 살고 있다는 흔적조차 없었다. 침대는 이불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고, 옷장 문을 열어보니 내부도 완전히 비워져 있었다. 엠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옷장 문을 다시 닫았다가 열어보았다. 여전히 텅 빈 공간만이 그녀를 맞이했다.


"뭐야, 이게..." 그녀는 혼잣말을 하며 방 안을 천천히 걸어 다녔다. 밤새 비디오 게임을 한다고 들었던 줄리안의 컴퓨터도 사라져 있었다. 책상 위에는 종이 한장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흔적 없이 사라져 있었다.


엠마는 한참 동안 방 한가운데 서서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머릿속은 하얘지고 심장은 점점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줄리안이 사라졌다.'


그녀는 그제야 타로 카드가 계속해서 보여줬던 “이동"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줄리안은 정말로 어디론가 떠나버린 것이다. 엠마는 텅 빈 방 안에서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였다.


'어디로 간 거야, 줄리안.'


엠마의 마음속에는 상실감이 밀려왔다. 풋풋하게 설레는 마음이 시작이었지만, 줄리안은 엠마에게 오랫동안 바라보고 마음을 키워온 사랑이었다. 그는 엠마의 삶 속에서 유일하게 알아가고싶고 눈길이 갔던 특별한 존재였다. 이제 돈을 손에 넣고 둘이 함께 이 지긋지긋한 랭캐스터를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자신이 가진 돈을 보여주면 줄리안도 자기를 특별하게 생각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었는데 …

엠마의 모든 계획이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다.


엠마의 시선은 침대 위를 향했다. 매트리스 위에는 배게 하나만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그런 깔끔함조차 지금은 그녀를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말 떠났어? 몇 년 동안 너만 바라봤는데... 너는 나를 한 번도 제대로 쳐다봐 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떠나버렸어?'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 줄리안은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그녀를 남겨둔 채, 홀로.


엠마는 천천히 방 안을 걸어 다니며 마지막으로 무언가 흔적이라도 남아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모든 것은 너무나 완벽하게 비워져 있었다. 침대 옆 탁자에는 먼지만 남아 있었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평화롭기만 했다. 이 모든 평온함 속에서 엠마의 마음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녀는 방 한가운데 멈춰 섰다.

손끝으로 가볍게 침대 모퉁이를 만지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네가 이렇게 몰래 떠나버렸다면..."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내가 굳이 도망갈 필요는 없겠네."


엠마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표정 없는 얼굴 위로 점차 어두움이 내려앉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이제 더 이상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상실감과 함께 피어오르는 배신감, 그리고 새로운 결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엠마는 천천히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졌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가 또렷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방문 앞에 선 엠마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텅 빈 방 안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이 그녀를 잠시 붙잡았지만, 곧 고개를 돌리고 문을 닫았다. 이제 그녀에게 남겨진 것은 자신과 돈뿐이었다—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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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미스터 에이든, 말해주신 학생 이름... 줄리안? .. 크흠. 줄리안 이라는 학생 이름 으로 Lancaster Academy에 근황 문의를 넣었었는데 그런 이름의 학생은 없다고 하던데요? 혹시 이름이 맞습니까?"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사인 할 서류를 읽고 있던 에이든 프로메테우스는 손을 멈칫하며 눈 앞의 남자를 노려봤다.


“말씀드린 그대로 입니다. 줄리안 이라고 하는 학생은 랭캐스터 아카데미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요.” “그게 무슨 말인가? 다니지 않는다니? 언제부터?”

좀처럼 화를 내지 않고 사람 좋은 보스인 프로메테우스의 냉랭해 진 눈빛을 본 남자는 등골이 오싹 해짐을 느꼈다.

“그, 그게…줄리안 토마스 라는 이름을 문의 했더니, 그런 이름의 학생이 중학교까지 그 학교 를 다닌 적이 있긴 했습니다. 벌써 2년 전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그, 뭐.. 학비가 비싸니 공립 학교로 가지 않았을까요?”

쾅!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그 아이 도와주라고 거액의 기부금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고등 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걸 2년이 지난 지금 파악을 했다고?”


벌떡 일어나 방을 가로질러 급한 발걸음으로 나가버리는 에이든의 등 뒤로 남자의 얼굴 이 하얗게 변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야. 긴급이다. 랭캐스터 아카데미 기부금 건에 관한 자료 모두 뽑아서 내 책상 위에 올려 놔. 당장.아니, 2년치 모두. 서류 내용중에 줄리안 토마스 라는 이름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름 에 모두 하이라이트 해서 관련 내용 파악해놔. 나, 지금 바로 간다. 준비 해 놓도록.”

비서에게 통보를 마친 에이든은 곧바로 레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각 또각 또각… 레아는 얼굴에서 표정을 지운채 입을 꾹 다물고 오피스를 몇바퀴채 돌고 있었다. 에이든의 호출로 카이와 피터까지 레아의 사무실로 모두 모여 앉아 있었지만 정작 레아는 줄리안의 소식을 듣고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 30분이 넘게 생각만 하는 중이다.

“레아, 뭐라고 말 좀 해라. 너 무섭다.”

“카이, 쉿.”

“아, 나도 바쁜 사람 이라고! 누군가 일을 더럽게 못해서 삼백만불 일시 기부금도 모자라서 연 간 기부금까지 보내고도 정작 학교를 다녀야 할 아이를 못 지켰다는 말 아냐!!”


에이든은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는 카이가 얄미웠지만 받아 칠 말이 없었다.

‘어쩌다가 일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줄리안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학교에 기부를 하기로 하고 담당 직원에게 맡겼는데 그 직원이 퇴사를 하면서 인수 인계 과정에서 줄리안에 관한 얘기가 누락이 된 것이다. 워낙 거액의 기부금 이었기에 학교쪽이 사용하는 돈 관리에만 집중을 하고 학생의 이름은 중 요하게 보지 않았다는게 새 담당자의 변명이다.


줄리안을 찾아간 도깨비가 돌아오지 않아 연락을 해 봤었는데 도깨비 말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서 Lancaster Academy 에 직접 연락을 해 본 참이었다.

이렇게 될때까지 어떻게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지..


“그래서, 그 아이는 지금 어떻게 지내?”

여전히 무표정인 레아가 드디어 침묵을 깨고 에이든 에게 물었다.

“이제 알아 봐야지. 학교 등록처에 전화해서 줄리안 이름이 없는걸 재 확인 하고 여기로 바로 온거야.”

에이든은 어쩐지 죄인이 된 것 같았다.

“그래. 뭐.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유가 있겠지. 지금 가자.”

“가다니요? 지금요? 레아, 어딜.. 간다는 말 입니까? 제가 곧 미팅이 있는데..”


피터는 손목에 찬 시계를 보며 레아의 눈치를 봤다.

“아, 맞다. 암흑물질 (dark matter) 관측기 건으로 국방부 쪽 사람들과 만난다고 했었지?”

디아나를 죽인 타락한 시간 여행자들의 꼬리를 잡기 위해 피터가 관측기를 새로 만든게 벌써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관측기를 통해서 처흠 일년간은 시간여행자가 현 시점으로 돌아왔다는 흔적들을 꽤 많이 찾아 낼 수 있었다. 그게 다였다. 자신의 힘으로는 또 다시 시간과 차원의 문 을 열지 못했을테니 관측기로 얻을 수 있는 흔적들은 다 얻은 셈이다. 지난 2년간 잘 숨겼지만 이젠 정리 할 때가 되었다. 펜타곤 사람들이 뉴욕으로 온다는걸 보니 어지간히 애간장이 탄듯 하다. ‘비싸게 팔 수 있겠어.’


“피터, 오늘 잘 부탁해. 어짜피 나는 참석하지 않는 회의이니 피터가 가격 잘 받아서 팔아. 마지막 사인 하기 전에 경과 보고만 한번 해주고.”

“아니, 제가 함께 못 가는데 혼자 어디를 가신다는 거예요 레아!”

“랭캐스터 갈꺼야. 학교 교장 만나러 가는데 보디가드까지 대동하는건 오버야. 에이든과 카이와 다녀올께. 기부는 미스터 에이든 프로메테우스 회사에서 한거니까 이 친구가 가는게 제일 효과적이지. 가 자, 친구.”


자신이 필요 없다는 말에 피터는 풀이 죽었다. 그러나 자신의 기분보다 레아의 안전이 더 걱정 이 되었다. 아무리 학교 교장을 만나러 간다지만 그곳이 어디인가. 디아나를 죽인 놈들의 주거 지가 있는 곳이 아닌가.


“레아님, 아무래도 랭캐스터에 혼자 보내는건 제가 불안해서 안되겠습니다. 빨리 미팅을 마치 고 따라 붙을테니 한시간만 있다가 출발 하세요. 위치 추적기도 켜 놓으시고요.”

피터의 유난에 카이는 심사가 뒤틀렸다.

“어이~ 거기, 피터 사장. 나와 에이든이 같이 갈 꺼야. 우리가 못 믿어워서 그래?”

“그럴리가. 레아님, 본인의 체력과 신체 능력에 대해 알만큼 아시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가진 능력이 제일 큰 레아님 이지만, 체력과 신체 능력 만큼은 인간 여자들 중에서 도 최하위급 이십니다. 튼튼한 어린애들 보다도 약골 이시죠.”

“음. 그건 그래. 레아가 손이 많이 가긴 해.”

“에이든! 너까지 왜 그래!”

“음~ 미안. 네 수족으로 살고 있는 피터가 불쌍해서 그랬어. 자, 한시간 후에 떠나자. 나도 학교 뒤집어 놓을 준비를 좀 해야지.”


에이든을 노려 보면서도, 자신이 손이 많이 가는것 또한 사실이라 레아는 할 말이 없었 다. 레아는 자신이 약골인걸 알고 있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감각을 열어 공간을 살피고 나면 체력 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매사에 전면에 나서지 않고 몸을 사린다.


오늘도 사실 자신이 굳이 랭캐스터에 가지 않아도 될 일이다. 더우기 피터가 동행하지 못하고, 기부금도 엄격히 따지자면 에이든 회사인 Clairvoyant사의 일이니 자신은 늘 하던대로 뒤로 물러서 있는게 맞는데. 그런데 줄리안 이라는 그 아이가 마음에 걸린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개인 번호가 적힌 명함을 아이에게 주고 왔었다. 학교에서 지원을 받지 못했으면 삶이 어려웠을텐데.


‘왜 내가 준 전화번호로 연락을 하지 않았을까? 무슨 심각한 어려운 일이 갑자기 생겼나? 혹 시 디아나와 아는 사이라는걸 타락 여행자들이 알게 되어 붙들리기라도 했을까?’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오고갔다.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직접 가서 상황을 파악 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Lancaster Academy]


교장 비서실의 레이첼은 한시간 전 교장으로부터 내려온 갑작스러운 스케쥴 변동 지시에 여기 저기 연락을 취하느라 정신이 쏙 빠진 상태였다. 그중에는 몇달을 공을 들여 약속을 잡았던 Lancaster 시의 시장도 있었다. 레이첼은 영문도 모르고 급하게 스케쥴을 조정하며 교장 대신 사죄고 하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거짓말도 살짝 버무려서 약속을 조정했다.

“아, 네네. 죄송 합니다. 학교에 갑자기 비상이 생겨서 오늘 교장 선생님이 학교를 비우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 합니다. 시장님 시간 언제 괜찮으신지 다시 알려주시면 저희 쪽 에서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하필이면 오늘이라니.

‘교장선생님, 오늘 무슨 일이 있는거야? 자그마치 시장과의 약속을 취소하다니.’


어렵게 잡은 시장과의 만남을 취소하면서까지 교장이 해야 하는 일 이라면 학교 비상 외에는 없을거다. 당연히 학교 비상이 우선이 되어야 하겠지만 교장이 많이 아쉬워 할 것 같다.


‘교장 선생님 오늘 운이 없으시네’


비서실의 레이첼은 깐깐한 시장 비서와 대화를 하면서 등에서 땀이 흐르는 느낌이었다. 이런 어려운 일은 비서실의 선배인 Steve 가 처리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 레이첼. 교장 선생님 오후 시간들 다 비웠지?”

시장 비서와 막 전화를 끓는데 Steve 가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Speaking of devil…’


스티브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새로 짠 오후 일정표를 레이첼에게 건네며 교장의 오후 일정 을 비웠는지 확인 했다.


“네. 모두 비웠어요. 그런데 이건 뭐죠?” 스티브 에게 건네 받은 일정표에는 [오후 VIP 방문] 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보다시피. VIP 방문. 매 해 우리 학교 건물 지어주고 있으신 분 알지? Clairvoyant와 Gotham의 CEO.” 스티브는 눈을 반짝이며 레이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했다.


[한시간 전]

뉴욕의 Gotham 그룹 비서실에서 교장의 직통 전화로 연락이 왔다. Gotham 그룹은 Clairvoyant 와 함께 지난 2 년간 학교에 거액을 기부 해 주고 있는 회사다. Gotham 회사 비서실에서 온 연락 이었는데 회사의 CEO가 한시간 후에 학교를 방문 한다면 서 일방적으로 교장과 미팅을 하길 원한다는 통보를 하고 끓었다.


교장은 갑작스러운 연락에 긴장이 되었다. 제작년에 갑작스럽게 학교로 연락이 와서 무려 삼백만불을 기부한 통 큰 기부자다. 작년에도 백만불을 투척해 주었고 올해도 계속해서 지원을 하기로 약속을 했었다. 덕분에 5년 계획을 세워놨던 건물 보수 공사와 체육관 증축을 빠르게 완결 할 수 있었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서 오는게 아니면…


‘혹시 학교를 직접 보고 기부금을 더 늘리려고 하는 걸까? 아니면 돈을 어떻게 쓰는지 직접 보 고 싶어서 오는 걸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교장은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 전화기를 들었다.

“비서실, 되도록 빨리 VIP접대 준비 해주세요. 새로 공사 한 체육관과 과학관도 둘러 볼 예정 입니다. 학생들 수업에는 지장 없게 하시고. 아, 혹시 아는 기자 있으면 연락좀 넣어서 한시간 안에 학교로 좀 와달라고 해 주세요. 네네. 뉴욕 Gotham 그룹과 Clairvoyant CEO들의 방문입니다. 네. 그 기부자 맞습니다.”


“학교가 아담하네.”

레아는 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담 하다고 하기에는 이만한 캠퍼스가 세개가 있어. 풋볼 필드, 야구장, 올림픽 사이즈 수영 장, 테니스 코트, 스콰시 코트도 따로 있고.”

“그래? 조사 많이 했네?”

자신과 마찬가지로 처음 와 본 학교인데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에이든을 보며 레아는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또 아는거 있어?”

“흠.. 저기 보이는 첫번째 건물 있잖아. 맨 앞에 있는 건물. 저게 아마도 로보틱스 과학관 일꺼야. 이 학교가 로보틱스로 유명하다더라고. 이번에 새로 개장을 했다는군. 그리고 있다가 가 보게 될 체육관 건물도 자세히 봐.”

“로보틱스 건물? 체육관은 왜?”

에이든은 로보틱스 건물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턱을 만졌다.

“레아. 저 과학관 건물 말이야. 원래 5년 계획으로 지을 예정이었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5년 계획? 언제부터 언제까지 5년 계획?”

“제작년부터 5년 계획.”

“그런데 벌써 다 지었대? 계획 세우자 마자 땅 팠다는 말이네?”

“그렇지? 제작년에 땅 파서 올해 초에 완공 했다는데. 5년 계획 이었다면 펀드 조성도 안 되어 있었을텐데. 바로 땅을 팠다…라. 우리가 보낸 돈으로 지었을테지?”

“아마도?”


레아와 에이든, 그리고 카이가 과학관 앞을 서성이고 있는데 학교 관계자로 보이는 한 무리가 다가왔다.

“저, 혹시 Clairvoyant와 Gotham 그룹에서 나오셨습니까?”

카이는 말을 거는 남자의 눈을 마주 보면서 그 사람이 교장임을 직감하고 손을 내밀 었다.

“네. 카이 크로노스 입니다. 이쪽은 Clairvoyant 의 에이든 프로메스”

“잘 오셨습니다. Lancaster Academy에 오신것을 환영 합니다!”

교장은 카이가 내민 손을 양손으로 덥석 잡고 감격의 눈으로 카이와 에이든을 바라보 았다.


“이거, 환영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연락도 못 드리고 왔는데 혹시 실례가 되지 않았을까 요? 아, 이쪽은 제 동료 레아 입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다른 동료도 합류를 할 예정 입니다.”

“아, 그렇습니까? 모두 환영 합니다. 자, 먼저 안으로 들어가시죠.”

레아와 카이는 교장에게 짧은 눈 인사를 하고 앞서 걸어가는 에이든의 뒤를 따랐다. 크로노스는 건물 안으로 들어 갈 때까지 에이든이 교장의 손을 놓지 않고 있는것을 쳐다보았다. 마치 전쟁통에 잃어버린 전우를 만났다는듯 교장의 손을 꼭 붙들고 걷는 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에이든, 저 인간 지금쯤이면 교장 속내를 탈탈 털어냈겠군.’

[교장실]

“아니, 에이든. 아니, 미스터 프로메우스. 그게 무슨 말씀 이십니까? 틀림없이 지난번에는 향 후 3년간 매해 백만불씩 지원 하겠다고 하셨잖습니까? 이렇게 갑자기 말을 바꾸시면 저희도 매우 난감합니다.”

교장실 소파에 앉자 마자 에이든은 더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이 교장의 손을 놓고 장학 금 지원을 끓겠다고 통보를 했다.


“교장 선생님. 올 해 금액이 아직 지불이 안 되어 있을겁니다. 그 부분부터 바로 잡도록 하겠 습니다.”

“네, 네에? 아니 도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그리고, 바로 잡겠다니요! 우리 학교에 후원을 하는게 잘못된 일이라도 된다는 말 입니까? 무척 기분이 상하는군요!”


자신이 누구를 상대 하는줄도 모르는 교장은 놀란 마음에 에이든에게 불쾌한 감정을 쏟 아냈다.

“자. 그럼 이제 비지니스에 대한 얘기를 좀 해 볼까요?”

에이든은 가방에서 서류를 한장 꺼내서 탁자 위에 올려놓고 빨간 펜으로 처음 두 조항 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이 두 조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장은 2년만에 다시 보는 후원금 동의조항서를 보며 할 말을 잊었다.

“그, 그게…”

“아, 뭐. 사정은 있으셨겠죠. 그러나 저희 회사에서 처음부터 조건으로 부탁드렸던 조항은 부모가 없는 학생의 학비와 생활비 일체를 학교에서 지원 해주는것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2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희 돈은 장학금으로 사용이 된 적이 없었더라고요. 이것 참. 실망입니 다. 교장 선생님.”

“아, 아닙니다. 오해가 좀 있으셨나봅니다. 다 설명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제 말좀 들어보세요.”


에이든은 교장실로 오는 내내 교장의 손을 잡고 그의 속을 다 읽은 후 였기 때문에 교장 이 무슨 변명을 할지 궁금해졌다.


“그렇습니까? 제가 오해를 하고 있었다고요? 그럼 다행이네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 명단을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아… 그게. 상황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사회를 열어서 결정한 부분인데.."

이마에 땀을 흘리며 설명을 하려는 교장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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