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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Nov 30. 2024

3대의 위력

미라클 글쓰기 9기 16일차

지난 주말에 온 가족이 가을 나들이를 했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경춘선숲길 갤러리를 다녀왔다.

플라타너스가 떨어진 길을 실컷 걸었다.

끝나가는 가을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경춘선숲길 갤러리


아주 작은 화랑이다.

전시 내용이 자주 바뀐다.

전시 기간도 길지 않다.

그래서 좋다.


박수근

한국의 서민적 정서를 그림에 담은 화가,

농촌의 일상 풍경, 노동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모습을 다루었던 화가,

초등학교 미술 책에 꼭 나오는 화가이다.


그런데 박수근 家... 라니


박수근의 딸 박인숙 화가

박수근의 아들 박성남 화가


화가 박인숙의 아들 천은규 화가

화가 박성남의 아들 박진흥 화가


3대가 예술가였다.

처음 알았다.


잇는 마음, 각자의 시선 : 박수근  家 화업전

아!!

이제야 전시 제목이 눈에 들어오면서 이해가 된다.


박수근의 딸 박인숙의 <설레임>

그림들이 참 예뻤다.

방에 하나씩 걸어두고 싶은 그림들이다.

소박함에 반하고, 정겨움에 미소 지어진다.

박수근의 아들 박성남의 <자기비움>


오른쪽 사진은 내가 찜한 오늘의 포토제닉상이다.

카메라 각도의 영향과 작품의 위치 덕분에, 반에서 키 번호 1번인 셋째를 거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박수근의 손자 박진흥의 <흐린 기억의 시간>



3대가 같은 분야의 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거다.


여기서, 우리집을 한 번 보자.

꽤 가능성이 있다!!!


친정 엄마께서는 1970년대 중학교에서 가정 과목을 가르치셨다.

그땐 출산을 하면 출산휴가 한 달을 쓰고 바로 복직을 해야했었다고 한다.

육아휴직이란 개념도 없었다.

그저 '복직' 아니면 '퇴직'이었다.

친정엄마는 나를 키우기 위해 바로 학교를 떠났다.

엄마의 대학동기분들도 보면 대부분이 그때, 교사 몇 년 차에, 출산을 하고 바로 퇴직을 하셨다.

그래서 학교로 출근하는 엄마의 모습은 내 기억에 전혀 없다.

그.래.도. 엄마는 우리 집안(家)의 1대 교사이다.


나는 현재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3년에 신규 발령을 받고 지금까지 경력을 쌓고 있는 중이다.

출산휴가 3개월을 쓰면서 세 아이를 낳았고, 육아휴직도 했었다.

매일 아침 아이들과 같이 준비하고, 같이 등교하는 나는 우리 집안(家)의 2교사다.


그렇다면, 3대는?

세 아이 중 한 명 정도는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을까?

선생님이 된다면 과연 누가 될까?

현재로서는 초등학교 때까지 장래희망이 선생님이었던 둘째가 가능성이 크다.


조심스럽게,

전직 교사 - 현직 교사 - 미래의 교사

3대의 畵업..

아니 3대의 敎업을 상상해본다.


끝.


#함성미라클글쓰기 #초등교사일기 #독서가취미 #가을나들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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