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꿀팁들
KTX를 밥먹듯이 타다 보니 여러 가지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다.
KTX 특실, 산천열차, SRT와 달리 KTX 일반실은 좌석이 정방향, 역방향으로 나뉜다. 많은 사람들은 정방향을 선호한다. 사실 자주 타는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끼고 그전에도 못 느꼈기 때문에 선호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우리 남편은 역방향은 조금 멀미가 난다고 하니까 많이들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해 본다. 창문을 볼 때 정방향과 역방향의 풍경 지나가는 방향 때문일지도?
열차가 꽉 차지 않는 시간대의 KTX를 타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정방향 선호도이다. 역방향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정방향에는 다닥다닥 사람들이 모여 타고 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옆에 아무도 안 타고 혼자 앉아 가는 것이 어쨌든 편하고, 앞 뒤에도 사람이 없다면 답답한 기차 안에서 조금이나마 내 공간을 더 가진 기분이 든다. 정방향을 반드시 타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매할 때 역방향 자리를 선택하면 조금 더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꿀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으로 아는데 KTX 5호차이다. 특실을 일반실로 개조한 것으로 아는데 여기만 모든 의자가 정방향이고, 심지어 맨 앞에는 한 칸짜리 의자도 있다. 그리고 좌석 간 간격도 미묘하게 좀 더 넓어서 예매할 때 가능하다면 5호차를 선호한다. 그리고 4호차까지는 특실이기 때문에 특실 승객의 수가 일반실보다 적어 열차의 해당 부분의 인구밀도가 떨어져 이동하는 사람도 적고 알게 모르게 더 쾌적하다.
세 번째는 유아동반석 선택 혹은 피하기이다.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유아동반석이라는 것이 있고, 이곳을 이용하면 눈치를 덜 봐도 되니 편안하다. 하지만 아이가 없었을 때 나는 이 8호차를 기피했다. 그리고 아이가 없을 땐 이런 호차가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우연이라도 앉아가게 되면 괴로웠다. 출퇴근도 피곤한데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며 다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객실은 대부분 조용한 분위기이므로 조용한 열차 여행을 하려면 굳이 8호차를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은 가족끼리 이동할 일이 있으면 8호차를 이용하곤 한다. 그러나 떠들어도 되는 칸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애들은 조용한데 어른들끼리 수다를 많이 떨기도 하고(정말 비매너!), 아무리 유아동반석이라 하지만, 아이들이라 이해하려고 한다 해도 계속 떠드는 소리가 나면, 그게 내 아이가 아니라면 조금 괴롭긴 하다. 이렇게 내가 괴로운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땐 여기 앉아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다.
다음으로, 마주 보는 좌석이 있다. KTX의 마주 보는 좌석은 좀 너무하다. 너무 좁다!! 아무리 가족끼리 여행한다 해도 나는 굳이 이 자리를 예매하지 않는다. 개인 취향일 수 있으나 그냥 서로 따로 앉아 가는 것이 훨씬 좋다.
8행과 9행인데, 가끔 예약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자리를 고르다 이 자리를 고르게 되기도 하는데 그러면 앞과 옆에 모르는 사람과 낑겨타는 기분이라 상당히 불편하다. 나는 몸집이 작은데도 불편한데 성인 남성들은 매우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음으로, KTX는 9~10호차 사이에는 밖에서 타고 내리는 출입문이 따로 없고 연결이 되어 있다. 지하철의 칸 연결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 앉으면 항상 좀 어둡고, 살짝 답답한 기분도 든다.
중간에 내릴 곳이 없으므로 9호차 사람들은 다 8호차와 연결된 곳으로, 10호차 사람들은 11호차와 연결된 곳으로 이동하게 되어 내릴 때 오래 걸린다! 따라서 이 쪽은 타고 내릴 때 사람들의 줄이 길다. 만약 나는 내려서 빨리 이동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미리 내리는 문 쪽에 나가 있거나 다른 칸으로 가는 것이 좋다.
물론 나처럼 내려서 셔틀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면 이렇게까지 생각하며 다니진 않을 것 같긴 하다. 나는 1분 1초도 아까운 순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도 생각하며 다닌다.
마지막으로, 표가 없어서 입석을 구매하게 되었을 때는 일찍 플랫폼에 가서 줄을 서서 간이의자에 앉아 갈 수 있길 기도해 보는 것이 좋고, 승무원을 만나게 되면 검표를 할 텐데 그럴 때 승무원에게 앉아갈 수 있는 좌석이 있는지 물어보면 확인해서 알려준다. 물어보지 않으면 친절하게 말해주진 않으므로 앉고 싶다면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나는 보통 타면 바로 다음 역에 내리니 눈치껏 좌석 찾아 앉거나 사람이 너무 많을 땐 그냥 물어보기보다 서서 가길 택하는데, 멀리까지 갈 때 계속 서서 가면 힘드니까 일부 구간이라도 앉아갈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완전 매진이더라도 누군가 막판에 취소하거나 못 타는 경우가 있어 운 좋게 자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할인혜택(임산부, 장애 여부 등등)이나 화장실과 같은 편의시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등의 정보도 있으나 이건 검색하거나 코레일 홈페이지에도 잘 나와있으므로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