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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여름 Jan 03. 2025

통근 잠시 안녕~

일지를 마치며

2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금도 출퇴근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여러모로 그전처럼 힘들진 않다.


하지만 육아휴직 전까지는 한 해 한 해 같은 일상이 쌓여가고 피로가 누적되고 이런 출퇴근이 불편하기만 하고 힘들고 점점 내 인생의 삶의 질은 떨어져만 갔다.


그 때문에 결국 이사도 갔고, 내 삶은 한결 가뿐해지고 나아졌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 아이도 갖게 되었고, 출산 한 달 전까지 코로나 기간이었지만 많은 배려로 임신 중에도 일을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이렇게 내 일상의 한 조각을 들여다보니 별 것 아닌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별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도를 놓고 보면 서울역에서 오송역, 광명역에서 오송역은 하루 생활권(말이 좋아 그렇지)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자차를 끌며 하루종일 여기저기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끔찍한 지옥철을 한 시간 넘게 타고 다니기도 하며, 광역버스에 시체처럼 몸을 싣고 하루하루 다니는 직장인도 많을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기 전엔 내가 가장 힘든 통근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주변에서도 아직도 그렇게 다니냐는 이야기를 줄곧 들었고, 그럴 때마다 힘들겠다는 표정과 어쩌면 너는 미련히도 그렇게 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냐는 그런 표정도 느껴지기도 했다(나 스스로 날 이렇게 본거겠지만).


지금도 기차를 타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부대껴서 먼 길을 칙칙폭폭 오가지만 오늘처럼 남들이 침범하지 않는 내 한자리 얻어서 편히 앉아 갈 때는 참 좋다.


복직 후에는 이 시간에 육아로 부족한 나만의 시간을 쏠쏠히 보내는 중이라 사실 더욱 소중하다.


잠을 많이 잤고, 책을 많이 읽었고, 요새는 뜨개질도 자주 했으며, 노트북으로 무언갈 하기도 했으며, 커피를 마시며 드라마나 유튜브도 많이 봤다.


정말 내 삶의 의미 있는 한 조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금은 독특한 통근을 하는 제 일상이 꾸준히 글을 쓰게 해 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누군가의 소소한 일상을 봐주시고 관심 있게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통근시간을 달리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하고, 책도 읽고 취미 생활도 하는 시간으로 삼아 제 일상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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