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상 가즈아!
매번 저점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절대로 망하지 않는 '가상' 자산인 코인.
뭐든 먼저 해보고 모르는 상태로 나를 놔두지 못하는 나는 코인으로 돈을 잃기도 따기도 해 보았습니다. 정작 지나고 나면 외환거래 마진콜이 코인으로 잃은 돈보다는 더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코인의 불씨가 꺼지기에는 너무나 많은 볼륨의 돈이 돌고 있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지 하였던(?) 코인이 점진적으로 망하는 그런 시대는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이러한 가상자산들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만은 아닙니다. 싸이월드 시절의 도토리 아니냐는 말부터 게임머니까지 다양한 비하발언이 나왔지만, 이제는 무시하기 어려운 볼륨의 금액이 국가의 예산만큼 움직이게 됩니다. 이러한 상품은 많은 똑똑이들이 침을 흘리게 만들었고, 저도 똑똑이 호소인으로써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처음 접한 것은 '뽐뿌'라는 사이트이며, 여기서 몇 사이트는 비트코인으로 상품을 결제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구매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충전을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그때 충전해두지 않은 것을 지금도 후회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로스쿨에 입학하면서 당시에 저런 돈에 밝아있는 친구가 비트코인 채굴기라는 것이 있는데, 그걸 사면 비트코인을 충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로스쿨에 입학할 2012년 당시에는 asic 같은 고급 채굴기가 있던 시절이 아니어서, 적당히 전기를 쏟아내면 채굴이 가능한 시기였습니다.
당시 채굴기의 가격도 싸지 않았고, 사실 그 돈이면 비트코인 1개까진 아니어도 지금 기준 0.01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도 흐릿하지만 채굴기가 몇십만 원이었는데, 지금 비트코인 0.01개는 150만 원 정도이니 적어도 그때의 판단도 틀렸습니다
비트코인이 고공행진을 하고, 저는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2015년 변호사가 되고 많은 사람들은 이제 가상자산거래소라는 것을 알게 되고, 빗썸, 업비트, 코빗 3개의 회사가 한국에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동기 형 하나는 이더리움이 원래 1원인데 지금 얼마라면서 얼른 비트코인(당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으로 통용되었습니다)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외환거래(Forex)에 빠져있었으나, 외환거래는 만불 이상의 증거금이 필요한 반면 가상자산은 증거금이 없었으므로, 쉬는 김에 가상자산을 시작해 보자고 맘을 먹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큰손이 들어간다는 정보를 수집해 가면서 제 계좌는 5천만 원을 돌파하기도 하였고, 이후 적당한 가격에 팔고 나가면서 지금은 크게 손해도 이득도 보시 못하고 끝났습니다.
처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보고 이해하긴 하였으나, 사실 '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강력하게 통제된 금융정보가 빠르고, 모든 이에게 공유된 금융정보는 빠를 수도 없기에 과연 금융기관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대략적인 역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를 공개했다.
2009년 1월 3일, 제니시스 블록이 채굴되며 비트코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2010년 5월 22일, 피자 2판에 비트코인 1만 개가 쓰였다. 오늘날 가치로 치면 상상하기 힘든 가격이다. 2011년, 네임코인, 라이트코인 등 알트코인 등장. 한국 언론도 비트코인을 처음 다루기 시작했다.
2013년, 비트코인 첫 대호황. 1 BTC가 1,200달러에 도달했다. (지금은 113,500달러이다!)
2014~2016, 글로벌 붐과 해킹, 국내 인프라의 출현
2014년, 국내에도 코인플러그, 코빗 등 거래소 설립. 코엑스에 첫 비트코인 ATM 설치.
2015년, 유럽 대형 거래소 비트스탬프 해킹. 보안 리스크가 현실화.
2017년 상반기, 거래소 해킹, 개인정보 유출, 정부 규제 논의.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이 본격 유행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1115078400002
2017년 7월, 카카오·네이버 등 대기업이 블록체인에 뛰어들었다.
2017년 8월,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
2017년 12월, 정부의 ‘가상화폐 긴급대책’ 발표, 거래소 폐쇄 검토 논란.
2018~2021, ICO, DeFi, NFT 붐
2018년, 코인레일·빗썸 해킹 사건. 한국 투자자들 대규모 피해.
2019년, 업비트 580억 해킹.
2020~2021년, 기관투자자 유입. NFT 시장 급성장.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
2021년, 한국에서도 ‘김프’와 NFT 열풍이 전국적 화두.
2022년,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5월: 한국발 프로젝트 ‘테라/루나’ 붕괴. 수십조 원 증발, 글로벌 대형 사기 사건으로 기록.
2022년 2월, 클레이스왑 해킹(22억 피해).
2022년 하반기 글로벌 대형 거래소 FTX 파산., 그리고 NFT·DeFi 시장은 급속히 위축됐다.
2023~2025, 제도화, 법제화, 새로운 시장
2023년 이후, 국내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 상장, 새로운 금융도구 등장.
2024년 4월, 비트코인 네 번째 반감기.
2025년, 한국, 스테이블코인 법안 제정. 가상자산 과세 시행(1월).
변호사가 되고 가상자산으로 큰돈을 만져보지 못한 나는 몇 번의 깔짝깔짝 시도만 하고 많은 친구들을 가상자산의 피해자로 만들고 나서 그 이후로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열심히 월급으로 부채를 상환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픽카드로 이더리움을 채굴하는 것보다 그래픽카드를 사서 가격이 오른 그래픽카드를 중고로 판매하는 게 수익률이 더 좋아질 무렵, 많은 공직자들도 가상자산으로 불명예를 입기도 하였으며, 차라리 공무원을 그만두더라도 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 핸드폰에 가상자산 거래소 어플이 깔려있고 핸드폰으로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를 시청하는 게 아니라 쉴세 없이 움직이는 가상자산의 가격과 계좌잔고를 보며 웃었다가 울었다가를 반복하는 날이 많아
이러한 사회현상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양의 유행과 밈을 생성했는데, 주로 물린 사람들의 죽는소리들이 대부분이기도 했고, 반대로 급격하게 상승하는 코인으로 터지는 도파민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버티라는 의미로 HOLD를 쳐야 하나, 급하게 치다 보니 HODL이라고 치고, 이제 HODLER라고 하면서 버티는 사람들이라는 용어도 등장하게 됩니다
한국은 나름대로 가상자산에 대해서 탄탄히 대응했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심도 있는 고민으로 조금 뒤처진 감이 있기는 합니다.
2017년 실명확인 제도 도입,
2018년 ICO 코인상장 금지,
2019년 가상자산 사업자 규제 도입,
2020년 특금법 시행,
2022년부터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도입검토부터 2025년 가상자산의 과세이론과 스테이블코인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2022년 노벨상 수상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이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함께 1979년에 발표한 행동경제학의 대표적 이론인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으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전망 이론은 사람들이 합리적 기대치에 따라 결정하는 대신, 손실과 이득을 비대칭적으로 평가하여 실제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서 특히 사람들이 낮은 확률이지만 높은 보상을 주는 선택지를 실제로 선호하는 경향(risk seeking)을 설명합니다. 전망 이론은 사람들이 합리적 기대치에 따라 결정하는 대신, 손실과 이득을 비대칭적으로 평가하여 실제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이론입니다.
즉 쉽게 말하면 100% 확률로 1억 받을래, 30% 확률로 5억 받을래라고 물어보면 전자를 택한다는 것입니다.
후자가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1.5억이므로 후자가 확률상 택하는 것이 맞지만, 많은 사람들은 전자를 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후자를 택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 가장 큰 접근방법은 “한국인은 성공을 추상적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실제 확률보다 ‘희망 가치’를 더 크게 본다”는 문화적 차이를 전망 이론의 틀 안에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해석으로는, 한국 사회 특유의 ‘한 방 심리’, 즉 낮은 확률이라도 큰 성공을 꿈꾸는 투자 행태(부동산·코인·복권 등)가 전망 이론의 “낮은 확률 고보상 선호”와 잘 들어맞는다는 분석이 국내 학계와 칼럼에서 자주 인용되었습니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긍정적으로, 워낙 한국인들이 수학을 잘하다 보니 기회비용 측면에서 계산해서 더 유리한 결정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저라도 기획비용이 더 높다면 더 고액을 베팅하는 것이 당연한 건 아닐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제 사견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노출된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도박문화, 즉 어른들이 모이면 고스톱을 치면서 베팅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자연스럽게 승부사기질이 심어진 건 아닐까 합니다.
요즘에도 AI자동화를 통한 소싱, 블로그자동화 등등 다양한 부업을 소개하고 그러한 강의로 돈을 버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근본적인 의문은 그러한 블루오션은 소문이 나지 않을수록 좋은데, 소문을 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진짜 돈이 되는가입니다.
영화 84제곱미터에서도 코인과 관련된 장면이 나오는데, 부동산도 정보, 코인도 정보로 돈을 버느냐 못 버느냐 잃느냐가 나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저는 사실 유명하지 않고 부자가 되고 싶으나, 유명해지는 게 부자보다 쉬운 것 같기도 하고 합니다. 과연 코인으로 성공하는 게 빠를까요, 글을 써서 성공하는 게 빠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