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란 무엇인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만 좀 따라와

by ANDTAX


"In this world, nothing can be said to be certain, except death and taxes." - Benjamin Franklin


죽음만큼이나 확실하다는 세금

미국 국세청 특수부대를 묘사한 사진. 가짜라고 한다


세금에 관한 다양한 명언, 속담을 찾아보면 보통 죽음과 비교하거나 피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합니다. 세금은 내야 하고, 꼭 내야 하고, 피할 수 없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내야 하는 존재로 비추어집니다.


세금이 이렇게 강력한데, 사실 많은 사람들은 세금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심지어 납부한 소득세를 전액 환급받는 사람들도 공공기관에서 '내가 낸 세금이 얼만데!'라고 말합니다. 제가 국세청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납부세액이 없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작년 우리나라가 세금으로 걷은 수익은 300조~350조 원 정도 됩니다. 어마어마한 금액인데 사실 한국 명목 GDP는 2500조 원 정도 되니 10% 정도 좀 넘는 크기이긴 합니다. 세금 외에 수입을 계산하면 200조 원 정도 됩니다. 정부도 세금 외에도 사업을 하거나, 벌금과태료 등 세금이 아닌 수익금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대략 500~550조 원 정도의 수입이 발생합니다.


총인구는 5천만 명 정도이고, 1인당 총소득은 5천만 원가량이 됩니다. 그럼 국민 1인당 낸 세금은 600만 원 정도, 세외까지 합하면 약 1천만 원가량 됩니다.


무역경상수지나 법인세이나 이런 자세한 조건은 제외한 것이긴 한데, 국민 1인이 내는 세금은 평균 그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세금을 공부하게 된 계기를 쉽게 이야기하면 공익법무관 시절, 지도교수님이 헌법 제38조를 가리키며 “인간은 모두 근로를 하거나 근로자를 고용하고, 세금을 낸다. 세법은 변호사에게 기본법 다음으로 중요한 법이다”라는 말씀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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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되고자 노력하였는데, 사실 세금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누구나 내는 것이기에 실질적으로 세금 자체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많아도 극단적인 불만, 즉 세금 자체를 내기 싫다는 생각까지 이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다가 집에 마동석이 찾아와서 집기를 다 부수고 난리가 나는 경우를 드라마로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38사 기동대, 실제 모델은 서울국세청 조사 4국이고, 사기 치지도 패지도 않는다


실제로는 저러한 극단적 저항보다는 저항하더라도 모두 부드럽게 저항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불복절차라는 장기간 다수의 절차를 통해서 저항을 하게 됩니다. 그 절차의 끝에는 조세소송이라는 재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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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관 3년, 국세청 5년간 제가 한 소송만 해도 500건 정도가 되고, 승소한 금액만 3,000억 원을 넘습니다. 이렇게 금액이 큰 이유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운 좋게 큰 금액의 사건을 잘 수행해서 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1%의 수수료만 받았어도 30억인데, 공무원변호사였던 저에게는 그러한 상여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세금을 직접 공부하면 사실 양도 방대하고 어려운 건 맞습니다. 저는 책으로도, 강의로도, 대학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세금을 공부했지만 사실 실무를 통해서 가장 많이 배운 것 같기도 합니다. 세금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시간선과 언어의 문제입니다.


첫째로 4가지 시간선, 거래가 발생한 시간은 경제적 시간선입니다. 이후 과세관청은 이를 신고·조사·부과의 행정적 시간선을 갖게 됩니다. 이후 해당 세금을 다투게 되면 심판·재판을 하게 되고, 이는 사법적 시간선이 발생합니다. 이다음에, 국가는 조세절차나 징수를 위해서 뒤늦게 법률에 반영하는데, 이는 입법적 시간선입니다.


사실 4가지 시간선은 세금에서 매우 상이하지만 이어져있습니다. 겹치기도 하고 어긋나기도 하고 동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간선의 괴리가 깊어지면 질수록 국민인 납세자는 합법과 불법의 체감의 혼란을, 과세관청 또한 개정 전후의 행정의 변화에 따른 집행의 부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례로 부동산제도가 변경되면, 단순히 허가를 받느냐 마느냐 대출이 나오느냐 말고도, 세율부터 다양한 조세제도도 변경됩니다. 이러한 제도는 부동산을 팔 때 다시금 살 때의 제도를 반영해서 세금을 부과하여야 하는 부동산 양도소득세에서 머리가 쪼개지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두 번째로 2개의 언어, 즉 세금은 국민의 경제활동에 기반하여 부과되는 것이므로 경제적 언어를 사용합니다. 특히 회계나 경제, 경영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회사생활을 반드시 하지 않아도 우리가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현금흐름·가치평가·회계 같은 단어 들입니다. 그리고 세금제도는 세법으로 구성되므로, 결국 법의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자주 듣지는 못했지만 과세요건사실·법률요건·절차나 원칙 등 다양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세무서 직원 중에는, 집을 사고팔 때 세금을 내는 것에 불만인 납세자가 '학교에서 안 배웠다'라고 하면서 납부를 거부하는 경우도 봤다고 합니다. 왜 학교 다닐 때 세금을 가르쳐주지 않는가, 저도 참 의문입니다.




현대 세금제도는 재정학적 관점에서 국가의 재정을 구성하고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도록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러한 관점에서 개발되어야 합니다. 너무 어린 학생들에게 세금을 교육하는 제도가 미미한 것은 사실 성인뿐만이 아니라 웬만한 변호사들도 진심으로 달려들어 공부하지 않으면 세금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국민은 납세의무가 있다고 알려주고 이런저런 세금이 있다 정도만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입니다. 그러면 내라고 하면 내면 되는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불복을 하면 되는 것이지 납세자 모두가 세금에 정통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세금제도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도입되면 사실상 납부하는 것이 맞는지부터 의심을 하게 됩니다. 현대 법학은 헌법을 기반으로 하지만, 옛날에는 그러한 관점이 없었습니다. 어떠한 행위를 장려하거나 반대로 억압하는 수단으로 세금도 많이 쓰이기도 하였고, 반대로 어떠한 세금이 도입되면서 그러한 장려나 억압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창문 수마다 세금이 나오는 경우, 건물은 최소한의 창문만 만들게 됩니다. 모자세를 부과하면 모자 말고 다른 액세서리가 부흥하게 됩니다. 바퀴세를 부과하면 마차의 바퀴는 두 개가 됩니다.


비만세를 도입하면 사람들은 살을 빼겠지만 국민 건강을 장려하고자 함일 것입니다. 반려동물세를 부과하면 반려동물 입양에 신중할 것이기도 하지만, 세금이 부담되면 파양도 일어날 것 같습니다.


종부세나 부동산 관련 재산세제를 개편하면, 사람들은 부동산 취득에서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1세대 1 주택의 세금을 면해주니, 사람들이 결혼을 해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주세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해외에서 술을 사 오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더욱이 주류회사는 한국에서 술을 만드는 게 맞는지 의문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세금제도는 사람의 행동패턴을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마약수익도 기타소득으로 소득세를 내야한다




“과세의 기술은 거위가 가장 덜 소리치도록 최대의 깃털을 뽑는 일이다.” — 장 바티스트 콜베르


세법의 급격한 변화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종부세만 하더라도 다수의 위헌소송을 당하였고, 현재까지도 존속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없어져서는 안 되는, 부의 무상이전을 막아주는 유일한 제도라고 우리는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상속세와 증여세로 걷는 세금은 15조 정도로, 총세수입의 4~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다고도 적다고도 하기 애매한 금액이긴 하나, 엄청 유의미한 비중은 아니긴 합니다.


재정학에서는 세금 관련해서 조세저항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세율의 급격한 변화나 제도의 개편은 조세저항이나 납세자의 혼동 등을 불러일으키므로 야금야금 올리거나, 과세대상이나 혜택을 교묘하게 바꾸거나 해서 관심을 아주 많이 갖지 않으면 알기 어렵게 바뀌기도 합니다.


국가는 세금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어떻게 하면 저항 없이 많은 세금이 걷히게 할지 고민합니다. 그러한 방법은 우리가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배운 것처럼 백성의 고혈을 짜는 탐관오리 같은 방법이 아니라, 최대한 인식하지 못하게 세금을 내도록 하고, 그렇게 걷은 세금으로 다시금 국민들이 스스로 낸 세금이 잘 쓰여서 내가 세금을 내도록 결정한 행동이 나에게 더 크게 돌아온다고 인식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금 좀 내주지 않을래..?(옆구리를 찌르며)



공무원의 세금은 대기업 10군데한테서 걷은 법인세로 충당될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 계산해 보면 대한민국 10대 대기업이 낸 법인세는 8조 정도, 한국은행이 2조 정도이며 공무원 120만 명의 급여는 60조가 조금 안된다고 하니, 10대 대기업이 낸 법인세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조금 넓게 보면 50대 대기업으로 해서 계산하면 법인세 25조, 부가가치세 30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러면 조금 비슷해집니다.


회사도 임금과 제비용을 제하고 남은 금액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금액이 세후이익이 됩니다. 그 회사를 구성하는 직원들도 1년간 열심히 일하고 연봉도 오르고, 원천징수한 세금에서 연말정산해서 비용을 제한 금액을 세금을 더 내기도 하고 환급받기도 합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걷은 세금으로 공무원들 월급도 주겠지만 이래저래 사업을 해서 복지도 하고, 재정도 확충하고, 투자도 합니다.


세금은 국가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발생한 필수불가결한 존재입니다. 세금을 어떻게 내느냐, 덜 내느냐도 중요하지만 왜 내는지도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기는 너무 어려우니, 세금을 잘 아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고, 세금을 잘 안다고 하는 사람이 진짜 잘 아는지 구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엉뚱한 사람에게 세금컨설팅을 받고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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