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일전 주식동아리를 하게 된 이야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대충 요약하면 그 당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돈을 주는 치트키가 Show me the money였는데, 그 이름을 따서 주식동아리를 SMTM으로 지었다는 것입니다. 상표권은 그 당시 등록할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https://brunch.co.kr/@andtax1003/8
당시 주식공부를 꽤나 열심히 하였고 자격증도 몇 개 취득했으며, 충남대 로스쿨에서 리만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면접질문이 나왔고 얻어걸린 대답에서 잘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론도, 그리고 이젠 변호사가 되어서 주식에 대한 상법적 배경도 충실하지만, 저는 요즘 배당주와 미국지수추종 ETF만 사고 있습니다. 왜 아직도 주식부자가 되지 못하였을까요?
만 원짜리 주식 책 100권을 사서, 그중에 한 가지 방법이라도 찾아서 100만 원을 벌면 이득 아니냐. 많이 공부하라는 강사의 말에 저는 법학을 부전공하기 전에도 상당기간 공부와 실전투자를 하였습니다. 법대와 로스쿨을 지나서 이제는 많은 주식과 증권, 주권 등에 대한 법리도 빠삭합니다
주식, 증권, 주권, 주주 전부다 너무 비슷한 개념들입니다. 적어도 주주는 사람인 것을 알 테니 나머지 셋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주식(share), 주식회사의 자본은 상법에 따라 ‘주식’이라는 단위로 쪼개져 있습니다. 1만 주의 주식과 주식당 100원으로 되어있다면 자본금은 1백만 원인 주식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굉장히 오래된 개념으로,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그 주식만큼의 회사를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증권(security), 자본시장법상으로 구분하며, 지분증권(주식·주권), 채무증권(회사채) 등 투자·유통되는 권리의 단위나 형태를 뜻합니다. 일상 언어에서 흔히 ‘주식=증권’로 말하지만, 법적으로는 회사법의 주식과 자본시장법의 증권이 서로 다른 것이긴 합니다.
주권(share certificate), 과거 종이증서로 ‘주권’을 발행했었지만, 이제 상장주식은 전자증권으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자증권도 결국 주주명부에 기재되고, 매매를 할 때마다 개서가 됩니다.
주주(shareholder), 주주명부에 기재된 사람이고, 장외에서 주식을 사도 명의개서(이전 기재)를 마쳐야 회사 상대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요컨대 “명부의 이름 = 권리자”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물론 종이로 주식이 움직이던 시절에는 회사는 주주총회를 열었다가 누군가 우리 회사 주권을 가져와서 주주라고 주장하면,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됩니다. 주권을 훔친 것인지, 위조한 것인지, 진짜로 매매를 하긴 한 건지 등을 알 수가 없습니다. 주주총회 5분 전에는 특히나 이를 알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정기간 동안 주식을 매매하여도 회사에 효력이 없게 하거나, 매매할 당시 통지하여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즉 주식은 회사를 구성하는 단위이고, 이러한 주식은 증권의 형태로 법적 구성을 갖추게 되고, 그러한 구성을 갖춘 주식은 주권이 되어 종이 또는 전자로 증명됩니다. 결국 주식을 투자한다는 것은 증권화된 주권을 매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매매를 통해서 주식이 다른 주주에게 이전됩니다.
주식시장에서 오래 싸워온(?) 투사라면 내 주식이 상장폐지 되는 경우도 가능합니다. 처음 거래정지가 처음엔 “관리종목만 벗어나면 반등하겠지”라는 희망을 갖다가, 감사의견 ‘의견거절·부적정’이 나오고, 알고 보니 자본잠식이었으며, 공시·지배구조·유통기준 미달이어서 실질심사를 받고,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100원을 주고 산 제 주식은 5원에 정리매매가 되었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작고 힘이 없어 개미투자자라고도 합니다. 개미에게는 이러한 시련을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잘못된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의 책임이고, 그리고 그러한 상장제도를 악용한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이 국가입장에서도 옳겠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소중한 재산이 녹아 사라지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상법이나 자본시장법 등 이러한 법률에서 개미를 얼마나 보호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실 주식은 회사를 구성하는 단위이고, 지배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그마저 소수는 배당을 노리기도 하나, 정말 극소수만이 회사의 지배구조를 위해서 주식을 거래합니다. 회사의 실제 가치나 경영개선, 신사업을 말할 수 있는 회사의 지배자인데, 실제로 주주총회에서는 주가부양 자체만을 문의합니다. 그러니 현재까지도 많은 대한민국 상장사들은 개미투자자를 회사의 지배자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물론 ACT와 같은 주주행동플랫폼도 있기도 합니다.
물론, 여기서 간과한 점은 내가 몇억을 투자해서 주식을 사도 웬만한 상장사 지분 1%도 취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대부분 기업의 경영진들은 회사차원에서도, 경영진 개인입장에서도 경영진들이 자주 투자자들의 입맛대로 변경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경영자나 경영자 우호지분 자체가 과반수인 51%를 넘기도 합니다. 그러한 지배구조 상으로는 소수주주는 정말로 회사가 정한 방향에 말도 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상법은 소수주주를 위한 일부 제도를 마련해놓기는 하였습니다.
의결권·주주제안·열람등사를 통해서 안건 제안, 회계장부·서류 열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합니다. 달라고 해서 받아간 다음, 문제가 있는 점을 지적하며 배임죄로 고소하기 전에 똑바로 하라고 하면 강력한 해결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운이 좋다면 회사 내부세력과 외부 작전세력이 결탁한 자료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그런 건 눈이 매우 좋아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결의취소·무효·부존재 소송,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한 결정이 위법하다고 다투는 경우, 회사는 해당 결정에 따른 경영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압박에도 회사가 눈도 깜박하지 않는 경우, 주주는 회사에게 잘못 경영한 임원을 상대로 소송을 하라고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으면, 일정 지분을 가진 주주가 회사를 위해 직접 제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압박을 가하는 경우 회사는 '회사가 소란스러우면 주가가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라고 역제안을 할지도 모릅니다. 근데 내 주식이 1/100토막 나면 그런 제안이 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사실상 개인주주는 회사보다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최신 상법의 개정을 통해서 주주 이익을 보호를 법으로 보호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장하여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명문화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회사는 다른 회사와 합병하거나 분할할 때, 회사의 자금력이나 비용이 절감되는 구조로 절차를 진행하면 하나의 회사 주주는 자기 주식이 매우 저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도 기존 대부분 주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내 주식을 시가에 사달라거나 그냥 합병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 이러한 구조에서는 총주주의 이익과 공평한 대우를 해달라고 하게 됩니다.
이러면, 주주를 보호하는 아주 옳은 방향으로 보이기도 하나,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는 소수주주들이 자신의 피해를 주장하며 다수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송은 결국 경영 전반을 둔화시킬 수도 있긴 합니다.
2007년 12월에 주식을 시작했고, 사실 매년 주식투자를 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보면 벌써 18년이나 지났습니다. 18년간 주식을 전업으로 했다면 저는 아마 부자가 되었거나 거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차트를 열심히 보면서 기술적 분석도 배우고, 재무제표를 보면서 가치투자를 배우니 회계나 재무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점이 다행히도 경영으로 이끌었으니, 참으로 좋은 효과였을 수도 있습니다.
적당한 돈을 벌기도 읽기도 하였고, 그 시간을 부동산을 공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고민도 오랫동안 했습니다. 지금은 사내변호사가 되어 부동산도 주식도 가상자산도 모조리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회사를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것은 조금은 슬프지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생이었다가, 군인이었다가, 공무원이었다가, 상장사 사내변호사가 되고 나서도 주식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는데, 저의 눈은 조금씩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래 공부하고 내용을 꿰고 있어도 주식으로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나 치트키는 없던 것입니다.
쇼미 더머니 같은 한 줄만 입력하면 돈이 넘처나게 되는 것도 없고, 하나의 유료강의만 들어도 엄청난 기법을 알게 되는 것도 없습니다. 상당한 시간으로 주식 공부에도 주식부자가 되는 방법은 찾지 못하였으니, 제가 공부를 덜했거나 어쩌면 공부 방법이 틀렸을 것입니다.
옛날부터 시스템트레이딩이라는 기법을 공부했고, 그래서 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스템트레이딩이 가능했던 외환투자를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증권사도 국내주식에 프로그래밍을 통한 시스템트레이딩이 API형태로 가능하고, 가상자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감정이 있어 주식을 들고 있으면 시선도 팔리고 감정도 쏠리고 하니, 기계가 대신 공식에 맞춰서 주식을 사고팔고 해주는 것입니다.
방금 제가 한 말은, 지름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저러한 '마치 자고 있는 동안 돈을 벌어다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지름길일까요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