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행복한 독수리 최강 한화 <21>

그대는 진정 한화의 김태균, 떠나는 독수리에게 부치는 편지

by 김일주

2020시즌 치욕의 18연패란 무기력한 모습 끝에 창단 첫 10위(46승 3무 95패)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 그리고 큰 변화가 필요한 독수리 군단. 팬들은 또 한 명의 독수리를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렸다. 세상엔 영원한 건 없다. 들어온 자가 있으면 떠나는 자가 있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법칙이다. 2020년 10월 21일 한 사나이가 팀의 미래를 위해 유니폼을 내려놓고 떠났다. 프로야구 최고의 우타자 계보를 잇는 사나이. 2009년 WBC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크게 높이며 전세계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남긴 자.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중심이자 장종훈의 뒤를 이은 독수리 우타 거포. 김꽈당, 김똑딱, 김별명 등 전세계 야구선수 중에 가장 많은 별명을 가진 남자(나무위키 등록 별명 개수 1238개+α). 독수리 군단의 대장이자 오직 이글스가 전부인 남자가 마침내 정든 야구장을 떠났다. 그의 이름은 김태균.


아기 독수리들의 미래를 위해서! 이별을 선택한 김태균

천하의 그도 이별을 피할 수 없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01년 1차 지명으로 이글스에 입단한 첫해 88경기 타율 0.335 20홈런 52타점으로 신인왕을 타며 한국야구의 새로운 신성으로 떠올랐다. 2010~2011년 일본 진출 후 지바롯데 마린스 선수생활을 제외하면 오직 18년을 이글스밖에 몰랐던 남자. 통산 2014경기 동안 타율 0.320(역대 5위) 2209안타(역대 3위, 우타자 1위) 311홈런(역대 공동 11위) 1358타점 1024득점 1249 4사구(역대 2위, 우타자 1위) 출루율 0.421(역대 2위) 장타율 0.516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긴 최고의 우타자. 또한 우타자 최초로 2000안타와 300홈런을 돌파하였으며 무엇보다 86경기 연속 출루(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 최다 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 2016년 8월 7일 대전 NC전~2017년 6월 3일 대전 SK전)까지 이루며 출루의 신으로 이름을 남겼던 사나이. 2005년과 2008년, 2016년 골든글러브 수상. 이 모든 것을 이룬 이글스의 영원한 4번 타자 김태균.

2020년 10월 21일 김태균이 정들었던 이글스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은퇴 이유에 대해 “후배들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이글스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고, 그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며 “이글스 팬 여러분 모두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그것을 다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우리 팀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내가 은퇴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팀의 밝은 미래를 위한 선택임을 밝혔다. 그리고 그가 팬들에게 전한 또 다른 한마디는 모든 독수리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줬다. “팬들과 약속했던 우승을 이루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다. 후배들이 이뤄 달라”며 대장 독수리는 눈물을 흘렀다.


김태균 때문에 웃고 울었던 순간들 이젠 추억 속으로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우타자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김태균. 야구팬들이면 다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최고의 타자였던 김태균도 비판적인 여론과 싸우던 시절이 있었다. 항상 꾸준한 성적에도 홈런생산력이 적어서 똑딱이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우타 거포로서 볼넷만 많이 얻고 뛰어난 출루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른 팀 거포에 비해 홈런수가 적어 거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또한 소속팀 한화의 긴 암흑기 동안 4번타자로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했지만 부진한 팀성적과 함께 그의 활약은 묻히기도 했고 고액연봉자로서 부진한 팀성적 탓에 팬들로부터 아쉬운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글스가 전부였던 김태균은 팬들에게 늘 자랑이었고 행복이었다. 가족이자 친구 같은 존재였다. 너무 좋아해서 때로는 아쉽고 속상한 마음에 김태균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지만, 늘 야구장에서 김태균을 연호하고 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으며 목청껏 그의 이름을 소리지어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팀이 점수가 필요할 때 언제나 김태균에게 한방을 기대했으며 팬들에겐 그가 최고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앳된 얼굴의 청년이 데뷔하자마자 20홈런을 치며 대전구장을 들썩이게 했던 순간들, 2006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핵으로 맹활약하며 팬들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았던 순간,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며 팬들의 큰 자랑거리로 남았던 시간, 팀이 어려울 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며 팬들의 구세주가 되었던 순간 외에도 암흑기 시절에 위로를 주던 존재. 때로는 화나고 슬픈 마음에 김태균에게 괜한 원망과 화풀이를 하던 시절들. 그러나 늘 보고 싶고 항상 웃으며 김태균을 외친 지난 시절들. 김태균이 한화팬들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사람은 추억 속에 성장하며 미래를 꿈꾼다. 김태균과 함께 한 이글스에서의 18년의 세월들. 김태균을 보며 지루했던 학창 시절을 견뎠을 팬, 한창 행복과 좌절을 동시에 겪을 청춘시절을 보냈을 팬. 그들 모두 각자의 시절 김태균을 보며 야구장을 찾았고 지금도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최강한화 팬들이다.


2010년대 독수리들의 선물과 이별

한편 한화는 2020년을 기점으로 팀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2010년대를 이끌었던 대다수 주축 선수들이 각각 은퇴와 트레이드 그리고 방출 등을 통해 팀을 떠난다. 사랑했던 선수들과의 인연을 정리하며 공개 리빌딩을 선언한 독수리 군단. 2010년대 암흑기를 겪으며 함께 고통을 인내하고 서로 아낌없는 격려와 위로를 나눴던 추억들. 그중에서도 2018년 가을야구 진출로 다같이 환호했던 소중한 순간을 떠나보내는 한화팬 모두. 2010년대의 추억을 선물한 독수리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그들 때문에 “최! 강! 한! 화!”를 외칠 수 있었다.


2014년 한화 선발로테이션에 희망의 태양이 되어준 이태양.

2018년 가을야구를 선물한 대전팬들의 복덩이 제라드 호잉.

2010년 호쾌한 한방으로 팬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게 한 최진행.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근성의 사나이 이용규.

언제나 유니폼에 흙이 묻어있는 내야의 사령관 역대 최고의 2루수 정근우.

찬스마다 시원한 적시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든든한 3루수 송광민.

항상 마운드에 문제가 일어나면 언제든 달려 나오는 마당쇠 송창식.

묵묵히 선발과 불펜에서 임무를 다하며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는 안영명.

마운드에서 불꽃 투구를 선보인 불꽃남자 권혁.

지치지 않는 체력과 강한 어깨로 좌완 불펜의 핵심 역할을 도맡던 박정진.

극적인 홈런들을 때리며 팬들에게 묘한 중독성을 선사한 이성열.


그 외에도 2010년대 짜릿한 명장면을 선물한 독수리들이 있기에

팬들은 언제나 행복했다고 외칠 수 있었다.

이들과 함께 행복했던 2010년대를 마무리하며 이젠 2020년대의 행복을 꿈꾸는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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