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용덕 리더십과 충격의 18연패
용규가 누구에요? 이 질문을 한 사람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놀랍게도 이용규의 소속팀 한화의 사령탑 한용덕 감독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왜 한용덕 감독은 이글스의 1번타자 이용규의 이름을 모른다고 했을까? 2018년 이후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독수리 군단의 앞길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트레이드 요청 파문’ 이용규 2019시즌 1경기도 못 뛰다
11년만의 가을야구 진출로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 그들의 목표는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강팀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2019시즌 한화는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을 영입해 마운드를 강화했고, 중심타선에서 맹활약을 한 제라드 호잉과도 재계약을 하였다. 한 단계 도약을 꿈꾸는 독수리군단.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파열음이 났다. 그것은 바로 팀의 베테랑이자 주전 외야수 이용규의 갑작스런 트레이드 요청이었다. 2019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일주일 앞둔 2019년 3월 15일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소식이 퍼지면서 한화 이글스는 어수선한 상황에 처한다. 3월 22일 구단은 이용규에게 ‘무기한 참가활동정지’의 중징계를 내리며 구단 자체 최고 수위에 해당되는 징계를 내렸다. 구단 측은 “FA 계약을 체결한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시기와 진행방식이 ‘팀의 질서와 기강은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 달 전으로 돌아가면 2019년 1월 31일 이용규는 2+1년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간 4억원 등 최대 26억원에 한화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용규는 왜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레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선택을 했을까? 팀을 뒤흔들 사건임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남을 위치인 베테랑 선수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까?
감독과 베테랑의 기싸움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독수리 군단의 차기 과제는 꾸준히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이 구단이 추구하는 그림이다. 그러나 구단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생각만큼 순탄치가 않았다. ‘세대교체’, ‘리빌딩’은 모든 프로야구팀이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밟지 못한 한화에게는 더더욱 해당되는 것들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과 베테랑들의 노쇠화 현상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두드러졌다. 구단은 한용덕을 감독으로 데려와 팀을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베테랑 중심의 야구에서 젊은 선수들로 중심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베테랑과 감독간의 갈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리빌딩을 목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고자 하는 감독과 자신의 실력과 경험을 내세우며 꾸준한 출전의사를 내비치는 베테랑의 기싸움은 2018시즌부터 시작됐다.
2018년 가을야구 진출로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랐던 한화에게 작은 악재가 있었다. 포스트시즌 무대를 앞두고 팀의 베테랑 3루수 송광민과 한용덕 감독이 충돌했다. 당시 한 감독은 팀의 공수 핵심중 한 명인 송광민을 2군으로 내려 보내는 조치를 취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한 감독은 송광민을 2군으로 보낸 이유에 대해 ‘선수단의 나태해진 마음가짐을’ 들었다. 한용덕 감독은 “선수들에게서 나태한 모습이 보였다. (송)광민이에게도 2군으로 내리기 전 몇 차례 얘기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말만 해선 메시지 전달이 안 되는 것 같아 실질적으로 보여줘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광민이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자극받을 것 같았다.”라며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비록 가을야구 시작을 앞두고 다시 팀에 합류한 송광민은 한용덕 감독과 화해하며 큰 문제없이 넘어갔지만 당시 팀의 주전 3루수이자 3번타자로 맹활약한 송광민의 2군행은 많은 찜찜함을 남겼다. 흔들어진 팀의 분위기를 잡는 것이 감독으로서 해야 될 역할이지만, 가을야구를 앞둔 중요한 순간에 팀 기강 확립 차원에서 베테랑의 2군행은 상징적 사건이었다.
마찬가지로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FA계약을 체결한 간판 외야수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도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용규의 요청에 한 감독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용규가 누구에요?’라며 팀 분위기를 와해시킨 이용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시즌 팀 구상에서 제외할 뜻을 암시한 한 감독은 결국 시즌 내내 이용규 없이 팀을 운영했다. 송광민과 이용규 등 팀 리더 역할을 하는 베테랑들과 갈등을 보인 한용덕 감독. 그는 이글스 프랜차이즈 출신으로서 자존감이 넘치는 인물이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표방하지만 필요할 때는 강렬한 카리스마 면모를 지니기도 했다. 자신의 방향성에 어긋나는 선수가 있을 시 이름값에 관계없이 자신의 구상에서 제외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그 방향성에 어긋나는 선수들은 그동안 이글스를 전면에서 이끌었던 베테랑들이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간의 공정한 경쟁 속에 꾸준한 강팀이 되는 것이 모든 프로구단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그림일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리빌딩이란 과제를 풀지 못한 한화 구단은 어떻게든 각 포지션마다 젊은 선수들로 주전 자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이 어느 순간부터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과정 속에서 베테랑들은 조금씩 팀 내 입지가 줄고 있었다. 붙박이 1번타자 중견수로 활약하던 이용규 역시 2019시즌을 앞두고 9번타자 좌익수로 타순과 포지션 변경을 앞두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용규는 한용덕 감독과 불화가 있었고 구단의 징계로 인해 통째로 2019시즌을 날리며 팀과 개인 모두 큰 손해를 보았다.
그리고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2루수에 손꼽히는 정근우도 팀의 세대교체 기조 속에 중견수로 포지션을 전환하게 됐다. 많은 나이로 예전 같은 수비 실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최고의 2루수였던 정근우의 외야 전향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존 외야수들의 지지부진한 성장과 젊은 내야수들의 육성과 맞물려 베테랑 2루수의 외야 전향. 아무리 뛰어난 공격력과 야구 센스를 지닌 정근우지만 선수 생활 말년에 겪는 포지션 전환은 지켜보는 팬 입장으로서도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한창 잘치고 있는 최고의 교타자를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하위타선으로 이동. 그리고 공수주 최고의 2루수로 이름을 날린 베테랑의 중견수 전환. 심지어 경기 외적으로 선수단에 긴장감과 자극을 불어넣기 위한 간판 베테랑의 2군행. 구단의 변화에 맞춰 자신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베테랑들의 반발과 젊은 선수 육성에 초점을 맞춰 장기적으로 강팀을 만들겠다는 감독의 구상. 베테랑들과 감독의 기싸움이 독수리 군단을 흔들었다. 목적지는 아직도 멀고 독수리의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큰 파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전에 겪었던 파도와는 너무나 다르고 독수리는 거센 파도 속에서 변화의 길을 마주하고 있었다.
18연패 그리고 변화의 길에 마주선 독수리
2020시즌을 맞이한 한화. 전년도의 성적 부진(58승 86패, 9위)을 만회하기 위해 2020년을 힘차게 비상하겠다고 선언한다. 트레이드 요청 파문으로 1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용규가 구단의 징계에서 해제.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복귀했다. 또한 2019시즌 개막하자마자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허무하게 시즌을 날린 주전 유격수 하주석도 1년간의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12승과 11승을 거둔 외국인 원투펀치 서폴드, 채드 벨과도 재계약에 성공한 한화는 반등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 다짐은 개막 이후 얼마 못가 산산조각이 났다.
앞서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을 처음 구상한 때가 2020년 6월이었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진짜 이유가 이제 드러난다. 2020년 전세계를 뒤덮은 코로나의 공포가 시작된 해. 프로야구 개막도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5월 5일 어린이날에야 개막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개막을 알린 프로야구. 개막 이후에도 무관중 체제가 유지되며 썰렁함이 가득했던 야구장. 관중이 없는 적막함과 무거운 공기가 그라운드를 지배했고, 팬들은 TV 중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답답한 일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화는 프로야구 불명예 기록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2018년 긴 암흑기를 끝내며 화려한 비상을 꿈꿨던 팀. 그러나 2020년 다시 찾아온 암흑기 속에 여전히 어둠 속을 해매이며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2010년대의 암흑기가 지나고 2020년대의 암흑기를 맞이한 독수리 군단. 괴롭고 잔인하고 씁쓸한 암흑기가 다시 그들 앞에 펼쳐지게 된다. 리빌딩을 외치며 곧 반등하겠다고 외치는 독수리. 그들 앞에 펼쳐지는 긴 암흑기와 맞서 싸우는 독수리 군단의 여정은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험하다.
그리고 우리는 몇 명의 독수리들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렸다. 이글스 역사와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은 거포, 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외국인 타자, 한때 팬들에게 다시 없는 기쁨을 선물했던 감독 등 떠나는 이들을 연일 목격하며 팀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글스의 미래를 밝히려는 아기 독수리들의 탄생과 성장스토리도 펼쳐진다. 현재진행형인 독수리 군단의 리빌딩 과정과 그들이 제시하는 밝은 미래는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그들만의 길이 열렸고 이제 우리는 그들과 함께 그 길을 함께 걸을 준비가 됐다. 험난한 길인 걸 알지만 함께 걸으며 서로 격려하고 일어설 준비가 되었는가?
한용덕 감독의 퇴장과 충격의 18연패
2020년 5월 5일 프로야구가 늦잠에서 깨어났다. 코로나로 인한 사상 초유의 개막 연기와 기약 없는 기다림 끝에 맞이한 프로야구. 긴 기다림 끝에 시작된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가 펼쳐진 가운데 한화를 기다리는 것은 팬들에게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그것이었다. 승리보다는 잦은 패배는 2010년대의 아픔을 다시 떠올렸다. 잠시 잊고 지낸 적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잠시였을 뿐 또다시 그 때의 아픔이 되살아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것은 더 혹독하고 잔인했다. 5월의 햇살은 독수리한테는 허락되지 않았다. 짙은 안개와 먹구름만이 가득했다. 2020년 5월 23일 이후 독수리는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작성한다. 2013년 세웠던 자신들의 최다 연패(개막 13연패)를 갈아치우며, 6월 7일 14연패라는 구단 역대 단일시즌 최다 연패 신기록을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한용덕 감독은 30경기(당시 7승 23패)만을 치르고 최하위 상황에서 사퇴하는 비운을 맞이한다. 사퇴 하루 전 경기를 앞두고 장종훈 수석코치를 비롯해 타격코치, 투수코치 등 5명의 코치들을 1군에서 제외시키는 충격 요법도 단행해보지만 연패를 막진 못했다. 14연패까지 이어지며 한용덕 감독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렸고 구단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한 감독을 경질시키고 만다. 이글스 레전드의 허무하고 초라한 퇴장이었다.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선물했던 감독의 너무나도 갑작스런 퇴장. 떠나는 한 감독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며 팬들이 할 수 있는 건 2018년을 추억하며 한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는 것뿐이었다.
짧았던 환희의 순간을 함께 했던 감독의 퇴장. 그리고 독수리의 추락은 계속됐고 연패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한 감독이 물러나고 퓨처스팀 사령탑 최원호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맡긴 한화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팀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이성열, 송광민, 최진행 등 간판 베테랑 들을 포함해 총 10명을 2군에 내려 보내는 충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2군에서 자신이 지도했던 신인급 선수들을 1군에 불러와 분위기 전환과 함께 팀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간다.
리빌딩이 필요했던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긴 연패 속에서 과감하게 리빌딩 버튼을 누른다. 그러나 그 결정이 너무 성급했던 것일까? 다수의 신인급 선수들로 구성된 팀은 계속되는 연패에 빠지며 결국 프로야구의 불명예의 한 페이지를 작성하게 된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작성했던 단일 시즌 최다 연패(18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1군에 데뷔한 신인급 선수들은 팀의 긴 연패 속에 경기를 풀어가는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자신감 없는 모습이 이어졌다. 팀이 어려울 때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하지만 한화는 오히려 다수의 주축 베테랑들을 2군에 보내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는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리빌딩 버튼을 눌렀지만 그 시점이 다소 성급했고 이것은 프로야구 역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을 불러오게 됐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연패는 그러나 의외의 인물의 손에서 끊어지게 된다.
무명의 독수리 노태형, 절벽에서 팀을 구하다
2020년 5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독수리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18번을 연속으로 패하며 프로야구 역대 최다연패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그리고 2020년 6월 13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 대 두산 베어스 전. 모든 이들의 관심은 한화의 연패 숫자였다. 삼미 슈퍼스타즈를 뛰어넘고 프로야구 역대 최다연패 신기록을 작성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실상 거의 대부분은 한화의 연패 탈출을 회의적으로 봤다. 상대팀은 전년도 통합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 객관적 전력과 분위기에서 양 팀의 온도 차이는 극과 극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3회말 3대4로 뒤진 한화의 공격. 대전의 하늘이 두 팀의 경기를 방해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해졌고 서스펜디드 선언되면서 다음날로 연기됐다.
지고 있던 한화에게 이 비는 무슨 의미였을까? 이 날도 패하면 연패의 신기록을 쓰게 될 독수리를 보며 하늘도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린 것일까? 생각지도 못한 하늘의 눈물은 독수리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됐을까? 다음날인 6월 14일 한화 대 두산의 경기. 3회말 3대4로 뒤진 채 한화의 공격으로 경기가 재개됐다. 전날 시원하게 눈물을 쏟은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태양을 비추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이 웃음은 독수리에게도 전해졌다. 이날 한화는 그동안의 무력함에서 벗어나 상대와 치열한 접전을 이어가며 연패 탈출의 희망을 품게 했다. 9회말 2아웃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주인공은 2020시즌 처음 1군에 데뷔한 노태형이었다. 상대 투수의 폭투로 주자가 한 베이스 씩 진루하며 2,3루로 바뀐 가운데 노태형은 상대 투수의 6구째 공을 받아친다. 타구는 좌측으로 향했고 이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바로 끝내기 안타. 6회에 대타로 출전한 노태형은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04번째로 입단한 이후 2020년 첫 1군 무대를 밟은 노태형. 프로야구 최저 연봉인 2700만원을 받으며 오랜 무명 생활을 견뎌온 노태형은 5월 20일 첫 1군 무대를 밟았으나 오래지 않아 다시 2군에 내려갔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자 6월 10일 다시 1군 무대에 올라온 노태형은 절치부심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6월 11일 1군 데뷔 첫 안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의 멀티히트 활약을 선보이고, 3일 후 끝내기 안타까지 친 노태형은 그동안의 무명 설움을 털어낼 수 있었다. 전날 내린 비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결과적으로 팀의 연패 불명예를 멈춰 세웠고 한 젊은 청년의 인생을 새롭게 바꾸게 해준 비. 긴 연패 탈출에 성공한 독수리는 잠시나마 긴 고통의 시간 속에서 벗어나 그날 하루는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그날 하루로서 끝이다. 이제 그들 앞에는 새로운 길이 펼쳐질 것이고 가야할 길이 험난하고 그들의 목적지는 멀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