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덧 초등학교 5학년의 끝 무렵에 접어들었어. 그리고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가족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지. 그렇게 식사를 하는 도중 아버지가 돌연 이야기를 꺼내셨어. “그래… 그때도 이 무렵이었던가….” 그리 말하던 아버지의 표정엔 그리움이 묻어있었어. 창문을 통해, 하나 둘 켜지는 가로등을 보고 있던 나는 아버지께 물었지. “왜? 이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어?” 내가 그리 묻자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시다 계속해서 말해주셨어. “그래. 그때가 몇십 년 전이더라…. 그땐 지금처럼 시골에 가로등이 있지 않았어.” 그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참 묘하게 어린 가슴을 울렸지. 이야기는 나의 할아버지가 50세를 넘었을 무렵의 것이었어. 그날은 평소랑 달리 면에 나간 할아버지가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으셨대. 그래서 90세를 넘어선 나의 증조할머니께서 그만 걱정이 되셨는지, 어두운 밤에 불 한 점 없이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셨대. 그리고 당연지사 불이 없고, 눈이 어두우시니 할머니께서는 넘어지고 마셨어. 그렇게 허리를 크게 다치셨지. 집에 누워있는 시간이 하루, 이틀, 사흘 점점 늘어나더니 하나둘씩 작은 병들이 겹치고 말았대. “그렇게 내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그 이야기가 끝날 무렵- 우리 집은 적막이 내려앉아 있었어.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 한 아버지는 늘 하시던 말씀을 또 하셨지. “얘야 너는 꼭 너희 엄마한테 잘해라.” 계속 들어온 이야기지만 그날따라 감정하며 무게까지 전혀 다른 말 같더라고. 그래서 나 역시 평소와 달리 진지하게 답했지. “당연하지. 하나뿐인 우리 엄마 내가 챙겨야지!” 내 답에 부모님이 허허- 웃더라. 근데 그날 밤 문뜩 불안하더라고. 이런 행복이 얼마나 유지될지 말이야. 언젠간 돌아가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절로 마음이 아파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