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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May 17. 2023

미니멀라이프 실천으로 가정보육에도 정돈된 집 갖게 되다

마음까지 미니멀하게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뤄 내 배 아파 낳은 아이들인데 왜 ’ 가정보육‘이라는 단어를 보기만 해도 힘든 걸까?? 코로나 초창기에 비자받으러 잠깐 귀국하고 남편만 겨우 비자받아 다시 가서 일하러 갔다. 세 아이와 넷째까지 품은 상태로 6개월 넘게 지내며 등원중지상태로 가정보육까지 전담해서 일 것이다. 24시간 아이들과 붙어 지내고 밤새 몇 번이고 깨는 임산부였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서 더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열 살 이하의 4남매 양육하며 병원을 찾는 일은 365일 중에 150일 정도는 되는 듯하다. 일주일 정도 병원을 가지 않아 좋아했는데 주말 저녁부터 막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낮잠을 자는데 끙끙 거리며 입을 벌리고 침까지 흘리며 자는 모습을 보며 간담이 서늘했다. 왠지 가정보육 당첨된 듯한 기분에.. 다행히 주말에도 늦게까지 여는 병원이 있어서 막내와 콧물을 자꾸 들이키는 셋째를 데리고 갔다.

전날 ‘행복, 별거 아니다 ‘ 라면서 감사 가득한 말들을 SNS에서 올렸는데, 바로 다음날 불평이 튀어나오는 마음과 입을 보며 사람 참 간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상황에 따라 널뛰기하듯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음을 붙잡고 덤덤하게 병원으로 향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 수족구‘라고 했다. ‘주말 내내 마당에서 흙 만지며 너무 더럽게 놀았나?‘ 아님 ‘어린이집에서 옮아왔나?’. 첫째, 둘째가 어릴 때 수족구 걸려서 입도 못 다물고 침 흘리고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껏 아이들 키우며 코로나 감염되었던 때보다 더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겨져 있는 ‘수족구’. 다행히 막내는 생각보다 잘 자주고 셋째는 항상 그렇듯 이불에 지도를 그렸지만 여느 때와 다른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마음보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마음으로 ..


일주일에 하루 쉬는 아빠가 오전에 아이들 봐주는 동안 늘 하던 대로 오전 10시 전까지 집안을 정리하고 청소하고 내 시간은 갖지 못하고 반찬 몇 가지를 만들었다.

만들자마자 점심때가 다 되어 식사를 하고 둘째 4교시라 데리러 가야 해서 남편에게 셋째, 넷째 낮잠 재워달라고 부탁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나갔다. 초등학교 앞에 가서 둘째를 데리고 카페에 가서 내 시간을 가졌다. 주말 동안 독점육아하며 아빠 쉬는 월요일이 되길 기다리는데 ‘아빠찬스 이럴 때 써야지~ ’라는 마음으로 카페 가서 매일 마시는 인스턴트커피가 아닌 맛난 커피를 마시고 수고한 나에게 충전의 시간을 허락했다.

혼자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둘째가 그림 그리고 종이접기 하고 잘 놀아줘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며 감성, 체력 충전을 했다.


아이가 아플 때 집이 어지러우면 마음도 같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미니멀라이프 실천을 1년째 하니 마음먹고 움직이면 금방 정리되는 집이 되어 집안일에 부담이 적어졌다. ‘주방마감 이 정도면 됐어. 다 집어넣고 깨끗하게 하려는 욕심 버려’,’이 정도면 됐어 ‘라며 집안일마감을 하는 유연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내 시간을 갖고 나니 ‘수족구인 게 어디야‘,‘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원하는 것 들어줄 때까지 크게 우는 찡찡이 5살,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엄마 껌딱지 33개월 연년생 남자아이들 둘을 화요일부터 주말까지 혼자 봐야 해서 두려운 마음이 살짝 들긴 했다. 그래도 ‘넷 데리고 있을 때보단 수월하겠지~’라는 마음 장착하고 일주일 가정보육을 하려 한다.

화내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고 사랑스러운 어투로 가정보육하는 내 모습을 시각화해 본다. (제발)

미니멀라이프 실천으로 아이들이 유행병에 전염되어 갑작스러운 가정보육을 일주일 하게 되어 엄마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고 해도 마음을 지켜내며 미니멀하게 하는 방법들을 터득해가고 있는 중이다.


오히려 아이들이 집에 있으니 집안 곳곳을 돌아보고 더 빨리 집안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열심히 움직였더니 아이들이 원에 갈 때보다 더 정돈된 집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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