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실천 후 장난감을 다시 보다.
4남매를 키우는데 미니멀라이프가 어떻게 가능하냐는 말을 듣는다. 아이들 옷이며 물건들만 해도 많을 텐데 가능한 얘기냐고 묻는다. 자녀가 셋인 분들이 미니멀라이프 실천하고 출간까지 하신 이야기를 책으로 보았다. 4남매네는 아직 못 봐서 내가 4남매네여도 미니멀라이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아이가 많을수록 미니멀라이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니멀하지 못하다.)
1년 반 넘는 시간 동안 매일 비우고 정리하고 있다.
목표를 크게 잡으면 며칠 하다가 그만둘 것 같아서 최소한의 구역만을 정해두고 움직였다.
태생이 맥시멀리스트이고, 정리 못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이다. 부모님과 살던 때 내 방에는 침대 옆에 1인용 소파가 있었다. 소파 위에 앉은 기억이 없다. 인형 뽑기로 선물 받은 인형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염이 있었는데 소중한 인형이라며 가지고 있었다. 소중하다고 했지만 인형 위에는 먼지가 수북했다. 그런 내가 정리에 꽂히게 되었다. 왜냐하면 많은 아이들과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정리된 집에서 맘 편히 쉬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이 한 명당 하나씩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4개이다. 아이들은 블록 정리함을 다 쏟아부어놓고 놀아야 직성이 풀리나 보다. 블록들을 놀고 나서 정리해 주면 참 좋으련만 그러지 않았다. 정리 못하는 엄마에게 정리를 배우지 못한 탓이다. 결국 장난감 정리는 나의 몫이 되곤 했다. 남편이 늦게 오는 날이 많아 네 아이들을 간신히 재우고 장난감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싫었다. 장난감이 적어지면 정리할 물건이 적어질 거라 생각해 야금야금 비워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무슨 장난감이 없어졌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 장난감은 인형과 공 몇 개, 플라스틱 수납함 3칸짜리, 블록 4통, 레고, 인형집, 자석, 자동차 2개를 남겨두었다.
장난감 수납함 한 칸씩 셋째까지 이름을 붙여주고 각자의 물건을 정리하게 했다. 그랬더니 4살 아이도 본인 칸에 아끼는 장난감들을 넣어두고 꽉 차면 다 꺼내서 정리하려는 습관이 생기고 있다. 물론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하고 엄마를 부르긴 한다. 정리를 하는 엄마 모습을 1년 넘게 보아서인지 따라 하려 한다. 역시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비록 색종이로 접은 작품들까지 애지중지하며 본인 칸에 넣어두지만 말이다.
다둥이네는 소유욕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그래도 본인 칸을 벗어나게 소유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오히려 장난감이 적어지니 일상 생활용품들을 가지고 논다. 의자를 변형시켜 논다. 주방 용품들 안에 블록을 넣고 요리하는 흉내를 내며 역할 놀이를 한다.
줄넘기를 의자에 묶고 넘기, 아래로 기어가기 등을 하며 논다. 책으로 울타리를 쌓아 놀기도 하고 책탑을 쌓기도 한다. 책상을 만들고 학교 놀이를 하기도 한다.
하교, 하원한 후에는 무조건 바깥놀이를 조금이라도 하려 하고 있다. 집 앞에 작은 마당이 있어 흙 만지고 놀게 한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놀이터 가서 뛰어 논 기억이 더 많지 않은가? 더 이상 완제품을 아이들 손에 쥐어주고 싶지 않다. 장난감으로 놀게 하려면 조립하며 노는 장난감이 아이들 발달에도 좋다고 한다.
미디어 노출은 최소한으로 한다. 주3회 미디어 시간을 한 시간씩 갖는다. 영어DVD는 일주일에 2,3번 보여준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첫째 아들과 1학년 둘째는 핸드폰을 사주지 않았다. 아빠와 함께 게임기로 정해놓은 시간만큼만 했었는데 자주 하지 않아 게임기는 중고판매 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보단 생활용품을, 엄마아빠 품을, 자연을, 경험을 내어주고 싶다.
언제부터 장난감이 아이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 걸까? 엄마가 편하려고 손에 쥐어줬던 건 아닌지 장난감을 비워내며 반성하게 되었다.
<장난감 비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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