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와 살아도 우리의 쉴 공간 사수하기
우리 집에는 내 방과 남편방이 있다. 4남매와 함께 살고 있긴 하지만 아직 아이들이 어려 각자의 방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주로 거실에서 생활하고 장난감이 방에 있어도 거의 거실로 가져 나와 논다. 남편은 매일 새벽에 나갔다가 들어오고 저녁 늦게 오는 날도 있어서 현관 옆 방을 내주었다. 아이들이 자고 있을 때 아빠의 문소리에 깰까 봐 모두 현관에서 멀리 떨어진 안방에 재운다. 아빠가 집에 왔을 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방을 만들어줬다. 그 방 안에는 아빠의 옷가지와 책상, 책장, 수납장, 매트리스가 있다.
선천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아 매트리스를 사용한다. 결혼을 해도 본인 방이 있는 남편은 얼마나 행복할까? 몇 개월간 물건을 비워내고 정리하면서 생겨난 방이기에 더욱 값지다.
미니멀라이프 시작하기 전에는 남편이 쉴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거실에 소파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누워 쉴 공간도 허락되지 않았다. 아이들 물건으로 가득 찬 거실에서 남편도 나도 쉴 수가 없었다. 가족 모두 쉴 수 있는 집이 되길 바라본다.
4남매가 잠들고 나면 작은 방으로 간다. 한쪽에는 아이들 장난감을 놓아두었고 또 한편에는 내 책상과 의자, 책장을 놓아두었다. 그 책상에 앉아 묻어두었던 작은 나의 꿈들을 펼쳐 나간다. 책을 읽기도 하고 짧게 글을 쓰기도 한다. 운동을 하기도 하고 묵상과 기도를 한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새벽에 사용하거나 등원, 등교한 뒤에도 사용한다. 집에 나만의 공간이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물건을 비우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집에 가장 오래 있는 사람은 나인데 정작 내가 쉴 곳이 없었다. 식탁의 물건들을 조금 치우고 거기 앉아 뭔가를 하려고 했었다. 이미 난장판인 집이 보여 무언가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중도 되지 않았다.
나의 공간을 만들고 하나씩 이루어가는 일들이 생겨 감사하다. 내가 살아나는 공간 소중하다. 집에 작은 엄마만의 공간을 만들면 엄마가 행복해진다. 엄마 아빠가 행복해지면 아이들도 행복해진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 가능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공간을 재배치해가며 가족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