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이지만 있을 건 다 있어요
삶을 살아가는데 한 명당 필요한 물건은 몇 개나 될까?
몽골인의 평생 소유하는 물건은 평균 300개 정도라고 한다. 적게 소유하는데도 300개 정도면 6명이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집에는 물건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
주방만 해도 물건의 수를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어마어마하게 많은 물건이 있다.
텀블러 7개, 주전자, 컵 열몇 개, 수저포크젓가락, 그릇, 냄비, 프라이팬 등등 많이 있다.
그나마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며 같은 기능을 하는 물건들은 줄여가고 있다.
가위 2개, 칼 3개, 감자 깎는 칼 2개 등 아이들과 요리할 때 사용할 물건들은 넉넉히 가지고 있다.
국자, 뒤집개, 집게 등의 조리도구는 하나씩만 가지고 사용하고 있다.
가능한 한 적게 소유하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물건이 적을수록 편하기 때문이다.
물건이 적으면 설거지거리가 줄어든다. 바로바로 씻어 사용하기에 쌓이는 물건이 적어진다.
4남매 옷은 한 명당 몇 벌씩 되는지 세어보진 않았지만 각자 주어진 칸에 있을 정도로만 유지하며 지내고 있다.
내 옷은 사계절 40벌 정도, 신발은 4켤레 있다.
전업주부라 차려입고 나갈 곳이 없어 가능한 일이다.
책은 3*5단, 3칸 두 개, 4칸, 5칸, 2칸*2개의 책장이 거실과 방마다 있다.
많이 줄이고 줄여서 그나마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 어릴 때 책육아 한다고 베란다까지 책장으로 도배를 했더랬다. 책을 다 빼놓고 정리하지 않으면 모두 나의 몫이었다.
책으로 도배되어 있어서 그런지 책 읽는 것을 즐겨한다. 가끔 도서관에 가서 새로운 책을 빌려 읽는다.
수건은 10장으로 사용한다. 아침, 저녁으로 세탁기를 돌리고 건조하면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불은 바닥 생활을 하기에 많이 소유하고 있다.
가끔 놀러 오시는 부모님과 친구네가 자고 가도 될 만큼 가지고 있다.
문구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것들이 많아 키 큰 수납장에 종류별로 모아 보관하고 있다.
대학 때까지 쓰고도 남을 만큼의 연필도 소유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로 미니멀리스트이냐 아니냐가 판가름되는 건 아니다.
미니멀라이프는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거실에 아무것도 없이 살고 있을 것이고 우리 집처럼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조금 여유 있게 쟁여놓고 지내기도 한다.
내가 직접 사서 쟁여놓은 물건들은 아니지만 받은 물건들은 열심히 사용하여 소진한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줄여가며 생겨나는 공간과 시간을 나와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다둥이네이기에 주변에 좋은 분들이 옷과 신발 등을 많이 물려주신다.
거절하기 어려워하는 성격이라 일단 감사히 다 받고 그중에 꼭 사용할 물건을 남긴다.
최근에 75리터 쓰레기봉투 한가득 신발을 물려받았다.
어제 또 신발과 옷을 물려받아서 신발장을 열고 아이들에게 신고 싶은 신발만 남겨 넣어두라고 했다.
미니멀라이프 3년 차 들어가니 아이들도 적응하나 보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신을 신발들을 고르고 정리했다. 나머지는 나눔을 하거나 헌 옷수거함에 넣어 비울 예정이다.
이것도 많다. 아이들 역시 늘 신는 신발만 신기 때문이다. 남겨둔 신발 중에 신지 않는 신발은 또 한 번 추려낼 것이다.
물건을 구매할 때 나에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욕심인지 한참을 고민해 보고 구매한다.
값이 조금 나가더라도 한 번 사서 오래 사용할 물건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마당에 텃밭 관리할 물건들과 흙놀이 용품, 캠핑의자와 텐트 등 많이 있다.
장마 시작 전에 인덱스 수영장도 구매했다.
여름 방학 때 마당에서 물놀이를 많이 할 마음으로 중고거래로 구매했다.
그래도 스스로 미니멀리스트라고 여기고 있다.
꼭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미니멀라이프를 선택하게 되어 예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여유로운 공간이 주어졌고 집안일하는 시간이 줄어 자기계발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가끔 다른 집에 공간을 선물하는 일도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갖게 되었다.
오늘도 행복한 미니멀라이프를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