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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Jul 04. 2024

미니멀라이프 혼자 못하면 함께 시작하기

행복과 돈 버는 정리

미니멀라이프 시작한 지 1년 되었을 때부터 <정리축제>라는 이름으로 비움정리 챌린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집에 있으면서 스트레스 받고 정리를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정리를 배워본 적이 없고 잘 하지 못했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이것도 치워야 하고 저것도 정리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쌓여져 있는 물건들을 보면 한숨만 나왔다.

아이가 어려서 장난감도 많아야 하고 책도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밤마다 아이들을 간신히 재우고 나면 다시 거실로 나와 바닥 한 가득 어지럽혀져 있는 장난감들을 조용히 주워담았다.

어떤 날은 신세한탄까지 하며 울며 정리하던 날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면 다시 장난감들로 초토화 되었다. 4남매를 키우다보니 이런 생활을 거의 8년 정도 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상했다.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았다.

집안일만 하다가 끝날 것 같은 삶을 청산하고 싶었다. 집에서 휴식을 누려보고 싶었다.

내 집인데 다른 내 집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 떠날래~ 내 집으로~’    

내가 바라는 그 쾌적하고 깔끔한 집.

나도 살아보고 싶었다.

아이들이랑 뒹굴 거리며 눈 맞추고 깔깔거리며 과일 나눠먹는 여유로운 저녁시간.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 집을 만들기 위해 정리챌린지에 참여하고 조금씩 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몇 기수 참여하고 나서 모임이 이어지지 않았다.

모임이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챌린지 모임이 20기째 이어지고 있다. 매월 3주씩 한 구역을 날마다 정해놓고 불필요한 물건들을 비워내고 가지런히 정리하고 제자리를 만들어주는 챌린지다.    

꾸준히 함께 해 온 분들의 후기를 들을 때 행복하고 '바로 이거지' 싶다.

남편이 인테리어 다시 한 것 같다고 했다고, 부모님이 오셔서 집이 왜 이렇게 환해졌냐고, 정리업체에 맡겼으면 30평대 300-400만원 들었을텐데 돈 벌었다고, 집이 싫어 자주 나갔는데 집순이가 되어간다고, 무엇보다 남편과 가족과 사이가 좋아졌다는 후기를 들을 때 뿌듯하고 감사하다.    

4남매 엄마로서 누구보다 엄마들의 고충을 알기에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정리축제 챌린지는 <정리는 축제다>라는 대주제와 <만원의 행복>이라는 소주제가 있다.

정리를 축제처럼 하자는 뜻이 있고, 참여비용이 만원이기 때문이다.    

단지 집에 있는 자잘한 불필요한 물건들을 비우고 정리한 것 뿐인데 우리에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 찾아온다.    

‘공간이 주는 힘’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빈 여백이 주는 여유로움, 정돈된 집이 주는 상쾌함 같은 걸 느낄 수 있기에 챌린지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혼자 정리하다보면 현타가 온다.

 '내가 지금 이 시간에 다른 할 일 많은데 왜 이걸 하고 있지? 이렇게 비우고 정리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그럴 때 챌린지에 참여하면 같이하는 분들의 정리 전후 사진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는다.

으쌰으쌰 하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함께의 힘, 인증의 힘 무시할 수 없다.

서로 응원해주고 달라져가는 모습들을 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커뮤니티. 아름답지 않은가?

사람의 의지는 믿을 수 없다.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은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나를 가둬놓았을 때 나오는 것이다.

정리를 못하면 정리하는 모임에 나를 넣어두고 함께 하고, 운동을 못하면 운동하는 모임에 나를 가둬두면 어쩔 수 없이 인증하기 위해서라도 하게 된다.

내가 산 증인이다.

미니멀라이프 시작하고 혼자는 못 할 것 같아 SNS에 인증기록을 남기고 정리챌린지 모임에 들어갔다. 목표를 세우고 5개월 동안 대대적인 비움과 정리를 통해 6인 가족 이사 5톤 윙바디 트럭 한 대로 했다.

이사 견적을 보러 오신 분들이 6인 가족인데 이 정도면 짐이 적은 편이라고 하셨다.

정리 시작 5개월 전이라면 5톤 트럭 2대는 거뜬히 넘겨 이사했을 것이다.

    

정리의 시작은 비움이다.

무조건 다 갖다 버리라는 게 아니다.

나에게 도움을 주는 물건을 남기고, 불필요한 물건, ‘언젠가 쓰겠지’ 하며 남겨두고 2년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많은 물건들을 비우라는 것이다.

그냥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은 기부나 중고판매를 하면 된다.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많이 사놓았고 정리하지 않았던 예전의 나와 대화하며 반성하고 다시는 이렇게 많이 쌓아두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되는 것이다.

오늘도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짜증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정리 챌린지에 함께 참여하며 물건 뿐 아니라 마음의 짐까지 같이 비워내시길 추천한다.

    

미니멀라이프, 정리를 하면 마음의 평화 또한 찾아온다.


6인가족 노후주택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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