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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Jul 19. 2024

4남매네지만 집을 소유하지 않기로 했다.

전세 난민으로 살기로 했다.

결혼하고 11년간 해외이사 포함 6번째 이사를 준비 중이다.

평수도 다양하다. 남편이 살고 있던 6평 원룸에서 시작해 14-24-35-19-29평.

이미 결혼하기 전부터 우리는 평생 전세난민의 삶을 살 것이라 다짐했다.

집을 소유할 수 있는 직업군도 아니고 이동이 잦다.


IMF때 시아버님 사업이 직격타를 맞았다. 유복하게 자라 온 남편인데 대학을 중간중간 휴학해서 일해 등록금 마련하고 빚 갚으며 간신히 10년만에 졸업했다.

‘빚’이라는 단어 자체에 치를 떠는 남편이다. 나 역시 부모님의 제2 공장이 원인 모를 화재로 한 순간에 사라지고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엄청난 빚을 남긴 것을 보았다.

이런 둘이 만났기에 빚을 지지 않고 가지고 있는 재정 안에서 분수에 맞게 사는 삶, 자족하는 삶을 연습하며 지내고 있다.

이 땅에서의 삶은 영원한 것이 아닌 걸 알기에 ‘사랑의 빚’ 외에는 지지 말자는 마음으로 나그네 삶을 선택했다.

유목민처럼 그때그때 우리에게 허락된 집을 찾아다닌다. 이사 몇 번 해보니 우리 가족에게 미니멀라이프가 절실한 걸 깨달았다.

이사 갈 때마다 많은 짐들은 부담이 된다.


지금 세상에 아이 넷을 키우면서 어떻게 매번 이사 다니며 지내냐는 어르신들의 걱정 어린 조언을 듣기도 한다.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면 이제 좀 그만하고 정착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환경을 탓하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려고 노력한다.


4남매와 함께 생활할 집을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여러 날을 집 찾기에 몰두한다.

이번에 이사 할 지역은 지금 사는 곳보다 더 비싼 동네라 같은 가격으로 갈만 한 집이 딱 하나 있었다.

주말부부로 지내는 남편 쉬는 날 1시간 넘게 달려 집을 보러 다녀왔다.

아이가 많아 층간소음이 우려가 되어 1층집을 찾고 있는데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조건에 맞고 내가 원하던 작은 평수였다. 지금 29평에 살고 있는데 청소할 때마다 작은 집이 그리웠다.

아이들이 넓은 거실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긴 했지만 사용하는 공간은 정해져 있다. 아이가 많으면 꼭 큰 집에서 살아야 할까? 다른 방에 있는 아이를 부르려면 큰 소리로 불러야 한다. 서로의 목소리가 잘 안 들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때도 있다.

다시 작은 집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 부대끼며 지내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기대가 되었다.  


계약이 잘 진행되길 바랐지만 결국 안 되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시 또 집을 알아봐야 한다니 조금은 귀찮게 느껴졌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겠다. 초심을 기억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다짐해 본다.

이사 가기 전에 더욱 불필요한 짐들을 줄이며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고 미니멀라이프를 하면 작은 집에서도 여섯 식구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다.


빚지지 않는 삶. 가진 것에 만족해하며 더 많이 소유하지 않으려는 삶. 여러모로 마음 편해지는 미니멀라이프 계속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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