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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Jul 26. 2024

4남매와 19평 집에 살 수 있을까?

다시 작은 집에 살 수 있을까?

29평 집에 4남매와 함께 여섯 식구가 살고 있다.

남편과 7개월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어서 지금은 다섯 명이 생활한다는 게 맞겠다.

이사오기 전에는 19평에서 여섯 식구가 복작거리며 지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 지 3년 차.

다시 작은 집에서 살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19평 살 때보다 짐을 더 많이 비우기도 했고 아이들도 늘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서 논다.

집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공간은 거실과 주방, 작은방 정도이다.

요즘엔 덥다고 안방에서 안 자고 거실에서 잔다.

나 역시 아이들 재우다가 잠드는 일이 많아 5명이 거실에서 잔다.

노후주택 주방

주방에서 요리하고 세탁하고 거실에 있는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식사 마치면 바로 정리하고 초등학생 아이들 공부도 식탁에서 한다.

작은 방 하나는 남편 방으로 내어줬다. 책상과 매트리스, 헹거, 책장이 있는데 남편이 없으니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넷째가 가끔 들어가 매트리스 위에서 점프하며 논다.

화장실은 2개인데 아이들은 안방 화장실 사용하는 걸 꺼려한다. 무섭다고 한다. 너무 외져서?

동시에 화장실 두 개를 이용해 씻어주면 좋으련만 네 아이 모두 거실 화장실에서 씻으려고 한다.

첫째, 둘째 아이들이 크면 방이 필요할 것 같아 하나씩 주려고 했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겹칠 것 같아 방 3개에 화장실 2개 있는 집을 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사춘기가 아니라 그런가?'

'어려서부터 같이 놀고먹고 자고 그래서 그런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자기 방이 필요 없다고 한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그렇지 않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건 아닌지 내 마음을 점검해 보았다.  

집안일을 맨발로 시도 때도 없이 하다가 족저근막염 생길 정도로 넓은 집에서 생활했다. 슬리퍼를 신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울 정도이다. 염증이 재발할 때마다 청소하기 편한 작은 집으로 다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복에 겨운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진심이다.

놀이방, 내 책상

집에서 사용하는 공간은 정해져 있다.

누구를 위해 큰 집에서 생활해야 할까?

9살 딸은 “엄마 지금 집 크다고 느끼지? 난 작다고 느껴!”라고 말했다.

1층이라 신나게 뛰어노느라 그렇게 느낄지 모르겠다.  

막상 청소 같이 하자고 하면 조금 하고도 너무 넓어서 청소가 힘들다고 한다.

이사 가야 할 지역이 지금 사는 곳보다 전세가가 더 높다. 같은 금액으로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19평 1층 아파트가 있다.

작은 집에서 간소한 생활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도 되면서 약간의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 끄적여 보았다.

과연 누구를 위해 큰 집이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본다.

관리하기 쉬운 작은 집, 청소가 편한 집, 모든 공간이 알차게 사용되는 집, 그런 작은 집에서 미니멀한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안방과 남편방

'아들 셋에 딸 하나라 아이들 체구가 더 커지면 비좁아 보이려나? 답답하게 느껴지려나?'

'아이들이 더 커지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나가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다시 사사키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책을 집어 들었다.

미니멀라이프를 처음 시작할 때 많은 영감과 도전을 준 책이기 때문이다.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것은 오래 입어서 낡은 사리와 카디건, 낡은 손가방과 닳아빠진 샌들뿐이었다.’라는 문장이 와닿았다.

'소유한 것이 적을수록 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눈이 뜨이지 않을까?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집중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집 안 가득 물건들을 채우며 아이들과 눈도 맞추지 못하고 집안일만 하며 살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수련, 고행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간소하게 살며 소중한 것을 발견하며 살아가고 싶다.


‘4남매와 작은 집에서 가볍게 사는 삶 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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